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펫숍에서 구조된 짧은 다리에 예쁜 삼색털을 가진 귀염둥이 공주님, 야끼!
늘 유리창을 두고 구경하는 사람만 만나던 야끼는 협회를 통해 구조되고,
유리박스에 혼자였던 과거와 달리 새로운 친구들도 잔뜩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경계심 가득해 손길 하나 허락하지 않았던 야끼는
점차 마음을 열어 사람들에게 애교만을 부리는 귀염둥이가 되었답니다!
그런 야끼는 최근 평생가족을 만나 새로운 보금자리에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요.
애교쟁이 야끼가 얼마만큼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고 싶지 않으신가요?
함께 살펴보시죠!
( 내 이름은 야끼.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오바! 꺼내달라냥! )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지만 익숙한 장소는 없이
낯선 공간뿐! 야끼는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 요기가 내 집이라는 것이냥? 어디 한 번 둘러볼까~ )
야끼는 신기하게 2층 방에 첫날에만 숨어 있다가
집사님이 조용히 이름을 불러주니
어색한 걸음걸이로 방 밖으로 나왔다고 해요.
야끼는 적응력이 정말 빠른 편이었답니다!
( 따땃한 바닥이 마음에 드는구만~ )
입양 이틀 차부터는 본격적인 집안 탐험이 시작되었는데요!
바닥에 온 몸을 착 붙이고 누워있기도 하고,
( 높은 곳에서 모든 걸 관찰해야지~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이렇게 앉아
집사님이 움직이는 모습을 얌전히 관찰하기도 합니다.
( 하얀 먼지가 내린다냥! 잡아볼까? )
눈이 오는 날엔 침대에 자리 잡아 창밖을 실컷 구경하기도 하고
( 쿨 쿨~~ zZ )
이내 편안하게 잠드는 모습도 보여주며
완벽하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본인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어요.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답니다.
방 밖으로 나와 밥을 먹는 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은 것은 맞지만,
집사님과 서로 적응하는 것은 정말 별개의 숙제였습니다.
야끼는 1여년을 펫숍에서, 또 다른 1년은 입양센터에서 보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환경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 중인데요.
새로운 보금자리에 다시 놓이게 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오버 그루밍과 설사로 고생을 하기도 했답니다.
( 고개를 돌려버리는 야끼 )
그런 야끼에게 집사님은 절대 다그치지 않았습니다. 재촉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서로 적응할 수 있도록, 야끼의 상태만을 살피며 기다려주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야끼가 병원을 다녀오고 나서 집사님이 야끼를 쓰다듬으려고 하자
머리를 내어주며 얌전히 손길을 받아주는 순간이 왔다고 해요!
집사님의 노력을 드디어 알아챈 게 아니었을까요?
( 집사양... 같이 낮잠 자자냥... zZ )
좀 더 편안한 표정으로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저 뻗은 팔은 집사님에게 손을 잡아달라고 내민 것만 같습니다.
늘 바닥에 배를 붙이고 누워있었던 야끼는
이제 집사님 앞에서 배를 보여주며 마음껏 기지개를 켭니다.
애교쟁이의 면모가 점점 드러나고 있어요!
장난감 놀이를 함께 즐기기도 하고,
( 자고 일어나서 부어있는 야끼 )
가끔 웃기고 편한 모습을 보여주며 집사님과 진정한 가족이 되었답니다.
최근 야끼의 소식을 전달 받을 수 있었는데요.
야끼는 집사님이 퇴근을 하면 2층 계단에서부터 뛰어내려와 마중을 나온다고 합니다.
짧은 다리인데도 엄청나게 빠르고, 집사님이 없는 내내 준비해 둔 말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고 해요.
퇴근 후 피곤할 법한 집사님은 그게 또 너무 좋아 고단함 보다는
즐거움으로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고 합니다.
더 보지 않아도 야끼와 집사님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할 것이라는 것이 보이지 않나요?
사람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아 마땅한 애교쟁이 공주님.
야끼가 집사님과 만나 늘 행복하고 건강한 묘생을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야끼야 집사님과 행복한 묘생길 걷기를 바라!!
♥야끼 입양자분이 전해주시는 입양후기♥
야끼는 귀여운 외모에도 불구하고 협회에서 거의 1년을 보내야 했던 아이입니다.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아이들을 모두 보내고 상처를 치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한 달 전에 고양이별로 보낸 저희 집 둘째와 같은 성격의 외동묘 성향을 갖고 있는 야끼를 발견하고 입양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서 다묘 가정이 많은데 외동묘의 특성을 잘 알면서 야끼를 외동으로 입양해야 할 수 있는 가정은 매우 적을 거 같았어요...
여러 고양이들을 보내고 상처를 안고 혼자된 저와 유리로 된 전시장에 갇혀 살다 어떤 이유로 성묘가 되어버린 후 버려지고 다시 협회에서 1년이나 있어야 했던 야끼가 만났습니다.
야생과는 다르지만 안락한 가정에서 온전히 사랑을 독차지 하는 가정 있는 고양이의 삶을 모르는 야끼는 다시 바뀐 공간에 익숙하지 않은 듯 며칠동안 내내 복층구조의 저희 집에서 일층과 이층을 뛰어 다니며 때로는 벽 너머로 가려는 것처럼 서서 긁어대고 계속 돌아다녔습니다. 1-2달이 지나면서 줄어들었지만 오버 그루밍으로 10원 동전만한 탈모를 달고 살기도 면서 적응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한 달, 두 달이 지나가면서 먼저 다가와 스치고 지나가지만 제가 다가가면 도망가는 야끼를 보면서 아직 새로운 룸메이트같이 데면데면한 상태로 2달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접종을 위해 병원에 방문하면서 가방에 넣었는데 가는 내내 어찌나 울어대던지.. 말을 걸어 달래보았지만 그칠 줄 모르고 계속 울던 야끼는 병원에서 도착하자 조용해졌습니다. 이렇게 얌전했나 싶게 익숙한 듯 병원에서 얌전하게 이런 저런 검사와 주사까지 맞고 다시 가방에 들어가 집으로 돌아왔어요. 야끼의 마음은 모르겠지만 2달 반 만에 가방에 들어가 집을 나서면서 야끼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요?
그리고 다음 날 퇴근 후 집에 오면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할 때 쌩-하니 도망갔던 야끼가 처음으로 가만히 제 손길을 받으며 저를 쳐다봤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4달이 되어가는 요즘은 저를 기다리고 있을 야끼를 떠올리며 집으로 향합니다. 집에 오면 2층 계단에서 뛰어 내려와 저를 맞으며 뭐라고 시끄럽게 떠드는 야끼 때문에 내용은 모르겠지만 하루 종일 잘 지냈냐며 말을 건네는 제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합니다.
유리로 된 전시장에서 1년, 협회에서 1년의 협회 생활을 거쳐 또 다른 공간에서 적응해야 하는 시간이 힘들었을 야끼, 이제는 한 가족으로 건강하게 오래 오래 함께 살면 좋겠습니다.
야끼와의 묘연을 만들어 주신 고보협 운영자님, 활동가님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마음과 몸에 상처입은 아이들을 돌보며 다시 떠나보내고 하는 모든 과정이 마음에 큰 스크레치를 남김에도 불구하고 고단한 몸과 함께 이 일들을 이어가시고 계신 것에 존경을 올려드리며 응원합니다.
아울러, 아직도 가족을 못 찾은 많은 고양이들이 지구에서의 시간을 끝까지 함께해줄 따뜻한 가족을 만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