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요사이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정신머리 복잡해 죽겠는데
오늘 주차장에 밥 주러 가서 한소리 들었습니다.
밥 준다고 영감님께서 크게 나무라지 않으셔서(아드님 역시...)
마당에 서 계셔도 한번 인사 텄다고 씩씩하게 들어가서 어둠구석에라도 인사를 하며
그래도 조금 미안한 구석이 있어서 괜시리 아이들 보고 어서 밥 먹어 이녀석들아...
좀 잡혀주지 왜 안 잡혀... 하며 궁시렁 거리며 밥을 챙겨 주는데
고양이들 잡아 가서 수술 시킨다 해놓고 왜 아직 안 잡아 갔냐고 하시네요.
그래서 잡을려고 몇일몇날 새벽 1시까지 애써 봤어도 안 잡혔다며
새끼 한마리는 개월수가 안 차서 다시 풀어 줘야 한다고 해서 풀어줬다니깐
날 보고 그때 잡겠다고 한게 거짓말 시킨거 아니냐고 하시네요... ㅠㅠ
저는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했는데 얘들이 잘 안 잡히네요. 했더니
그런말은 필요 없다는듯이 결국은 거짓만 시킨거 아니냐며... 계속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이런 소리까지 듣나 싶어서 순간 너무 황당했지만 심호흡을 한번 하곤
거짓말 시킨게 아니고 있는 그대로 말씀 드린거라 하며 내년에 시켜 주신다고 구청에서 그러더라며
예산 때문에 연제구 몇마리, 동래구 몇마리 이렇게 한정된 숫자만 해 준다고 설명하니
내년까지 어찌 기다리냐며 아줌마가 잡으려고 해도 초짜니까 못잡은거니 전문가를 보내라네요.
어쩌면 저도 이사를 가게 될지 모른다고 하니 그건 되는대로 하면 되고
어찌됐던 자기가 알아서 조치를 취할꺼랍니다.
(조치라는게 잡아가란 말이겠죠... ㅠㅠ)
그러시면서 공무원들이 국민들 세금 받아 먹으면서 뭐하는 짓이냐며 역정을 내십디다.
그 집을 나서며 이젠 나도 몰라... 이날 이때까지 몇년동안 밥 챙겨주고 했으니 더 이상은 몰라...
그런 마음듬과 동시에...
쓰레기통을 뒤지든 말든 모른체 할껄 내가 불쌍타고 밥 주는 괜한 짓을 해 가지고 아이들 목숨만 위태롭게 됐나보다 싶으니
나때문에 그 아이들 잡혀 갈꺼 같아서 내 손으로 밥 챙겨 먹인 그 아이들을 대한 책임감이 생겨
내일 바로 구청에 전화를 걸어 담당자에게 간절하게 사연을 설명하며
포획 전문가를 불러달라고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신윤숙님께서 아기 고양이 구조 후 병원치료 하러 다녀오시며 울고 싶다고 문자가 들어 왔더니만
나 정말 울고 싶어요. ㅠㅠ
지금 맘 같아서는 어쩌면 이사가게 되면 길고양이 밥은 그만 챙겨 줄지도 몰라요.
내 돈들여 매일같이 일정시간 정해서 열두군데 넘게 밥 챙겨 주는것도 예사일이 아니지만
그보다 더 힘든것은 사람들과의 부대낌이 너무 너무 힘들어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