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쪽으로 놀러 다닐때가 있었지요 그때는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 적당한 집을 지어 누구든 오면 환영하고 맛난것 나눠 먹으며 살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었지요
어떤 부부가 그곳에 예쁜집을 짓고 정말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면서 어! 내 꿈인데 저 사람들은 저러고 사는 동안 난 뭘했나라는 생각에 가만히 지나간 시간들을 돌이켜 봤습니다
바쁘게 일하고 공장 옮기고 두 아이들 대학 보내고 정신없이 지내다 마음의 여유가 생길무렵 우리집 냥이들이 들어오고 길냥이들이 눈에 들어오자 내 생활의 기준은 냥이 어르신들이 되어 버렸지요
맘 놓고 여행은 생각할 겨를도 없고 가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지고 그저 밥 굶을까봐 조바심 내고 죽은 아이들 보내면서 울다가 아픈 아이 안고 병원 뛰어 다니고
그렇다고 지금 후회하는 맘은 조금도 없습니다 그저 맘편히 밥 줄 수 있는 날만 오라고 빌고 또 빌지요
꿈꾸던 삶은 어디로 사라지고 지금 밥 가방 들고 다니는 저만 남았지만 보람있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것만으로 행복합니다
방송을 보면서 세상에는 이런삶 저런삶 수없이 많지만 우리는 늘 손해보는 사료 장사지만 우리를 기다리는 그 아이들이 있어 맘 아프지만 배불리 먹일수 있어 행복합니다
나쁜 기사도 있었지만 오늘 같은 방송( 지방은 지역방송이라 안나왔어요)이 자주 사람들 귀와 눈을 자극한다면 우리가 바라고 상상하는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겠지요
그날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시장간 엄마가 언제나 올까 기다리는 어린 소녀처럼...
그집은 엄마와 딸이 한조가 되어 길냥아가들을 보살피니 예사롭지 않네요.
길냥이가 눈에 들어오고 부터는 험난한 길 생활을 살아내야 하는 아이들 밥 챙겨주는 일이
가슴 뿌듯했다가도 그로인해 내 삶이 너무 쫒기고 피폐해져 가는것 같아 난 어떨때는
이 모든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질때가 있어요.
삶에 여유가 없어져 버렸어요.
그 좋아하는 음악회를 가더라도 맘 졸이며 시계를 열두번 더 보고
뒷자리에 앉아 있다 와야 하고...
(9시! 밥 시간전에 빨리 빠져나와야 하니 ㅠㅠ)
몇년동안의 켓맘 생활 중 요즘처럼 힘들때가 없었어요.
깜이 때문에도 간짜장이 때문에도 우리집 아자씨 때문에도 ...
사람이 그렇습디다.
여러가지 이유들로 너무 지치게 되니까 그런 맘도 이따금 들더군요.
난 간짜장이로 인해 이번 기회에 다짐을 단단히 했습니다.
내가 자주 하는 말!
감당할 만큼만 덤벼라!
감당이 안될꺼 같으면 아무리 불쌍해도 애초에 눈 감자!
적극적으로 입양처 알아보는 과정 중에 댓글 같은거 보고도 들이대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들로 입양처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대충 아무곳에나 보낼 수야 없으니...
생명을 돌본다는것은 책임을 동반하는것이기 때문에
1. 입양 계약서 받습니다.
2. 입양금 3만원 받습니다.(중성화 수술시에 돌려 드리겠습니다)
3. 주민등록 사본 받습니다.
하며 다소 깐깐하게 문자 보냈지요.
이쁘기는 한없이 이쁘면서도 아이 쳐다보며
이그~! 골치 덩어리! 이러니 옳은 켓맘은 아닌거죠.
내가 아는 사람 중 내가 봤을때... 옳은 켓맘 중 마마님도 들어갑니다.
11월 9, 10, 11일 제주도 여행 계획이 잡혀 있는데
아이들 밥 걱정 때문에 맘 편치 않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구애받고 살고 싶진 않습니다.
걱정은 한없이 되면서도...
마마님처럼 여행 가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지진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