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가 그젠가 ?
요즘은 매일 매일 괭이일에 허둥대다보니
그날이 그날같아서 언젠가 아스름하지만...
살짝 어스름해진 공원에 갔어요.
등에 배트민턴채를 둘러맨 어떤 아주머니가 나를 부르더군요.
" 아저씨~~ 아저씨~~ "
날더러 아줌마도 모잘라 아저씨래요.
그 아줌마눈이 향한곳엔 ...나하고 우리 멍뭉이 제니밖에 없었으니 ...개보고 아저씨라고 했을리는 만무하고. ㅎㅎㅎ
캄캄한 밤도 아니고
아무리 나온곳도 없고 들어간곳도 없고 등짝만 있는 아줌마라도...
실루엣만 봐도 뇨자인줄 알터인데...ㅎㅎㅎ
기왕이면 ...총각~ 이라고 불러주면 얼마나 감사햐? .ㅎㅎㅎ
아저씨가 아니고 아줌마란걸 알려드릴려고
괭이한테나 들려주는 최대한 이쁜 목소리로 대답을 했건만 계속 아저씨래요. 씨용!!
그러더니 하는 소리가
공원에 4번 가로등이 불이 안들어와서 자기는 무서워 죽겠대요.
가까이서 보니 그 아줌마가 더 무서워요.
가로등에 적혀있는 전화번호에 전화해서 빨리 시정시키래요.
무서워 죽겠다는 말은 연속남발이시구요.
그러더니 걸어가는데
평평한 길을 언덕 올라가듯이 걸어가요.
멀쩡한 길이 치받아 올라오기라도 하는듯이 다리가 한없이 올라갔다 쿵 떨어졌다. ㅎㅎㅎ
배드민턴 치고 한잔 하셨나봐요.
계속 ..아저씨와 4번을 번갈아 외치면서 갈지자걸음으로 나를 허망하게 해요.
술한잔 못먹는 나는
가끔 술먹고 기분 좋아져서 오바하는 모습들이 부럽기도 해요.
7년전인가 홍대에서 모임하던중
조금만 참고 살곰살곰 술 먹으면 기분 좋아질거라고 잉간들이 부추켜서 모험을 했었는데
기분 좋아지긴 커녕...몸에 기운이 점점 빠져서... 잔디밭에 주저앉아 일어나지도 못하고...죄없는 풀들만 깔아죽이고 난뒤부터
술은 내인생에 아웃하기로 했네요.
그리고 이제 아저씨도 됐으니
더 기운내서 쉼없이 일어나는 이 슬픈 일들을 이겨내야겠어요.
동물병원가는 길도 접종할때만 갔으면 좋겠네요.
살아있는 아이를 데려갔다 ...돌아오는 길엔 꽁꽁 여며지고 차게 식은 아이를 파묻어주기위해 데려오는건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깊숙히 아이들의 삶에 들어가는건 감당하기 힘든 슬픔이에요.
세월이 지나면 조금더 단단해지겠지 하는건 크나큰 기우인것 같구요.
가슴과 눈한테 미안해요.
싸리싸리하게 아파오는 가슴과 ....생각만 해도 눈물을 만들어내야하는 내 처진 눈.
아마 그 아줌니가 술 한잔에 헤롱헤롱 한건가..
날마다 참 가슴 아프지요...괭이 삶에 관여 하고 부턴...아침 7시에 내려가니 울송이가 내 차밑에서
나와서 밥주고...추우니 얼른 먹고 박스집에 가서 자거라...
그러면서 부는 바람 막아 주려고 그 앞에 쭈구려앉고... 밥주는 언덕 에 바위 계단 사이 사이에
심어진 철쭉 나무밑을 들여다 보고 어디가서 마른풀좀 가져다 저 밑에 두면 꼬미랑 송이 따스하게낮잠 잘것 같고.. 운동 나가면서도 송이 보고 집에 가서 자라고 잔소리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