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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막춤추는  공원에

머리통 싸안고 갔다왔어요.

안그래도 뇌가 없어 갖은짓 다하고 있는데  나뭇가지에 머리라도 맞을까봐 ..그저 머리가 걱정이에요.ㅎㅎㅎ

 

길길이 운동하던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요.

태풍이 이런 자유스러움도 주네요. ㅎㅎ

 

평상시엔 누가 들을세라 소심하게 애들을 불렀는데...

오늘은 자신감있게 큰소리로 우쭈주쭈~~   혀가 빠지게 불러요.

코코야~~~~~~~~~~~ 

그래이야~~~~~~~~~ 

날잡았다 삑사리 나게 불러봐요.

 

모야네집 마당냥이가 된 코코랑 그래이가  다가와요.

숲속에 숨어있던 다른놈들도 다가오네요.

체리쉬갠 다섯개 가져갔는데... 오늘따라 세개나  꼬다리가 똑 떨어져요.

 

괭이들에게 빠지고 부터 인내력 짱이 됐어요.

의지의 한국아줌마 맞아요.

 

집에 도로 안가져오고... 그자리에서 따요.

 

꼬다리 떨어지면 .. 뚜껑을 강타하는 돌이 따로 있어요.

큰 나무밑에 숨겨놓고 여차하면  이용해요.

 

 깡통따개 가지고 오면 되는데 ...사료가방에  넣어두는걸 고걸 잊어요. ㅎㅎㅎ

 

벤치옆에 쭈그리고 앉아...

입이 닭떵꾸녕이 되서 ... 힘껏 두등겨요.

 

손에 힘만 들어가면 되는데 왜 입까지 합세하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그놈의 입은 매번 그래요.

지가 캔 딸것도 아니면서 엄청 나대요.

애들 밥먹일때도 ..아~~ 하면서 내입이 벌어지고..

TV에서 우스꽝스러운 입모냥을 하고 있는 사람 보면서 내입도 같은 모냥으로 변신해요.

내 입도 .. 내 머리로 어떻게 콘트롤 안되는 드러븐 세상이에요.

 

그리구 오래 쭈그리고 앉아있으면 치질 생겨서 빨랑 두등겨야 해요.

치질 걸리면 죽어요.

환자복은 엉댕이쪽에 창문 달린거 입어야해요. 네모반듯한 창문이에요. 바람불면 엉댕이골 보일까 무서워요.

수술할때 포즈도 민망해요.

개구리 엎어진것처럼 하고 있어야해요. 엉댕이 훌렁 까구요.

엎어져있음 배부분쪽  의자가 들려요.

전신마취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괴기 굽는 냄새가 나요.

의사쌤들이 수술하다 괴기 구워 잡숫나봐요. 하여간 내 얘긴 아니에요. ㅎㅎㅎ

더 이상 ...니 경험담이냐고 물어보시면...그분하고는 이제 끝이에요.

 

그쪽 얘긴 ...쫌있다 점심먹어야 하니까 이만 각설하고 ...

나뭇가지가 마구 후두둑 떨어져요.

그래도 애들 캔 다 먹을때가지 지켜보고있다 집으로 왔네요.

 

집에 애들은...전생에 나라를 구한놈들 맞아요.

태풍이고 뭐고 다 꿈나라에서 괭이스타일을 외치고 있어요.

 

예전에도 얘기 한적 있는데...

아무래도 캣맘들은...

낙화암에서 삼천고냥이 떠다밀어 죽여서 이 죄를 받나봐요.

 

태풍이 온다고 해도 괭이걱정.

눈이 오나 비가와도 오로지 그걱정.

사료 떨어져 가는게 제일 안타깝고 ( 이영자는 밥먹으면서 밥그릇에 밥이 없어져가는게 제일 분노스럽다는데.ㅎㅎ)

괭이새끼들 밥 굶길까봐 휴가도 못가고

 

바닷가 한번 안갔는데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린것도 신경이 안쓰이니..

이 일을 어쩜니까요?

 

머리속에 이누무 고냥이 새끼들까지 태풍에 춤을 추네요.

 

 

 

 

 

 

  • 링맘 2012.08.28 11:37
    ㅋㅋ. 심란한 마음이 한방에 go go.
    미카엘라님 방송작가 데뷔 , 이 연사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시청률 끝내 줄텐네!

    우하하. 뚜껑 떨어진 캔 돌로 강타하며
    입이 닭 %&&* 되어서 창문 달린 환자복 입고 수술 할 일 안생기게
    온통 집중하시는*^^* ---완전 대박.
  • 미카엘라 2012.08.28 19:35
    이런거나 대박이에요.
    어처구니가 따구를 날려요. ㅎㅎㅎ
  • 마마(대구) 2012.08.28 11:50
    놀러가면 큰일나요 운동하는곳에 밥자리를 늘리지 않았다면 갈수 있겠지만 이미 늦어 버렸어요 한군데에서 여섯군데가 되어 버렸거든요 이녀석들이 한군데서 먹으면 될텐데 밥자리를 뺏긴건지 자꾸 돌아다녀 챙겨주다보니 자리도 늘고 양도 늘고 아침마다 조깅하지만 빈 밥그릇보면 그저 웃음이 씨익하고 납니다
    비바람이 덜치니까 한곳빼고는 사료도 젖지 않았고 어느정도 먹고 갔네요 주변에 창고가 있는데 그곳은 아이들이 지내기 너무 좋고 주인 아저씨도 좋으신분이라 걱정이 덜 되는 곳입니다
    마방 이사하고 애들 챙기고 집나간 순이 찾느라 다리는 모기에게 양식을 제공하고 얼굴 팔다리는 흑인 사촌이 되어 언니야들한테 놀림 받지만 팔자려니하고 살아요
    전 정말 전생을 한번 보고 싶어요 낙화암에서 저지른 잘못 때문인지 확인해보고 싶다는...
  • 미카엘라 2012.08.28 19:40

    마마님 전생은 당근 마마님이셨겠죠?
    구중궁궐에서 열다섯폭짜리 치마를 입고 머리엔 석삼태기 또아리를 얹고서
    몸종들을 앞세워 괭이들 밥주러 다니셨을거에요. ㅎㅎㅎ

    저요? 저는 주댕이 한발 나와 물 길러 다니느라 생떵 싸고 있었겠죠.
    그때 생긴게 바로 그거시여~ ㅎㅎㅎ

    괴기냄새를 피우게 한 그 숭허디 숭헌눔 !!!

  • 북극곰 2012.08.28 12:21
    저 막 롤코스타일로 읽어내려갔다는...미카님글은 읽는 재미도 정말 최고라는!!
  • 미카엘라 2012.08.28 19:42
    정말인가요? 재미가 있긴 한가요?
    나잇값도 못하고 주책 떤다고 나 비기싫어 고보협에 들어오고 싶지 않다는 분도 있대요.
    그러거나 말거나... ㅎㅎㅎ
  • 길냥이엄마 2012.08.29 00:49

    그사람 누군지 모르지만...
    미카님이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 인기가 많으니 샘이 났나보다...

    요즘 세상에 사람을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 리더인줄 모르나봐?


    들어오기 싫으면 안들어 오면 되고

    상대하기 싫은 사람이 있으면 상대 않으면 되지 뭐... 누가 말려요.

    우리가 길고양이 밥주는거 아무도 못 말리듯!

     

    미카님~!

    비기싫타고 하는 사람 싹 무시하세요.

    난 호불호가 너무 분명해서 싫은 사람은 싹 무시하고 살아요.

  • 소 현(순천) 2012.08.28 13:13
    미카님 다음엔 캔 꼭지 돌로 내리치지 말고 떨어진 손잡이로 살며시 밀어넣어 들어 올려 보세요.
    그러면 틈새로 밀어 넣었던것이 잘 들어 올려줘요....난그렇게 해요
    단 바로 똑딱 떨어진 캔 따개 꼭지는 돌로 때리세요 ㅎ
    비오기 전날 미리 사료 놔주고 초저녁 좀 일찍 배불리 먹여주고 그렇게 바람설것이를 했답니다.
  • 미카엘라 2012.08.28 19:47

    저번엔 아무도 없는줄 알고 돌로 내리치고 있는데...어떤 여자가 운동하다 쫓아올라와서 한참을
    훓고 지나가대요.
    내가 뭐 폭탄 터트릴까봐?
    폭탄이었음 내가 먼저 죽겄지. ㅎㅎㅎ
    하여간 괭이새끼들땜에 별짓을 다해요.
    담도 타야지... 널빤지 줏으러 댕겨야지...
    간첩처럼 애들하고 접선도 해야지..
    사료오면 거짓말하고 숨겨야지...
    숲풀속 구석탱이에 밥 부어놓고 집에 와서 거울보면 얼굴에 흙 처바르고 왔지.
    머리카락에 해바라기 꽃대신 나뭇가지 달고 오지..
    손이랑 가방냄새는  생선장수 아줌마 찜쪄먹지.
    을매나 안하던 짓을 많이 하는지 기가 날로 날로 차요.ㅎㅎㅎ

  • 길냥이엄마 2012.08.29 00:47

    너무 공감되는 내용이네요.
    괭이 새끼들땜시 예전엔 정말 꿈도 못 꿀 일었고 안하던 짓!
    어쩌면... 딱 필요하고, 적당한 널판지 줏어들고 맘에 흡족해서 발걸음도 가벼워지는거꺼정... ㅋ

    무슨 첩보영화 찍는거도 아니면서 주위를 있는데로 살피면서 수풀속으로 들어가기!
    들어가선 껌껌한 수풀속에 핸폰 불빛 비춰 밥그릇 비었나?
    달팽이가 물그릇엔 얼마나 들어붙어 있나 검사하기!
    OOO 공원 화장실에서 물통에 물 받기!
    뉴페이스가 나타나 밥그릇 급히 필요하면 공중 화장실에서 달팽이 진으로 미끌미끌한 밥그릇 씻기!

    (어떤 여자가 화장실 들어와 날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 보더라는... 살짜꿍 이상한 여자로? ㅠㅠ)

    도로가 자동차 밑에 밥 줘야할때 사람 지나가면 괜시리 받을 사람도 없는 전화걸기!
    저기요~ 전세방 얼마로 내 놨나요? 등등...
    그것도 폰 무겁다고 어쩔땐 납작한 깡통 껌통 들고 다니며 쓱~ 밀며 전화기인척 하며 전화걸기!

    어젠 밥배달 중... 1코스용 밥가방 2개중...
    밑바닥엔 청테이프 칠갑으로 발라놓은 종이가방 끈 떨어져 밥코스 차례차례 담아놓은
    도시락 사료가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는데 자동차는 계속 오지... 순간 무슨 대책이 안 서더군요.
    그래도 다행히 사람은 가까이 지나다니지는 않았다는... ㅠㅠ


    쏟아진 위쪽에 사료는 손으로 급히 쓸어담아 우선 물통할려고 담아가는 플라스틱 큰통에 담고
    워낙에 재빠른 손놀림으로 급히 주워담고 컴컴한 자동차 뒷구석에 숨겨두고
    꼭 미친여자처럼 땀 찔~ 흘리며 집으로 급히 가선
    다른 종이가방 가져와 어둠구석에서 정리정돈하여 GoGo!

    내 입에서 중얼거리는 소리!
    내가 왜??? 이런짓을 하고 사나몰러...  ㅠㅠ

    집에 돌아와선 모든 종이가방은 다 쓰레기통으로 직행시키고
    비닐가방 리폼해서 2개 만들어 두었지요.
    (가방 높이가 너무 높아서 적당하게 자르고 송곳으로 구멍뚫어 다시 플라스틱 손잡이 끼우고)

    그래놓곤 또 흡족해서 몇번이고 전신거울에 비춰보며 들어보고 또 들어보고... ㅋㅋㅋ

    미쳤어!!!

  • 양갱이(안산) 2012.08.28 13:48

    아 저 읽다가 웃겨 죽어여 ㅋㅋㅋ
    저도 ~ 머릿속에서 롤러코스트 성우 아줌뉘 목소리로 글을 읽었어요 ㅋㅋㅋ

    정말 작가 데뷔생각해보세요 ~ ㅋㅋ
    태풍땜에 지끈지끈한 머리가 걍 확~ 맑아지는데여 ~

  • 미카엘라 2012.08.28 19:51
    양갱이님 죽으면 누가 댓들 달아줘요? 아니 아니 아니되오~~ ㅎㅎㅎ

    전 언제나 머리가 맑아질까요?
    좀전에도 부엌에서 뭔짓하다가 전자레인지 안에 뭔가 희끗희끗한게 있어서 열어봤더니
    아침에 돌린 닭가슴살이 ..그대로.

    이불빨고 세탁기에서 기냥 말리기.. ㅎㅎ
    태풍땜에 더 정신이 없나봐요.
  • 시우 2012.08.28 20:39
    미카님 글보면 넘 잼나요
    표현을 어쩜 잼나게 하시는지~
    재주가 넘 뛰어나셔요
  • 닥집 고양이 2012.08.29 01:53
    나도 실감 나게 성우 따라 읽다 보니
    헥헥헥~~~ㅋㅋㅋ
  • 호랑이와나비 2012.08.29 12:01
    고보협에 들어와서 하루라도 미카님 글이 안올라 있으면
    잠시나마 재미를 잃어 버린 듯 ^^ 그리고 미카님 댁 소식이 궁금해 지고
    아 정말 이러다가 미카님 글에 중독돼서 ㅎㅎㅎㅎ
    책임 지셔야 해요 ~~미카님 연재는 쭉 쭉 ~~~~~
  • miru (대구) 2012.09.07 09:48
    시험감독하면서 애 알어지땜에 우울해하다 미카님 글보고 웃겨서 빵터져서 참으면서 낄낄하는데 학생이 조교님~답안지바꿔주새요~해서요..웃음기가 안가신 얼굴로 네네~했는데 저 아마 싸이코로 찍힐것같아요ㅡㅜ 감독하는 단상에선 폰만 가려지고 얼굴이 안가려져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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