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고양이보호협회 회원님들.

이번 주 MBC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 에서 방송했던 '홍대 고양이 할머니'를 보시고

끓어오르는 분노와 무력감에 힘드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이곳 쉼터 게시판에 고보협 회원님이신 happy님의 글을 본 후 어젯밤 잠을 이룰수 없어 곧장 동영상을 확인한 뒤에

늦은 시각이었지만 밤 11시 MBC측으로 연락을 취하여 프로그램 관련자를 확인하였습니다.

 

이번 방송을 보며 더욱 아연실색한 이유가 있습니다.

고보협 회원이신 happy님께서 인천지역 전파상에서 새끼고양이를  매매하는 할아버지를

신고, 고소하는 과정에 고보협으로 도움을 요청하셨고 함께 해결을 위해 노력하던 차에 

마침 불법동물판매를 하는 할머니에 대한 동정론에 휩싸인 방송이 나오고

이것이 happy님께서 그간 어렵게 진행해오던 일에 조금이라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앞으로 이 방송이 더욱 보란듯이 당당하게 불법적 동물판매를 부추기도록 명분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들로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오늘(25일) 아침 9시 부터 관련 PD, 작가 등 제작진에게 

이번 '홍대 고양이 할머니' 방송에서 잘못된 부분이 무엇인지 급히 전달을 시작하였습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의 입장■

 

1. '홍대 고양이 할머니'는 명백히 동물학대자 및 불법동물판매자 입니다.

2호선 홍대역과 인근 전철역에서 10년 가까이 고양이와 병아리, 개를 판매해오던 일명 '고양이 할머니'는

그간 판매해오던 동물들에게 동물보호법에 명시되어 있는 제3조(동물보호의 기본원칙)을 지켜오지 않았습니다.

2항에 적시된, 동물이 갈증 및 굶주림을 겪거나 영양이 결핍되지 아니하도록 할 것에 있어서

10년여간 홍대 고양이 할머니에게서 구조된 개와 고양이는 구매 직후 바로 동물병원에 응급 방문을 해야 할 정도로

탈수, 영양결핍, 범백 바이러스 감염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등

동물에 대한 아주 상식적인 기본원칙을 전혀 이행치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동물들이 성장해 몸이 커져버리면 상품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길게는 8시간 동안 역사 내에서 판매활동을 하면서도 먹이는 커녕 아주 조금의 물 조차도

급여하지 않았음이 드러났었고 그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병원의 의료차트가 있습니다.

* 동물보호법 제7조(적정한 사육.관리)에도 해당됩니다.

 

2. 팔다 남은 시들한 병아리는 쓰레기통에?!

이미 홍대역 환경미화 근로자분들 사이에서 홍대 고양이 할머니는 섬뜩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판매 중이었던 병아리들 중 오늘, 내일 하는 병든 녀석들은 집에 가는 길 역내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는

동물보호법 제8조 위반에 해당되는 유기를 해왔던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사연이 많고 심신이 미약한 사람이라며 두둔해서는 안됩니다.

 

3. 그 할머니는 결코 생활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하는 생계형 판매자가 아닙니다.

홍대로 출퇴근을 해오던 많은 분들에게 '홍대 고양이 할머니'는 지역 괴담처럼 가슴 괴롭고 보기 힘든 존재였습니다.

가끔은 판매중이다 고개를 떨구며 무지개를 건너는(숨을 거두는) 동물들도 있었고,

하루 판매를 접으며 집에 갈 땐 짐짝처럼 구겨져 넣어가는 동물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이 시민들의 눈물이 잘못된 걸까요? 

그런 모습을 보며 신고하는 시민들이 너무 매정한 걸까요?

그 모든 것이 할머니에 대한 오해인 걸까요?  

살기 힘들고 어려워 동물들에게 미안해하며 어쩔 수 없이 판매하는 모습이 아닌,

지나가던 시민이 동물이 가엾어 물 한모금 주어도 면박을 주며 아무것도 주지 못하게 제지하는 모습,

차라리 동물 말고 콩이나 나물을 팔아달라며 부탁하는 마음약한 사람들에게 개와 고양이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모습,

간혹 죽어가는 아이들의 몸값을 높이며 흥정하는 모습...

그런 모습들이 홍대 주변에서 익히 알려진 할머니의 모습입니다.

 

4. 동물보호법 제32조, 제33조를 아시나요?

동물보호법에는 판매 영업의 종류 및 시설의 기준 등을 정한 내용이 있습니다.

동물을 판매하려는 자는 해당 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 판매의 장소 역시 일정한 곳으로 허가에 의하며

그 시설과 환경 또한 일정 기준 이상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할머니는 이미 10년간 홍대역사 안에서 유명하게 동물판매업을 해오셨습니다.

영업의 등록을 하지 않고 한달에 바뀌는 개와 고양이 등의 동물이 수십마리이고,

이를 마리당 가격으로 환산한다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이것은 잘못된 동물유통구조를 보여주는 것이고 명백한 불법판매입니다. 

 

 

MBC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은

타 방송프로그램인 제2의 맥도날드 할머니와 같은 한 편의 휴먼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말도 안되는 동물보호법 위반 할머니를 감동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억지 제작하여

무리하게 공중파에 내보낸 것이 아닐까요?

 

 

이 방송 프로그램 하나가 10년간 여러 동물단체들이 '홍대 고양이 할머니'에게 다른 일자리 소개 또는

설득과 부탁을 해왔던 그 노력, 할머니의 불법판매를 멈추기 위해  달려왔던 모든 노력을 한번에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담당 PD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 대상자가 다른 사회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이었어도

이렇게 오해의 눈으로 보지 말라는 멘트와 감싸주며 따뜻한 손 내밀자는 취지로 방송했을지 물어보았습니다.

동물보호법 위반을 가볍게 보고,  또 피해 당사자들이 말 못하는 동물이라는 점을 이용해

잔인한 가해자를 이렇게 눈물의 사연으로 덮고 두둔하는 식의 방송을 내보낸 것에

고보협은 항의를 하는 것이라 분명히 전하였습니다. 

 

 

그간 대한민국의 불법 동물매매 현실이 동물학대와 맞먹음에 불구하고 또 엄연한 동물보호법 위반이 명백함에도

신고했을 경우 그릇된 방향의 노인공경 의식이 방패가 되어 주로 어르신들인 불법판매자들이 활개쳐왔습니다.

10년 가까이를 그저 참고 설득하였지만 전혀 개선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목격자들이 홍대역 관리사무실 측에 항의와 신고를 하게 되었고,

최근들어 온라인 상에서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던 것입니다.

 

 

담당 제작진에게 이번 일에 대한 개선이 보이지 않을 경우,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이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공정성 검토안을 요청할 것이고 

다른 단체들과도 연대하여 이 방송이 동물보호단체들에게 가한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인 진행도 고려하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이 내용을 전달받은 MBC측에서 답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동물학대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닌 것을 충분히 공감하였다는 내용과

한국고양이보호협회의 우려와 지적에 깊이 공감하고 앞으로 제작에 있어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 받았습니다.

또 차후  '홍대 고양이 할머니' 방송과 관련, 시청자들에게 동물학대를 옹호하는 것으로 전달될 여지가 있음을 받아들여

추후 본 방송 재방송과 VOD 서비스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고 전해받았습니다.

 

 

회원여러분, 하지만!

이번 사과로 안도하지 마시고 혹여나 또다시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MBC '리얼스토리 눈' 시청자게시판에 의견과 목소리를 내어주세요.

 

협회에서도 MBC 시사교양팀 이현수 국장 앞으로

" MBC 리얼스토리 눈 '홍대 고양이 할머니' 유감 방송에 대하여"

라는 공문을 발송 예정입니다.

 

 

 

앞으로 MBC '리얼스토리 눈' 측은 기획의도에 맞게

홍대 할머니가 다시는 동물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끝까지 세심한 관심을 당부드리며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게 회원님들께도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MBC '리얼스토리 눈' 시청자 게시판 http://www.imbc.com/broad/tv/culture/realstory/bbs/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