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어린(청소년)고양이를 구조했습니다. 구조한 경험이 처음이고 고양이에 대해 알지도 못했기 때문에 정말 구조하고 나서도 힘들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길에 사는 고양이를 선뜻, 정말 앞뒤 물불 안가리고 구조한 것은...아이가 다리를 절뚝이며 다녔기 때문이에요.
아이는 저희 교회 근처 식당에서 밥을 얻어먹고 살고 있었어요. 식당 지하에서 혼자 살고 있는 아기였는데 주인이 고기 훔쳐먹는다고 문을 잠가버린 거예요. 추운 겨울을 밖에서 나면서, 불쌍히 여긴 식당 주차요원아저씨가 캔을 챙겨주셨대요.
그런데 어느날 캔을 먹으려 주차장을 기웃거리다 차에 치였대요. 그때부터 다리를 절었대요. 그런데 웃긴건 주인이 저 고양이 죽여야겠다고 다리를 전다고 쥐약 놔야겠다고 그랬다는거에요. -_- 진짜 미친건지 지가 뭔데 죽이고 말고인지...
그걸 안 제 교회 동생들이 평소 강아지를 사랑하는 저에게-_-전화를 해서 도와달라고 했고 저는 외면할 수 없어서 같이 구조에 나섰죠. 그리고 근처 동물병원에 갔는데...다리가 다쳤다고 봐달라고 했더니, "키우실거에요? 주인도 없는데 누가 돈낸다고 진료하냐고"저는 너무나도 분노했죠. 울면서 막 다시 돌아왔어요. 애기는 (급히 산)케이지에서 학학 거리지... ....그리고 남편은 왜 이런 일을 벌였나면서 책임도 못질거면서 왜그랬냐고 다그치지..저는 제가 책임감도 없으면서 이런 일을 벌인 것이 너무 후회됐지만.....나 아니면 고양이는....어떡하나....하는 마음이 더 컸던것 같아요.
그리고 집으로 와서 우리 강아지가 가는 병원에 갔더니 거기는 다행히도 길고양이라고 차별하지 않고 예뻐해주시고 만져주시고 (저도 무서워서 못만졌는데..ㅠㅠ)엑스레이검사에 진찰에....기본진료비만 받고 해주셨어요.ㅠㅠ그냥...길고양이지만 예뻐해주고 쓰다듬어주시는 모습에 너무 큰 위안이 됐어요......길고양이가.....원하는건...그렇게 큰게 아닌데....
그리고 십자인대파열이라는 진단을 내렸어요. 액수가 너무 커서 저희 부부는 깜짝 놀라고...거기다 길고양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수술비 할인도 제안해주셨는데...도 너무 부담이 되는 액수였어요..망할놈의 돈 때문에 쟨 평생 절뚝거리며 살아야 하는건가...너무 능력이 없음을 느껴서 한탄하고....ㅠㅠ눈물만 나드라구요..혼자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데...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카페에서 고보협알려주셨고, 고보협에서 절차상의 도움을 주셨고, 치료비도 지원해 주셔서 천덕꾸러기 식당 도둑고양이에서, 새 삶을 얻을 수 있었답니다.
이름은 오디에요. 집에 데려온 날에 하도 기상천외한 데 숨어서 못찾겠어서 "오디갔지?" 하다가 오디가 됐어요.ㅋㅋ
고보협은 저에게 은인인 곳이에요. 오디가 건강한 새 다리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고보협 운영진님들의 도움과 회원님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인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절대 정회원을 그만두지 않을거에요. 모이면 힘이 되어 기적을 일으킨다는 것을 체험했기에...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분...정회원이 되어 주셔서...저에게 힘이 되어주셔서...오디에게 힘이 되어 주셔서..
오디가 아직 받을 치료와 치료비가 많이 남아 있지만..오디는 힘 낼거예요...오디는 희망의 고양이니까요...
절뚝거리는 다리로 캔을 얻어먹고, 비가 와도 항상 길가에 비 맞으며 서 있어도, 추운 겨울 밖으로 쫓겨나도, 어린 나이에 혼자 살아가도,
오디는 결코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길고양이를 응원하는 여러분들의 마음을 알았나봐요...^^
다리가 아픈지 항상 발을 저렇게 하고 자더라구요. 저건 가구 긁을까봐 사온건데...잠만자요.-_-
집에와서 며칠은 숨더니...그다음부턴 하루왠종일 잠만 자더라구요... 길생활이 고단했나봐요..
사랑이 누나가 자든지 아랑곳없이 늘 사랑이 누나만 쫓아다니는 오디
십자인대수술 잘 견뎌준 오디. 수술 후...
오디 수술 전날
진료실에서
뭐라고 말이 안 나옵니다.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