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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길냥이사진관

내사랑길냥이
2012.10.17 13:39

베트맨 스토리~ (부제:벽뚫고 구한 베트)

조회 수 5256 추천 수 1 댓글 12

길지만 끝까지 읽어주실거져? ㅎㅎㅎ

 

유난히 더웠던 7월 여름~

깊은 밤 길애들 밥셔틀 돌다가 듣게된 울음소리..................

구슬프다 ^^;

소리의 출처는 지하주차장 환풍시설로 추정!!!

내일 다시 와도 들리면 꺼내줘야 겠다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들어와 자고~~~

다음 날!!!

그 자리에서 다시 들리는 울음소리~~~

음................ 꺼내주어야 겠다고 맘먹고 살피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꺼낼 구멍이 없다.

우는 아이의 모습도 보기가 어렵다.

 

<아이가 갇혔던 주차장 환풍시설>

3.jpg

 

4.jpg

 

5.jpg

 

 

관리실에 전화해서 여기에 아기고양이가 갇힌 것 같다고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어떻게 해야 꺼낼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지하주차장으로 통해있는데 아무래도 거기에 있는 것 같다며

지하벽을 뚤어야 한다고

그런데 지금 태풍이 오고 있어서 아파트 관리원들이 비상이라며

당장 못 해준단다 ㅠ.ㅠ

 

멘붕상태...................

SBS동물농장에 구조문의도 했지만 거절...................

고보협에 전화도 했지만 민간단체라 알아서 구조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맨날 나 아쉬울때만 전화해서 미안한 동네캣맘님께 도와달라 전화드렸다.

너무 놀라며 눈꼽만 떼고 바람처럼 달려와 주신 캣맘님!!!

감사해여 ㅠ.ㅠ

 

캣맘님과 다시 만난 아저씨!!!

언제 해 줄 거냐고 자꾸 되물었더니 고양이는 20일 갇혀서 못 먹어도 안 죽는다며.................

그걸 말이라고.....................

 

"아저씨도 20일 굶겨드릴까!!!"

하고 싶었으나 아쉬운 입장은 나라서 참고

빨리 해 주십사 하고 아저씨는 태풍대비 일보러 가시고

달려와 주신 동네캣맘님과 나는

자리를 뜨지 못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했다!

 

6.jpg

 

대체 거길 어찌 들어간거냐?!?!?!?!

궁금하였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20일을 굶어도 죽지 않는다는 아저씨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어서

사진으로 보이는 저 망을 가위로 자르기에 이르렀다.

잘라서 벌어진 망 사이로 아이의 모습을 간신히 확인할 수 있었다.

저 구멍으로 어른이 들어갈 수는 없을 듯 하였다.

통아저씨라면 모를까 ^^;

아이의 위치확인이 끝나고 들어갈 방법이 없어 우리가 벽을 뚤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아까 아저씨가 관리소장님과 함께 다시 왔다.

뚫어버린 망값 물어내라 하믄 어쩌나 걱정했으나

들어다보고는

얼른 뚫어주라고~ 불쌍하다고~

나는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아마 같이 계셨던 캣맘님도 그러하셨을 듯 ^^

 

7.jpg    

 

그리하여 이렇게 벽에 구멍을 뚫게 되었다.

에헤라디야~~~

 8.jpg

 

9.jpg 

 

하지만 벽만 뚫으면 될거란 생각은 잠시뿐..................

요란한 소리에 놀란 아이가 안 나온다 ㅠ.ㅠ

사료랑 물도 줘보고

간식캔으로 꼬드겨도 보고

제발 나오라고 애원도 하고

했지만 긴 시간이 지나도 나올 생각이 없는 아이.....................

한참을 쭈그리고 캣맘님과 나는 저 구멍앞만 지켰다.

근데 갑자기 캣맘님께서

"아~~~ 이게 있었지!" 하시믄서

캣피아노 어플 작동~~~

야옹! 야옹~

야~~~~~옹~

아기고양이 소리를 들었는지 녀석이 점점 구멍으로 다가오는 것!!!

이거이거 한방에 성공해야지 두번의 기회는 없을 듯 했다.

가져갔던 담요를 들고 레디이...................

구멍밖으로 머리가 보였지만 캣맘님께서 좀 더 기다리라는 싸인을 보내주셨다.

100%확률일 때 덥쳐야 했던 것!!!

몸의 반이 나왔어두 꾹 참고 몸 전체가 나왔을 때 담요로 덮었다.

드뎌~~~~ 그곳에서 빠져나오게 된 아이!!!

 

잡자마자 집으로 냅다 뛰어 올라왔다.

캣맘님은

3~4개월 되었을 아마 이제 막 엄마에게서 독립했을 아이라고 하셨다.

꼬질꼬질 몰골이 말이 아닌~ ^^;

이 모든 상황이 너무나 두렵고 무섭웠을 아이~

얼마나 갇혀 있었는지 캣맘님께서 들고 오신 이나바를 나름 잘 먹기도 하였다. 

 

<구조한 날>

2.JPG 1.JPG

 

<구조 3일째>

7월 20일~

구조하면 빨리 입양보내야 겠다고 생각한 나로서는

예상치 못한 아이의 사나움에 놀랐다.

길에서 사는 아이에겐 당연한거였는뎅................

경험이 없었던 나에겐 이 아이가 순화가 될 수 있을거란 확신이 없었다.

집에 적응되기 전에 다시 길로 보내야 할까~

갈등하는 나에게 캣맘님께서 노력해 보자 하셨다.

다묘가정이고 길고양이 경험이 많으신 캣맘님께도 거침없이 사나움을

보이는 이 아이를 내가 어찌 순화시킬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순화하는데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할 듯 했다.

 

두려움에 잠이나 제대로 잤을까.................

떡실신 되어 자는 아이!!!

10.jpg

 

12.jpg 

 

11.jpg

 

 

<구조 13일째>

7월 31일~

거처를 좁은 배란다에서 조금은 넓은 작은 방으로 옮겼다.

심심할까 싶어 넣어 준 생쥐인형으로 놀이중~

들어가 사진을 찍는 건 허락해 주지만

가까이 가면 하악질 해대며 가까이 오지 말라고 위협까지 ^^;

그래~ 니가 싫다면 멀리서만 볼게!!!

그래두 널 부르려면 이름이 있어야 겠다.

베트맨 가면을 쓴 것 같아서 니 이름은 베트야!!!

13.jpg

 

14.jpg 

 

 

<구조 대략 1개월반째>

8월 29일~

많이 안정이 된 듯~

하지만 사람은 거부!!! ^^;

15.jpg

 

16.jpg

 

18.jpg 

 

17.jpg

 

 

<구조 3개월째>

10월 17일~

나는 너에게 나쁜짓을 할 의도가 없다는 믿음을 주려고 많이 노력했다.

책을 볼 때, 스마트폰 검색할 때, 애니팡할 때, 딸아이 숙제 도와줄 때 등등~

나는 작은 방에 들어가 베트를 투명냥이 취급하며 내 할일을 했다.

슬쩍 와서 발냄새 한 번 맡고 가고~

누워있음 머리냄새 한 번 맡고 가고~

그렇게 2개월이 지나자 점점 마음을 열어준 베트~

애아빠도 퇴근하고 들어오면 베트방에 자주 들어가 주었는데

베트가 마음을 여는데 큰 도움이 된 듯 하다.

낮선 사람에겐 아직 경계를 하지만

우리 베트는 이제 순화 끝!!!

주인이 아닌~ 베트를 식구로 맞아줄 가정을 찾아줘야 할 때가

드디어 왔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해여 ^^

입양글 올리면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베트편집1.jpg 

베트편집4.jpg

베트편집2.jpg

 

베트편집3.jpg

 

 

 

 

 

 

 

 

 

 

 

  • ?
    행운이 2012.10.17 14:04
    ㅋㅋㅋㅋ내용이 진지하면서도 웃겨서 재미있네요
    냥이함께 쭉 같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
    하루카 2012.10.18 19:19
    행운이님~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베트와 쭉 살면 좋겠지만 비염, 알러지가 있는 딸애 때문에 좋은 식구를 찾아주려고 해요.
    집에 시츄도 있고 딸아이 땜에 작은 방에만 갇혀서 지내고 있는 베트한테 넘 미안해요.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좋은 가정에 막내둥이로 보내려구요.
  • ?
    소 현(순천) 2012.10.18 07:40

    수고 많았습니다.
    밖에서 그정도 살면 순화 하는데 사람과 살고 어울리는데 시간 걸립니다.
    자심이 가장 절박할때 도와준것도 사람이고 사람을 피해서 그곳으로 갔을터...그 양갈래 마음에서 사람의 손길을 받아 들이는 시간이 필요 한거지요.잘 기다려 주셨구요.
    저도 지금 엔진룸에서 구조한 2개월령 아가냥이 한달 가량 데리고 있는데 기존 두냥이와는 아주 잘 지내지만 ...자길 업어온 내게 아직도 거리두고 숨고 도망가고...잠이 오면 덜 할까..
    야성이 몸에 어느정도 베이면 꼭 시간이 필요 합니다.

  • ?
    하루카 2012.10.18 19:23
    소현님~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네~ 아무리 사납쟁이, 까칠쟁이라도 진심과 시간이 애교냥이로 바꿔주더라구요.
  • ?
    바아다 2012.10.18 17:12
    글을 참 재미있게 적으셨네요.
    그리고 아이가 마음을 열기까지 정말 잘 기다려 주셨네요.
    베트의 남은 생이 지금처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 ?
    하루카 2012.10.18 19:25
    바아다님~
    글재주 없는 제게 칭찬을 해 주시다니 감사해요 ^^
    저두 베트가 끝까지 넘치게 행복하면 좋겠어요.
  • ?
    프렌드지니 2012.10.19 16:21
    정말 좋은 분이십니다~ 그 용기와 따뜻한 마음~
  • ?
    하루카 2012.10.22 17:34
    프렌드지니님~
    과찬을 ^^;
    넘 감사해요!!!
  • ?
    터프리 2012.10.20 21:24
    긴글읽는데 하나도 지루하지않았어요^^
    정말 수고많이 하셨어요,,,
    배트맨 넘 이쁘게 생겼네요,,,
    부디 좋은 가족만나기를 빌어요,,,,,,
  • ?
    하루카 2012.10.22 17:35
    터프리님~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베트 꼭 좋은 가족 만날거에여 ^^
  • ?
    구공탄 2012.10.26 14:39
    대박훈훈하네여..ㄷㄷㄷ
  • ?
    사진찍고 기록으로 남겨주신 님의 수고로움 덕분에 따뜻한 이야기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님과 배트가 같이 살길 많은 분들이 소원하는 것 같네요~(저두요^^) 혹시 비염과 알러지가 있는 따님을 격리하는 건 어떨런지...?!!!ㅋㅋ;; ..........농담입니다...;; 이름도 이쁜 배트에게 물어보면 참 좋을 텐데요~~~"배트야~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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