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덫도 이동장도 없이 그저 내민 손을 잡아준 나비>
3월에 처음 봤을 때 나비의 모습은 구내염일 것이라고 예상되었습니다. 상태가 심각하지 않았기에 지나쳤던 모습. 나비가 한동안 보이지 않다 5월에 나타났는데, 아이가 먹지도 못하고 눈과 코에는 짓물과 딱지로 범벅이 되어있고, 3월까지만해도 통통히 올라있던 살도 모두 사라지고 뼈만 남아있었습니다. 통덫도 이동장도 없었지만 나비는 살려달라는 듯이 복실이엄마님께서 뻗은 두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그저 자신을 돌봐주었던 캣맘에게 몸을 맡긴채 수건에 돌돌 감싸 박스채로 병원으로 이동한 나비입니다.
<나비의 병명은 에이즈입니다.>
구내염으로 생각했던 나비는 병원에서 에이즈 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완치되는 병이 아니기에, 그렇다고 아이를 방사할 수도 없기에 현재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나비는 12살 이상으로 추정되는 노묘이지만, 아직 더 살고 싶어합니다. 나비의 길었던 힘든 길생활을 청산하고 한 가정의 따뜻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복실이엄마님은 나비를 꼭 살려, 나비에게 사랑이라는 따뜻한 가정을 찾아봐 주고 싶다하십니다. 나비는 습식사료에 약을 타서 먹으며 기력을 회복 중입니다. 나비의 치료비와 입원비가 부담되는 상황에서 항상 약을 처방받아먹어야 한다는 나비. 나비를 포획했던 장소에는 나비말고도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세마리나 더 있다고 하십니다.
*고양이에이즈란? 정식명칭은 고양이 면역 결핍증 바이러스입니다. 바이러스가 서서히 확산되며 감염이후에도 즉각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본격적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하면 고양이의 면역 시스템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으며 이는 2차 감염의 합병증이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양이에이즈는 사람에게 옮기지도 옮지도 않으며 강아지에게도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고양이에이즈는 완치가 불가하며 증상에 따라 이를 호전시키는 약을 처방하거나 다양한 처치를 하고 있습니다.
<고보협에서 운영 중인 긴급치료모금신청제도는 아이들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100%후원금으로 운영하는 단체로 길고양이와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분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항상 어려운 재정 속에서도 치료지원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을 위해 협회로 가입하시는 분들 중 치료지원만 받으시고 탈퇴/연락두절이 되시는 분들이 상당수 계십니다. 이는 누군가 도움 받아야 하는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2017년까지는 치료지원을 신청하시는 모든 분들께 지원을 도왔지만, 2018년도부터는 회원유지기간을 기준으로 지원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다만, 치료지원이 절박하시고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 길아이의 치료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문을 두드리시는 신규회원님들을 외면할 수는 없기에 긴급치료모금신청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복실이엄마님은 협회 신규회원님으로 협회로 나비를 위해 긴급치료모금신청서를 보내주셨고, 회의결과 나비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6월의 긴급치료모금에 선정이 되었습니다.
<나비의 제2의 묘생, 아이의 마지막이 따뜻하고 편안한 가족의 품이 되길 응원해주세요>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많은 나이, 길냥이들의 평균수명보다 2~3배는 더 살아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나비. 나비를 선정하게 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많을 수많은 치료가 필요한 길냥이들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고, 너무나도 많은 긴급치료모금신청이 들어오고 있는 와중에 12살이상으로 추정되는 노묘를 선정하는것에 대한 고민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험난한 길생활을 잘 버텨준 나비가 받을 수 있는 치료를 모두 받을 수 있기를, 나비의 삶을 나비의 생의 기간을 사람기준으로 사람이 판단해 함부로 결정짓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비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부디 나비가 아픈 길생활을 청산하고 앞으로 더 남아있을 생을 건강하게 사랑받으며 지낼 수 있기를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곧 나비를 위해 후원하겠습니다, 나비를 구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