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라임이 비오는 날, 다가오는 장마 늘 걱정 했었는데요~
이번에 밥주는 장소 근처에서 아파트의 사각지대를 찾아 거처를 마련했어요.
금요일 밤에 비온다는 소식에 급한대로 뚝딱뚝딱 만들고서 라임이 찾아 다니기 시작할 때는
이미 빗방울이 돋기 시작했을 때였어요.
라임이 영역을 다섯번이나 돌아도 찾을 수가 없어서 집에서 렌턴 들고 나와 나시 세번 정도 돌다가
이녀석 비오는날 따로 가는 곳이 있는건가 싶어서 포기할 즈음 '야옹'하면서 차 밑에서 기어 나오더라고요.
어린 녀석이라 따로 비 피하는 장소도 없이 비오면 비오는대로 차 밑 젖은 바닥에서 지냈나봐요. ㅠㅠ
라임아~ 부르고 얼른 제가 앞장서니 쫄랑쫄랑 비맞으면서도 따라 오더라고요.
이제는 제가 늘 밥을 주는 장소를 알아서 저보다 앞서갑니다. ㅎㅎ
한번은 라임이가 너무 흥분해서 저를 앞질러 가려다가 발끝에 차인 적도 있다는..
모르고 한 거지만 미안했어요.ㅠㅠ
아무튼 새로 마련한 거처에 데리고 가니, 처음엔 주저주저 하다가 슬슬 여기 저기 얼굴 비비고 냄새 묻히다가
스티로폼 박스에 들어갔다, 종이 박스에 올라갔다 하더니 잽싸게 스티로폼 상자 안에 또아리를 틉니다. ㅠㅠ 이쁜녀석..
사진 찍어주려고 핸드폰 가지러 들어갔다 나오니 이렇게 박스에 올라가 있어요.
폰 가지고 나오니 박스로 옮겨 갔네요.
아마도 제가 스치로폼 상자에 들어가길 바라는것 같으니까 들어가 앉았다가 제가 일어나자 마자 편한 곳으로 옮긴 것 같아요.
착한녀석..ㅜㅜ
거처를 정리해 주는데 움직이는 제 손이 장난감으로 보이는지 하도 물어대서 조금 삐질뻔 했어요.ㅡ,.ㅡ
요새는 제가 숙여서 만져주면 볼따구도 한번씩 살짝 무는데,,
아마도 제가 너무 만만히 보인걸까요..ㅠㅠ
혹시라도 사람들이 발견해서 무슨 일 생길까봐 걱정되어서 수시로 나가 봤는데요,
다행히 아무 탈 없이 비 그치도록 무사했고요, 라임이도 새 거처가 마음에 드는지 비오는 내내 머물렀어요.
저 옆쪽에 커다란 파이프같은것들이 쌓여 있어서 인기척이 나면 라임이 숨기도 좋은것 같더라고요.
날이 화창 해 지면 아마도 정리 해야 할 듯 한데..
라임이가 제 집인 줄 알다가 없어지면 충격 받을까봐 걱정이네요.
그래도 늘 장마가 걱정이었는데
이제 요령도 터득 했으니 한시름 놓입니다.
라임이는 정말.. 길냥이지만, 날씨님 집에서 기르는 집냥이 같아요..어쩜 저리 말을 잘 들을까요...깨무는 건 애정표현인 거 같아요. 즤집 냥이 중 한 마리도 너무 좋으면 살짝 살짝씩 깨물깨물 하더라구요. 물론 저는 아프지만, 그게 애교라는 걸 눈을 보면 알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