협회에서 구조한 아가고양이 루카와 아띠는 어느새 청소년 냥이가 되었어요.
제법 털도 거칠어지고 움직임도 뭐랄까 우아해지고 있달까.
그치만 잠자기 전, 잠잔 후에는 아가고양이 목소리를 내며 니양니양 거리고요.
요즘은 어리광이 좀 늘어서(인지 이제 자기들이 뭔가 가엾게 소리를 내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안 것인지)
많이 만져주고 안아주고 그래요. 이쁜 녀석들.
공간에 기물이 많은 데 의외로 거의 건드리질 않아서 원래 고양이들이 이렇게 얌전한가 의아합니다.
두고봐야겠지만요. 아가들 보러 온 고양이 키우시는 분들이 얘들은 외국 고양이 같다고 우스개 소리를 해요.
다리가 길고 꼬리가 날려해서인지. 길쭉길쭉해지고 있어요.
여튼 저희가 생활하는 공간에 생명이 깃들어서 주는 에너지는 예상 밖의 것이었습니다.
일단 저부터 큰 위로를 받는 나날이고, 아이들을 만난 이웃분들도 쳐다보기만 해도 행복해서 웃음이 나오고요.
고양이 때문에 자주 못뵙던 분들과 만나게 되고. 복댕이들입니다.
인연 맺어주신 협회분들께 정말 감사해요.
루카..고혹적인 표정으로 조금 멀찍이 떨어져 우리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없으면 제 옆에서 맴맴~ 삐약 소리를 내는 내성적인 루카.
용맹전진 아띠. 제가 없을 때 다른 분이 보셨는데 루카를 돌보더라고 하네요.
언니가 아닌가 싶고요. 사람 소리가 들리면 제일 먼저 달려가 맞이해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안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요.
(그런데 얼마전 한 청소년 남자아이가 나타나자 무릎에 앉고, 그 아이가 안으니까 가만있는 여시짓을 하더군요.
에구.... 기가 차서....)
여튼 사람을 좋아하고 관찰하고 움직이고~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우리집에 있는 녀석도 여태 뭐 하나 깬게 없고 말썽이 전혀 없습니다.
온갖 것이 가득 널려 있는 식탁에 올라와서도
조심조심 곡예하듯 몸을 돌려가며 냄새 맡아보다 살짝 내려갑니다.
냥이 발 아플까봐 창틀에 담요를 깔아주셨네요^^..
고양이키우는 기쁨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