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추석을 앞둔 24일에 아파트 베란다아래 구석에서 죽은듯이 웅크리고있던 녀석이에요.
이제 4개월 반쯤 된 남자아이고 이름은 대견이라합니다.
대견이 엄마가 중성화하고 한쪽눈 적출수술로 열흘정도 입원하면서
셋이었던 형제중에서 대견하게도 유일하게 살아 남아줘서 이름을 대견이라 지었어요.
그랬던 녀석이 웬일인지 며칠전부터 먹는게 시원찮더니
그날 베란다 아래에서 정말이지 죽은듯이 있더라구요.
큰일이 생겼다싶어 이름을 부르고 만지니까 사납게 반항을 하는데, 머리를 위 아래로 흔들면서
걷지도 못하고 팔다리를 휘젓고만 있었어요.
가까스로 인근병원으로 옮겨서 진찰을 받았으나,
열이 높다며 해열제와 항생제를 투여하고 하루를 입원관찰했지만 차도가 없고
더이상의 치료를 받을수가 없어서 치료지원을 신청했어요.
신청하자마자 연락을 주셔서 곧바로 목동 하니병원으로 갈 수 있었어요.
원장샘의 꼼꼼한 진료와 설명에 안심이 되었고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지요.
인천병원에서는 하지 못했던(사납다고) 혈액검사와 x레이 촬영까지 할 수 있었어요.
또한 진료실 바닥에 대견이를 내려놓고 움직임을 관찰했는데
여전히 머리를 흔들면서 뒤로만 움직이고 앞으로의 보행을 하지 못하더라구요.
뒤로 도망가다가 벽에 부딪치면 몸이 뒤집어지고 팔다리는 휘적휘적...
x레이 결과 뼈에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혈액검사에서 다행히 범백은 아니고 백혈구수치가 정상이상인 걸로 봐서 몸 어딘가에 염증이 있는 것 같고,
오래된 염증 때문인지 빈혈증세가 보인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귀에 내시경을 넎고 보니 작은애의 귓속에 어찌나 많은 진드기가 가득한지...
혹시나 진드기때문에 머리에 이상이 생긴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득...
그동안 몸도 아픈데 얼마나 가렵고 힘들었을지...
2주정도 입원해서 치료해보자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입원을 시켰고,
집이 인천이고 직장인이다보니 자주 면회를 가지는 못해도
간간히 샘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치료경과를 들을 수 있었어요.
2주간의 입원이 다 되어 갈 즈음
의사선생님으로부터 더 이상의 치료는 무의미하고
대견이가 평생 장애묘로 살아가야 할 것같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처음 입원당시보다는 움직임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머리의 떨림이나 부자유스런 팔다리의 움직임은 어쩔수 없다고 하시네요.
선천적인 뇌기능부전이거나 후천적으로 뇌염등의 염증성질환에 의해서 뇌기능에 문제가 생긴것 같다고 하시는데,
정확한 원인을 알려면 MRI촬영을 해야하는데, 대견이는 어려서 촬영을 한다해도
결과가 안나올 수도 있다 하시기에 포기했어요.
다른 내과적인 질병은 없고, 귓속에 있던 진드기도 완전박멸된 상태라서 정말 다행이에요.
휘적거리고 비틀거리며 뒤로걷는 대견이를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처음 발견했을 당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를 생각하면 살아줘서
이름처럼 대견이가 정말 대견하고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처음 대견이가 나을 수 있을까하면서 전전긍긍할 때,
용기를 주며 하니병원으로 빠르게 이송할 수있도록 해주신 감자칩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고보협회원님들의 소중한 회비덕분에 대견이가 잘 치료받을 수 있었습니다.
회원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더불어 정성껏 아이를 치료해 주신
하니병원의사선생님들과 간호사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