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가 오는 날을 저는 너무 좋아합니다
빗소리가 너무 좋아서요
꼭 무슨 음악소리 같고 눈오는 날도 사르륵 사르륵 속삭임같고 천둥소리랑 벼락소리도 짜릿하면서 속이 확 뚫리는듯하고요...........
햇빛이 쨍하니 내리 쬐는 날보단 비오는 날 흐린 날이 좋은건 제맘이 음흉해서인가....................요.......???
그런데 이렇게 좋아하는 날을 이젠 맘껏 좋아할수 없게 맘 한쪽이 아려집니다
마당 한구석에 자리잡은 도망이하고 도망이애인 애기때메요
튼튼한 합판집 흙바닥엔 습기 올라올까봐 벽돌깔고 벽돌위에 줏어온 나무판깔고 그위에 합판집 올려 놓았어요
합판집 속엔 또 눅눅할까봐 부엌용 푹신한 지압용 메트깔고(덕분에 저는 부엌에서 맨바닥입니다...)
메트위에 극세사 깔고 또 그위에 포근한 호피무늬 담요(홈쇼핑에서 산것 또 잘랐어요....)깔아 주고 가끔씩 털어주고 담요 일광욕 시키고 빨아주고 갈아주고요
더울까봐 대나무 발도 쳐주고
비오는 날엔 커다란 김장용 비닐로 막아주고요
그리고 며칠전엔 길에서 주워온 가죽쇼파방석으로 응접실도 장만해주고요
그런데도 이렇게 비가 오고 천둥치는 날엔 맘이 안스럽고 현관문 앞 의자에 둘이 쪼그리고 앉아 있는것 보면 너무 미안합니다.........
비오는 날을 맘놓고 좋아할수가 없게 되었어요 ㅠㅠ
다들 도망이는 팔자 늘어졌다고들 하는데도 그래도 저는 미안합니다.........
작년에 옹미가 애기들이랑 살때도 그리고 굴탱이가 애기들이랑 살때도 늘 맘이 아렸었어요
지금도 현관문 안으로 들이지 못하는 우리 애교쟁이에 성격좋은 놈 우리 도망이 그리고 우리 며느리(ㅋ) 애기때메 비오는 날을 맘껏 좋아할수가 없네요.................
눈앞에 보이지 않는 놈들은 차라리 안보이니까 눈감아 버리지만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두놈들때메 저는 맘이 편치 않습니다..............
그래서 비오는 날도 저는 맘껏 좋아할수가 없습니다...............
비때메 쪼그리고 앉아있는 도망이랑 눈이 마주치면 어쩌니............미안해....도망아..........합니다.......
만들면 어떨까요?
그럼 좋을거같은데..
아님 천막이나 텐트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