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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 사체 500여구가 발견되고, 2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구조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60A씨에 의해 발생한 끔찍한 사건이었습니다. A씨는 4년 전부터 남편과 함께 길고양이를 상대로 밥을 주다 20여 마리를 구조해 집에서 길렀고, 남편과 사별한 후에는 더 많은 고양이를 구조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1)

 

그러나 치매 증상이 심해지면서 A씨가 고양이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게 되자 중성화되지 않은 고양이들은 무분별하게 번식하기 시작했고, 새로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은 비위생적인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때문에 안타깝게도, 발견된 사체 중 대부분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고양이들의 사체였습니다.

 

사체는 냉장고와 옷장, A씨의 소지품 등 집안 곳곳에서 신문지에 싸인 채로 발견되었고, 배설물과 뒤엉킨 채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이전부터 악취로 인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천안시 직원들은 A씨의 집에 방문하려 했으나 A씨는 상담을 거부하였고, 결과적으로 많은 고양이가 끔찍한 고통 속에 별이 되고 말았습니다.2)

 

이번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사건은 한 명의 애니멀 호더에 의해 500마리 이상의 고양이들이 방치 속에 목숨을 잃은 동물 학대 사건입니다. 제대로 된 돌봄 없이 동물을 수집하듯 모으기만 하는 애니멀 호더. 오늘은 애니멀 호더가 무엇인지, 왜 애니멀 호딩이 동물 학대의 일종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애니멀 호더란

 

매년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전체 인구의 25.7%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3) 이렇게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국내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할 만큼 많지만, 여전히 반려동물의 입양에는 관리 지침이나 제한이 따로 없어 반려동물이 파양, 유기되거나 집 안에서 학대 받고 방치되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애니멀 호딩 역시 이러한 동물 학대의 한 종류입니다.

 

애니멀 호딩은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많은 수의 동물을 수집하고 축적하는 행위를 말하며, 애니멀 호더는 이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의학계에서는 애니멀 호딩 행위를 저장 장애의 일종으로 보기도 하는데, 저장 장애는 물건을 잔뜩 수집해 정돈하지 않고 쌓아두며, 버리기 힘들어하는 정신질환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보호자는 동물 반려 시 자신의 능력 하에 위생적인 환경에서 동물을 양육하지만, 애니멀 호더의 경우 본인의 능력이나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동물을 축적하기만 하며 적절한 돌봄 없이 자신이 키우는 동물들을 비위생적인 환경에 방치합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도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개체 수를 늘리기도 합니다.

 

때문에 어떤 사람을 애니멀 호더로 판단할 때 있어 중요한 부분은 개체 수보다 돌봄 여부입니다. 적은 수의 동물을 키우더라도 동물이 지내고 있는 환경을 청소해주지 않고, 제때 정량의 음식과 물을 제공하지 않으며,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개체 수를 늘리는 등 반려동물의 보호자역할을 해주지 않는다면 충분히 애니멀 호더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왜 애니멀 호더가 되는 걸까

 

애니멀 호더가 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그중 하나는, 본인이 정서적으로 불안정해 의지할 대상으로 계속 반려동물을 데려오는 것입니다. 이는 저장 장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 애니멀 호딩 행위로, 수집 강박으로 인해 반려동물을 물건처럼 수집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런 경우 애니멀 호더는 동물을 물건처럼 보므로, 질병의 유무는 물론 동물의 생사조차 상관없이 끊임없이 수집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려동물 번식업에 종사하다가 애니멀 호더가 되기도 합니다. 소규모로 시작해 번식업 및 판매업을 하다가 동물이 판매되지 않을 경우, 필요한 돌봄이나 중성화 수술, 치료 없이 동물들을 방치하며 애니멀 호더가 됩니다. 펫숍이 폐업하거나, 가정에서 번식업 및 판매업을 하다가 개체 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자 그대로 동물들을 방치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도치 않게 애니멀 호더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해 무지하여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고 개체들을 방치했다가, 자가 번식하여 개체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가 호더가 되기도 합니다. 개체 수가 늘어나면 중성화 수술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무섭게 늘어나게 되므로,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닫고 개선해보려 해도 개인의 힘으로는 이미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동물을 구조 후 보호하다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개체 수가 많아지거나, 동물들에게 적절한 환경 및 돌봄을 제공하지 못해 애니멀 호더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사설 보호소 역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개체를 구조하거나 양도받게 되어, 좁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를 적절한 돌봄 없이 방치한다면 애니멀 호더에 가까운 형태가 될 수 있어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 3천여 마리의 개들을 방치해 두었던 사설보호소 애린원역시 애니멀 호딩의 일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애니멀 호더가 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간혹 선한 의도로 동물들을 구조, 입양했다가 애니멀 호딩의 형태로 변질되기도 해 동물 학대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애니멀 호딩은 명백한 동물 학대이며, 동물은 물론 호더 자신에게도 끔찍한 고통을 주는 큰 사회적 문제입니다.

 

 

 

| 애니멀 호더, 왜 문제인가 

 

우선 호더에 의해 수집된 동물들은 개체 수에 비해 좁고, 필요한 물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비위생적인 환경에 돌봄 없이 방치됩니다. 대부분 백신 접종이나 치료 없이 방치되므로 전염병에 노출되어 끔찍한 고통을 겪거나,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애니멀 호더들은 사망한 사체 역시 해당 공간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새로 태어난 새끼들이나 새로 들어온 개체들도 같은 질병에 노출되어 같은 고통을 겪게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애니멀 호더는 보통 문제를 인지하지 못해, 문제를 감추고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길을 택하여 구조에 있어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습니다. 누군가가 제보하여 즉시 현장으로 향하더라도, 애니멀 호더에게 구조가 필요한 상황임을 설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결국 호더에게 수집된 대부분의 동물들은 구조될 기회도 놓친 채 끔찍한 고통 속에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구조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커진 상황이라 구조 활동 역시 쉽지 않습니다. 방치되었던 아이들인 만큼 대부분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해 구조 자체가 쉽지 않으며, 전염병에 노출된 아이들의 치료·백신 접종 역시 개체 수가 많은 만큼 쉽지 않습니다. 입양 추진 또한 어려우며, 아이들을 보호할 장소를 마련하는 일조차 녹록치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직 국내의 경우 동물보호법이 미흡하고, 애니멀 호더가 추후 다시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게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애니멀 호딩 행위의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동물보호법과, 애니멀 호더였던 사람이 다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 애니멀 호더, 명백한 동물학대입니다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환경 및 돌봄을 제공하지 않는 애니멀 호딩은 명백한 동물학대입니다. 그러나 국내법으로는 동물 학대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힘든 만큼, 애니멀 호더 역시 제대로 처벌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위에서 언급되었던 천안 애니멀 호더 사건과 유사하게 치매나 저장 강박 등 정신 질환이 있거나, 호더가 기초 수급자인 경우에는  개인에 대한 동정으로 처벌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니멀 호더 사건의 경우 인근 주민이나 지인이 발견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범주의 일이 아닌 만큼 예방이나 동물 구조를 위해 국가 기관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합니다. 반려동물이 있는 가구 중 애니멀 호더로 보이는 곳은 없는지 조사하여 동물들이 더 큰 고통을 받기 전 구조하고, 애니멀 호더에 의해 학대 받은 동물들을 소유주로부터 분리하여 보호해야 합니다.

 

또한 애니멀 호더를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거나 동물보호법을 구체화하여 처벌하고, 이들이 또 다시 동물들을 고통 속에 방치하지 않도록 다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게 조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빚을 지거나 본인 생계도 어려운 상황에서 동물을 지속적으로 구조하며 방치하고 있는 애니멀 호더의 경우에는 특히 치료나 교육을 받게 하여 재발을 방지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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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늘어나는 반려 가구 수에 비해 더디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동물보호법 역시 계속 보완되고 있으나 여전히 미흡하여 유기, 폭행, 애니멀 호딩 등 각종 학대 행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반려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반려동물을 입양하고자 하는 개개인은 충분한 책임감을 갖춰야 하며, 경제적 요건, 상황적 요건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본인이 반려동물을 키우기 적합한 사람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이미 키우고 있는 보호자라면 자신이 제대로 반려동물을 돌보고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 역시 동물을 반려하는데 있어서 사람들이 충분한 지식과 책임 의식을 가지고 반려할 수 있도록 반려 동물과 관련된 관리 지침을 만들어 애니멀 호더, 유기, 파양과 같은 무책임한 동물 학대 행위를 제제해야 합니다. 또한 애니멀 호더들이 생기지 않도록 무책임하거나 충동적인 입양을 방지하고, 이미 애니멀 호더에 의해 방치된 동물들이 구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개입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동물 번식·판매업에 대한 제제 역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동물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충동적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하게끔 홍보하는 무책임한 동물 번식·판매업, 시장 등에서 강아지, 고양이, 토끼 등의 동물을 싸게 팔며 준비되지 않은 입양을 촉진시키고, 동물을 생계의 수단으로 삼는 상인들을 제제하여 무책임한 반려인이 생기지 않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 방지해야 합니다. 이는 개개인의 도덕성에 맡겨둘 수만은 없는 문제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참여가 절실합니다.

 

동물보호법 제41항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동물학대 방지 등 동물을 적정하게 보호·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최근 무관심 속에 숨겨져 있었던 애니멀 호더 사건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애니멀 호더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과 법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예방 및 재발 방지, 그리고 고통 받고 있는 동물들의 구조를 위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할 때입니다.

 

천안 애니멀 호더, 파주 애니멀 호더, 화성시 합법 번식장 사건 등 많은 동물 학대 사건으로 마음이 어지러운 요즘입니다. 동물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법안 마련을 위해 많은 관심을 요청 드리며, 글을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늘 소중한 생명을 위해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500여 마리 고양이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생존한 고양이들을 구조해주신 천안시와 사단법인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야기(이하 동아이), 그리고 구조에 동참해주신 모든 단체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협회에서는 생존한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도움을 드리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생존한 고양이들은 동아이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해당 단체는 추후 보호 중인 아이들의 입양 홍보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의 새로운 묘생을 위해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다시 한 번 구조해주신 동아이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천안 애니멀호더 사건 소식은 동아이 인스타그램(@dong.i1004)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1) 매일신문, https://news.imaeil.com/page/view/2023111715564887206

2) 인사이트, https://www.insight.co.kr/news/455785

3) 데일리벳, https://www.dailyvet.co.kr/news/industry/187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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