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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1 12:54

불쌍한 삐돌씨.

조회 수 840 추천 수 1 댓글 16

울집에 입이 하나 더 늘었어요.

불쌍한 삐돌씨는 이래서 총 아홉을 벌어먹여 살려야합니다. ㅎㅎㅎ

 

임보하고 있던 삐용이가 드디어 울집에 막내딸이 되었어요.

아이가 너무 이뻐서  부담스러웠는지 ㅎㅎㅎ

임보 석달 가까이 세번의 입양글에도 문의전화 한번도 없다가

네번째의 입양글에서 몇분이 연락이 와서 저번주 일욜에 만났는데.

 

하여간 삐용이는 6시간 너머 고생만 하다가.........그렇게 됐어요.

 

케이지에 담아 도로 집에 오는데 너무 기운빠지고

삐용이는 삐용이대로 긴장했는지 코랑 눈이랑 온통 붉그래죽죽..

 

저녁 6시 넘어서 현관문 열고 들어왔더니...

삐돌씨랑 돼랑이가 괴기 구워 먹고 있다가 ...케이지안에 삐용이 들어있는거 보고

막 웃어재낍니다.

 

삐돌씨가 ..자기가 장군이라도 된듯이 크게 호탕하게 웃어요.

 

" 내가 니네 엄마가 삐용이 못 보낼줄 알았다~~ 우헤헤헤~   내 저럴줄 알았어~~  푸하하하~  "

 

갑자기 왕 울어버렸어요. 이건 적당한 쇼맨십도 가미된 ㅎㅎㅎ

삐용이의 서러운 감정에 심하게 몰입이 된 상태이기도 했지만요.

 

" 오죽하면 못보내고 다시 데리고 왔겠어~   있잔여~  나 이제부터 밥도 한끼만 먹고...옷도 안사달래고....

  당신 술먹고 와도 절대 바가지 안 긁을것이며 ...  이불도 맨날 빨아주고... 런닝구 누런거 하얗게 삶아줄것이고...

   까망양말에 털 붙은거 잘 떼주구....주절주절...으앙으앙~ 흑흑~   삐용이 안보내면 안될까?  나 진짜 슬프다~ "

 

" 아이구~  맘대로 하세요~  처음부터 임보도 하지말아야지 끼고 자다가 어딜 보내냐고?  내 그럴줄 알았구만~"

 

" 증말이야?? 삐용이 그냥 데리고 살아도 되?  진짜지?"   ....눈물이 갑자기 훅 들어갔습니다. 배시시 웃음이...

   야~ 이건 뭐 배우도 아니고 연기가 날로 날로 발전해서 삐돌씨 후리는건 일도 아니네?  속으로 그랬지요. ㅎㅎㅎ

 

사실 일욜 아침까지 삐용이 ....꼭 좋은 가족 만나서 보내리라고 굳게 마음 먹었드랬어요.

재작년 11월... 블래기를 마지막으로 집으로 들이고 ..그후론 임보나 아님 구조한 애들 ...짧게는 열흘...길게는 한달을 데리고

있었는데 ..  때가 되면 안타깝지만 보내고 했었거든요.

 

내 여태 삐돌씨가 비자금을 털어줘도.... 뭘 어찌 해줘도 ...고마운건 잠시였는데

이번에는 정말 정말 고마웠어요.

 

괴기 구워놓고 먹으래서...살겠다고 붙어앉아 먹으면서 ...고마워서 자꾸 훌쩍거렸더니..

자기도 눈시울이 벌개져요.  저 잉간이 뭔 시츄에이션?  ㅎㅎㅎ

 

" 당신은 왜 우냐? " 물었더니...TV 드라마가 슬퍼서 우는거래요. 

 

그러면서 하는말이...

" 옛날 자식 많은 가난한 부모가 .. 부잣집 앞에 아이 놓고 오는 심정이 이해가 간다~  

   애 배라도 곯지 말라고 놓고 오면서 피눈물이 났겄지~ "

 

어메~  울 삐돌씨 왜 이른다냐?

부창부수라고... 삼천포도 같이 가려하네?   너무 멀리 가려고 하는군~ ㅎㅎㅎ

 

" 여튼 당신 진짜 고마워~   우리 식구 대식구 됐으니 이제 돈좀 더 많이 벌어와라~ 잉!!"

 

" 아이구~  골 지끈거려~ 결국 돈이군~ ㅎㅎ"   삐돌씨 어이없어 하면서도 삐용이 잡으러 갑니다.

안고 다른 방에 가더니 하염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어요.

삐용이는 피곤해서 잠을 자고 싶을뿐이고.... 삐돌씨는 다시 돌아온 삐용이가 이쁠뿐이고.

 

가야하나부다~ 나는 이집에서 떠나야하나부다~  조마조마하던 울 삐용이는

완전 안심이 됐는지 이제 튕김질이 시작됐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너무 사랑스럽고 이쁩니다.

우리 온 가족을 너무 활기차게 해주고...늘 혼자이던 우리 블래기도 춤을 추게 하니

복덩이인게 확실합니다.

 

우리 삐돌씨 눈에서 하트가 나오게 하는것도 삐용이구요.

우째뜬 두 삐씨가 잘먹고 잘살았음 좋겠습니다. ㅎㅎㅎ

 

 

 

 

 

      

  • 고보협. 2012.10.11 13:01
    삐돌씨님 너무 멋있어요~~ 대인배~~ 마치 아랑사또전 옥황상제같은 옷 입고 식사 하시고 계셨을거 같아요.
  • 미카엘라 2012.10.11 13:10
    실상은..........
    옥황상제옷은 개나 줘버려~ ㅎㅎㅎㅎ
    안삶아줘서 흰런닝구 누런런닝구 된거 입구 빤쮸 옆에 터진거 입구
    상추 이빨에 조금 낀체로 괴기 우걱우걱 잡숫다가
    내가 뭐라고 하면 웃다가 눈시울 벌개지다가 고 난리입니다요.
    동물을 무심히 보던 남자가 변해가는게 참 신퉁방퉁하긴 해요.
    아침에 일어나면 .. 마누라한테는 안그러면서
    고냥이들 돌아가면서....얼굴 두손으로 포근히 감싸쥐고 뽀뽀를. ㅎㅎㅎ
    예전에는 코에다 살짝 하더니 이젠 입에다 하는것같아요.
    애들 싫다고 발광하는데도 그러고 있네요.
    "이것들아~ 이것이 바로 나의 세레모니다~ " 이러면서요.
    으이그~ 철이 언제나 들런지~ ㅎㅎㅎㅎ
  • 호랑이와나비 2012.10.11 14:26
    미카님 점심먹고 들어와 보니 ~~또 빵 터져 배꼽 빠지겟습니다 ㅋㅋㅋ
    미카님 댁이 무지 부럽습니다 ^^
  • 마마(대구) 2012.10.11 21:26
    뽀뽀가 부러우신건 아니죠? ㅋㅋ 울집도 아침마다 보는 모습이에요
  • 소 현(순천) 2012.10.11 13:50

    그맘 알것 같아요.
    나도 지금 구슬옥이 데리고 있는데..입양을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아직 야성이 많이 있는 냥이라서더 키우면서 사람하고 사는 것 익숙하게 만들어 보내야 하나...휴!!
    정을 잔뜩 들여가지고 보내고 혼자 울것 같고...남편 휴가오면 어떻게 반응 하느냐에 따라 결정 날건데.
    지금부터 미카님 글 읽으니 겁이 납니다.
    삐용이는 아주 아주 잘된 일인데...

  • 미카엘라 2012.10.11 14:01
    정많은 뇬이 시애비가 열둘이라더니... ㅎㅎㅎ
    저는 시아버님은 한분이시건만... 밖에 안에 괭이시키들만 드글드글하네요.
    이제 어디 나가려면 애들 마리수 확인하고 나가야되요.
    셋일땐 한눈에 들어왔는데 이제 괭이만 다섯이니 .. 내 정신에 이름도 헷갈려요.
    출석도 간간히 체크해야할듯요.
    1번 김봉달~
    2번 김산~
    3번 김공주~
    4번 김블래기~
    5번 김삐용이~
    ㅎㅎㅎ 아이구~ 재미난다~
  • 미카님댁 삐돌씨나 우리집 심술영감님이나 겉은 우락우락이라도
    결국은 속마음은 부처님 가운데 동가리.
    어떤 남자가 쎄가나게 돈벌어주는거 괭이입에 다넣고 싶겠수?
    그런 마눌도 좋다고 같이 살고있으니
    아마 남편들을 잘만난건지 아님 길을 잘들인건지??????
  • 미카엘라 2012.10.11 14:05
    괭이입에 다 넣어주는거 삐돌씨는 모르거든요. ㅎㅎㅎ
    살림이 술술 센다고는 알고있는듯해요.
    끊임없이 줘도 맨날 아침이면 숨겨놓은 돈좀 내놓으라고 타령을 해대니요.
    근데 뭘 사는것 같지도 않고 돈은 달래고.
    어제 아침에는 드디어 이런말도 하네요.
    아침에 마누라 눈뜨기전에 나가서...푹 잠들었을때 들어와야된다고.....ㅎㅎㅎ
    흥~
    내가 잘줄 알고?
    성냥깨비루 눈 벌리고 있을껴~
  • 마마(대구) 2012.10.11 15:52

    삐용이 삐돌씨 성도 같고 김씨 이름 앞자리 같은 돌림인게 족보가 어찌됩니까?
    삐용이는 아빠를 뿅가게 만드는 마약입니다요

  • 미카엘라 2012.10.11 20:29
    광산 김씨가 아니라 광산삐씨들입니다. ㅎㅎㅎ
    불쌍하게도 우리 애들은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못하고 아빠를 아빠라고 부르지 못합니다.
    삐돌이 아자씨가 뭐라 캅니다.
    내가 왜 괭이 아빠냐구...내가 괭이냐구..막 들이댑니다.
    또 시비겁니다.
    제가 맨날 괭이들더러....:" 아이고~ 우리 강아지~ 이뻐 돌아가시겄다~ 우리 강아지~" 이러는데
    정신없는 마누라쟁이라고 뭐라 합니다.
    앞뒤도 구별못하고 엉뚱한 소리나 해대더니 이제는 괭이랑 강아지 구별도 못한다구요.
    아침에도 한소리 들었어요.
    안방에 다 들어와 복작거리고 있는 애들더러 ... "얘들아~ 나가자~" 그래야 하는데.... " 얘들아~그러자~" 그랬어요.
    옆에서 그걸 들은 삐돌씨가 날더러 병원가자고 하네요. 머리도 이상하지만 혀도 이상하대요. ㅎㅎㅎ
    머리속에 괭이들이 많으니 늘 머리따로 혓바닥 따로에요. 에이~ 드러븐 혀~
  • 땡땡이 2012.10.11 20:04
    에궁 !!!입이 또 늘어서 어쩐다냐? 암튼 삐돌씨 얼굴도 잘 생기고 마음도 바다같고 ... 삐돌씨께 더욱더 잘해야 겠네요. 참으로 삐용이는 복 터졌네요.이런 주인 만나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힘들다는걸 삐용이는 알려나 몰라 .......
  • 미카엘라 2012.10.11 20:34
    삐용이는 복터진줄 모르나 봅디다.
    쥐뜯습디다.

    땡땡이님 혹시 우리 삐돌씨하고 친척입니까?
    우리 시엄니 맨날 자기아들이 최고로 잘생기고 뭐 어떻고 그러시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입니다요. ㅎㅎㅎ

    갑자기 전원주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아따~ 살벌트라~
    매느리 알기를 쥐똥으로 알드만.
  • 소립자 2012.10.11 23:05
    미카엘라님 기운내시어요.
    우리 동네에 순수 길고양이만 11마리 키우는 집
    21마리 키우는 집 있는데
    아줌마들이 만나면 얼마나 정많고 좋은 분들인지..
    미카님더러 11,21 이렇게 되시라는 건 절대 아니고요^^
  • 닥집 고양이 2012.10.12 01:55
    아따~~~
    눈팅만 하고 나갈랬드만 한자 적고 가야 겠네요...
    늦둥이 축하 드립니다..
    맘도 넓고 잘생기신 *국민*삐돌씨 사랑????~옴마야 내가 해까닥 했나벼....
    존경 합니다..
  • 소풍나온 냥 2012.10.12 05:22
    어째뜬!
    해피엔딩이네요 ^^
  • 북극곰 2012.10.12 09:27
    진짜 너무 좋은일이예요..삐돌님 완전멋있어요..ㅠㅠ 미카님도 완전 이쁘시구..
    처음에 저도 꼬맹이 데려와서 보호하다가 입양보내려고했었어요..그런데 엄마가 꼬맹이랑 잘지내는거보니 저없을때 말벗으로도 괜찮겠다..싶어서 입양글올리기위한까페에 허락은 받아두고..글쓰고 완료누르려니 눈물이 나서 쓴거고대로..메모장에 저장해두고..글을 못올렸어요..
    지금은 제가 평생돌봐줄거고...이젠 제 동생이라고 생각해요 . 제가 막내에서 이젠 둘째가 되었지만
    제가 받았던거 만큼 울 막내한테 다해주려고해요.
    제가 못보내겠다고 엄마한테 울면서 매달렸을때 엄마가 "니가 다른집에 보내면 니가 꼬맹이는 또 상처받는거 아니냐고..보내긴 어딜 보내냐고..걍 냅두라고.."그때 얼마나 펑펑 울었던지..
    엄마의 파워도 아버지만큼 막강했기에..너무너무 감사했어요..
    정말..두분다 천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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