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5일, 서울시 용산 동물 보호소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이하 AI)에 의한 고양이 38마리의 집단 폐사 사건이 발생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해당 바이러스는 고병원성 H5N1 조류 인플루엔자로 밝혀졌다. 이후 서울시는 서울시 동물보호시설에 있는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진행하였고, 7월 28일 102마리 모두 음성임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조류독감 발생지 반경 10km에 있는 조류시설, 동물원, 동물카페 등 430개소에 대한 예찰 결과, 이상 징후는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7월 31일 관악구 소재의 동물 보호소의 고양이 1마리가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회적으로 더욱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8월 1일까지 서울시 전 지역에서 감수성 동물 정밀검사(PCR)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사설 보호소 등 동물보호시설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시행하였다.
이번 사건의 경우 AI에 감염된 고양이들이 모두 보호소 고양이로 감염 원인을 AI 바이러스를 보유한 야생 조류와의 직접 접촉으로는 보기 어렵고, 첫 발생지인 용산구에서 반경 10km 밖에 있는 관악구에서 두 번째 감염 사례가 발견되어 역학 조사가 어렵다는 특수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 고양이 AI 감염 사례에 있어서는 정확한 감염 경로와 근본적 원인을 찾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더욱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전수 검사는 비교적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지며 주로 관리하는 인원만이 방문하는 동물보호시설에서만 집중적으로 진행되었다는 문제점이 있다. 오히려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동물 생산 업소 및 판매 업소에 대한 예찰은 동물보호시설보다 후순위에 두고 있다.
서울 내에는 총 31개소의 번식장이 있으며, 경기도에는 총 821개소의 번식장이 존재한다. 이는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기록된 숫자이며, 이외에도 등록되지 않은 불법 번식장이 곳곳에 존재한다. 이러한 번식장은 허가받은 업소조차 청결치 못하여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쉬우며, 잦은 임신과 번식으로 적정 묘구수 이상의 개체가 함께하고 있어 AI 등 전염병의 원인이 되기 쉽다.
뿐만 아니라 해당 번식장에 있는 동물들을 경매장에 파는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및 동물과 접촉하게 되므로 전염병을 확산시킬 가능성도 있다. 번식장에서 감염된 개체는 경매장을 거쳐 판매 업체로 이동하기 때문에, 감염된 개체들이 다양한 판매 업체로 이동하여 더욱 질병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번식장, 경매장은 물론 판매 업체는 AI 감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에서 고양이가 AI 확진을 받은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특히 이번에는 한 마리가 아닌 집단 감염과 폐사가 일어난 사건으로, 추가 피해가 없도록 더욱 철저한 전수조사를 통한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예방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동물 전시 체험 시설, 번식장·경매장 및 해당 시설에서 이동한 동물들이 있는 판매 업소까지 모두 전수 조사를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협회에서는 서울시와 농림축산식품부에 정확하고 다각적인 역학조사를 요구한다. 단순히 보호소에서 감염 사례가 발견되었다고 사설 보호소 위주로 조사할 것이 아니라, 청결하지 못한 불법 번식장 및 허가받은 동물 생산·판매 업체, 각종 동물 전시 체험 시설 등 AI 감염 및 전파 가능성이 높은 장소 전수 검사 및 예찰을 진행해 근본적인 원인 파악이 이루어져야 한다. 원인 파악을 통해 추가 피해를 막고, 체계적인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
* 동물자유연대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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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권행동 카라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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