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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

 

우리 동네 구멍가게와 약국 사이를

어슬렁거리던 고양이,

쥐약을 먹었대요
쥐가 아니라 쥐약을 먹었대요

우리 아빠 구두약 먼저 먹고

뚜벅뚜벅 발소리나 내었으면

야단이라도 쳤을 텐데.....

구멍가게 빵을 훔쳐 먹던 놈은 쥐인데

억울한 누명 둘러쓰고 쫓겨 다니던 고양이,

집도 없이 떠돌다 많이 아팠나 보아요

약국에서 팔던 감기몸살약이거나

약삭빠른 쥐가 먹다 남긴 두통약인 줄 알았나 보아요

쓰레기통 속에 버려진 고양이,

구멍가게 꼬부랑 할머니랑 내가

헌 프라이팬에 담았어요

죽어서는 배고프지 말라고

프라이팬을 비행접시처럼 타고 가라고

토닥토닥 이팝나무 밑에 묻어 주고 왔어요

 

 

 

김륭 동시집 <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 . 2009. 문학동네

 

 

 

 

  • 닥집 고양이 2012.09.15 03:13
    우~왕~~~
    슬퍼요~!!
    창밖엔 비가 내려요
    시우님 글을 읽었나 봐요
  • 소 현(순천) 2012.09.15 08:03
    아침부터 눈물나네요...가슴이 콱 막히네..
    빵은 쥐가 훔쳐먹고 억울한 누명은 고양이가 뒤집어 쓰고..
    날마다 일어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실입니다.
  • 마마(대구) 2012.09.15 17:37
    그러게요 동네 멍 아저씨들이 실례한걸 아가들이 그랬다고 누명 쓰는일 많지요 얼마나 열심히 덮는지 몰라요
  • 바아다 2012.09.15 22:17

    담담한 어조인데 코끝이 찡하네요...
    담 생에는 프라이팬타고 훨훨 날아다니길...

  • 소풍나온 냥 2012.09.15 22:33
    저희 동네는 집에서 기르는 멍씨들이 더 많아요. 최근들어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주민?이 많아졌는데
    지켜보면 아무데나 쉬아 시키고 가고...더러뭐 죽겠어요
    문제는 또 유기견 과 풀어놓고 키우는 개들이 울 아파트까지 올라와서 일을 치고 가는데...
    그게 고대로...냥이들이 뒤집어 쓴단 말입니다...
  • 가위의미학 2012.09.17 15:17
    넘 짠해요 ,,,
  • 달타냥(부산) 2012.09.17 16:45
    가슴이 탁 막혀오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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