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늘 답답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눈팅만 하고 가는 그저 밥만 주고 있는 미련한 사람입니다.
tnr 을 시키기 위해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밥을 주다 보니 피할수 없는 일임을 시간이 갈수로 절감합니다.
무섭기도 하고 한번도 고양이를 만져 본 적도 없는 제가 (참고로 저는 고양이를 길러 본 적이 없습니다.)
그들의 삶이 너무 척박함에 이렇듯 여기 저기 기웃거리게 합니다.
어제는 고양이 밥 주는 사람이면 누구나 부딪히는 주민과의 마찰을 드디어 저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밥 주는 고양이 한마리가 새로 나타난 고양이땜에 밥을 먹지 않고 가버린 듯 해서 주차장 차밑을 후레쉬 비추며 찾았지요
어디선가 절 보고 있었는지, 아마 옥상에서 보고 있었나 봅니다. 아님 벼르고 있었던건지 대뜸 소리를 칩니다.
참고로 여기는 부산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살다가 결혼후 부산에서 살게 되었답니다.
아직도 부산 아저씨들의 사투리는 너무 무섭습니다.
바로 한대 칠둣 한 말투로 들립니다.
뭐 찾소? 고양이 찾소?
제가 아무것도 아닙니다. 라고 대답했죠
그리고 한소리 더 들을까봐 무서워서 일어나 돌아서려는데 또 소리치십니다.
"고양이 밥 주지 마소 우리 집에 똥을 사서 더러버서 못살겠다"
그리 좋으믄 다 당신집에 데리고 들어가서 밥주고 끼안고 사소" 라고요
저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정정 당당하게 또박 또박 말했습니다.
아저씨 저도 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해서 힘들게 밥을 주고 있습니다.
아저씨가 싫어하시는것은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시지 않으시면서 단지 싫다는 이유만을 함부로 말씀하시지 마십시오
그리고 이주변 고양이 용변 청소는 제가 매일 하고 있고, 여기 주차장도 얼마전에 제가 청소하였습니다.
라고요.그랬더니 잠시 웅얼 웅얼 하더군요.(못알아 들었습니다.)
안에서 다른 가족분들이 그만하고 들어오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리고 저도 벌벌벌 떨면서 집으로 돌아왔지요
들어가지도 않고 현관문 앞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더이상 고양이 밥을 줄수 없을까봐, 또 그 사람이 고양이 해꼬지 하면 어떡하나
제가 아무힘이 없는 사람임이 너무 서러워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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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어디서 아기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려서 신랑을 불러 같이 나갔더랬죠
집 앞 도로 중앙에 아기가 울고 있더군요
저는 고양이를 못만지는라 신랑이 바로 잡아왔죠
"이걸 우째믄 좋노? 내 참 미치겠네"
우리 신랑 그러면서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버리네요
나 보고 어쩌라고 ㅠㅠ
가뜩이나 심장 벌렁벌렁 죽겠는데ㅠㅠ
상태를 보아하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태어난지 3주 안되어 보입니다.
눈 한쪽이 약간 안 좋은 듯 하고 귀에 상처가 나있는데 벌써 딱지가 앉아 있네요
밤 새 지켜보았는데 구토도 하고 많은 양으 살짝 무른 대변도 합니다.
아무 지식이 없는지라 일단 미지근한 물을 주었더니 먹네요
그리곤 계속 자네요
신랑이 오면 병원을 데리고 가보려 합니다.
큰병이 없었으면 하고 바래 봅니다.
별다를 큰 이상이 없으면 우리 신랑 회사 사무실에 데리고 간다고 하네요.
두서 없는 글입니다.
속상한 마음에 이리 글 남깁니다.
아 .............. 길고양이 밥주기 너무 힘든 나라입니다.
어찌하면 이 나라에서 길냥이들 밥주는것이 누구나 하는 소소한 일상이 되는 날이 올까요?
아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속상하고 아프지만 견디어 내야죠
아가냥이는 분유랑 수유기 사서 먹이고 집에서 하룻밥 더 재우고 아침에 신랑이 데려갔어요.
에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