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앞에 길냥무료급식소가 있습니다.
길에 두는게 아니라 저희집(단독주택 2층) 바깥 베란다에 사료와 물을 두면 아이들이 찾아와 먹고 가는 시스템인데요.
몇달전 이 아이가 나타났습니다.
집에 있는 꽃돌군과 판박이로 닮아서 꽃돌형님, 줄여서 제가 행님이라고 부르는 아이입니다.
툭하면 귀 찢어져서 오고, 전에는 뒤 뒤쪽에 털 뽑히고 땜빵까지 나서 오더니
얼마전에는 다리도 절뚝이면서 오더라구요.
왼쪽에 하얗게 보이는건 스티로폼 박스집을 노란 비닐봉지로 싼거구요.
혹시나 추우면 저기 들어가서 자라고 마련해 놓은거예요.
저 자세로 제가 사료에 캔 비벼 나올때까지 기다립니다.
캔에 사료와 물 약간 부어서 비벼 주면 한그릇 싹 비운후에 가만히 앉아 명상까지 하고 가시지요.
가끔 아랫집 할머니가 외출고양이로 키우는 두 암컷 고양이가 온 동네 고양이를 휘어잡듯이 하다가
우리 행님이 나타나니 집 뒤로 줄행랑을 치더라구요.
저 찢어진 귀만 보아도 포스가 남다르지 않나요?
아무말 없이 묵묵히 밥 만먹고 가시는 포스가 저희집 말고도 몇구역 접수하신 듯 해요.
정말 많은 길고양이가 다녀갔지만 한아이 왔다가 몇달후 사라지고 또 다른아이가 나타나면
참 마음이 헛헛하더군요. 그리고 늘 정해진 구역으로 사료셔틀 다니시는 캣맘분들 존경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날이 많이 추우니 감기 조심하세요.
귀가 찢기거나 그러고나타나요.
그런모습보면 마음이 짠하지요...
부디 잘먹고 건강하게 잘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