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첫째 아이 이름은 사람이고 고등어 코숏이예요.
둘째아이 이름은 시로 이고 봄베이 터앙믹스인 유기묘예요.
사람이와 장난을 치다가 창문밖의 턱 사이에 녀석이 갇히게 된 일이 있었지요.
어디선가 사람이랑 정말 비슷하게 우는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우리 사람이더라구요-_-;;
이녀석이 왜옹대는 소리에 키르가 걱정되서 올라와봤나봐요.
처음보는 녀석인데 괜찮냐고 기웃기웃 보고있었지요.
우리사람이 정갈한 하악질을 날려주셨구요.
길냥이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일이 거의 없었어요.
우리애들 사료값에 모래값만 해도 등골이 휘니까요.
그런데 키르 눈빛을 처음 본순간.
아아..
정말 멋지구나.
길냥이로 혼자 당당하게 살아가는 녀석의 카리스마가
확 와닿더라구요.
알지도 못하는 고양이가 왜옹왜옹 울면 위험할지도 모르는 남의집 창가에
그 리스크를 감소하고서도 한번쯤 도와줄 여유가 되는 그 카리스마란.
하여 가끔 얼굴이라도 보여달라고 언제올지 모르는 손님을 위해
아침마다 밥그릇과 물그릇을 챙깁니다.
냉동실을 열 시간이 되는 조금 여유로운 아침에는
한켠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가쓰오부시를 듬뿍 얹어줍니다.
(방충망 열어놓으면 우리집애들이 걸신처럼 기웃댑니다-_-;)
집에 돌아왔을때 밥그릇이 비어있으면 얼굴 못봐도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녀석은 매일 오다가도 며칠에한번씩 오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어디서 잘못되지는 않았나
누가 해코지를 했을까
잘못먹은건 아닐까
무슨 병이 생겼나
..........
그러다가 문득, '턱' 하는 소리가 창가에서 나면
녀석입니다/.
아아. 왔구나.
맛있게 먹고가렴.
이 사진을 찍은 날도 그런날이었지요.
녀석의 눈인사, 딱 " 잘먹고간다~" 는 표정이지 않나요.
하루의 피곤이 녹아내리던 날이었습니다.
우리 키르, 정말 멋지지않나요^^
녀석의 눈빛에는 고양이로서 가득한 존재감과 고독감이 느껴지지요.
멋진 녀석입니다^^
자는곳은어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