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소를 두고 밥주며 돌보는 TNR된 암컷 두마리가 사는 곳에 한달전부터 갑자기 나타난 녀석이 있습니다.
제가 발견한 것은 며칠 되지 않는데, 주변 사람들 말로는 한달 반 전부터 거기 나타났다고 하더군요.
3개월이 넘어가는 녀석인데, TNR된 암컷 중 한마리가 심하게 녀석을 쫓아내려고 틈만 보이면 감시하고,
물어뜯고 싸우는 적이 종종 있었어요.
동네같으면 지가 알아서 어디론가 숨고 도망가면 되는데, 이 급식소 위치가 도망가기에 폐쇄된 그런 곳이라
어린 녀석이 다른 곳으로 도망 못가고 홈통 밑에 계속 숨어 살았어요.
아마 좀 더 크게 되면 폐쇄된 곳을 벗어나 도망갈 수 있을거 같은데....
제 눈앞에서 성묘한테 물려 마구 흔들려지는 모습을 몇초간 목격하고 너무 놀라서 뜯어말리긴 했는데,
많이 다쳤을까봐, 게다가 꼬리 끝 부분도 얼핏 목격한 바로는 털이 벗겨져 있더라구요.
사람들이 심심하면 성묘가 새끼를 물려고 싸우고 그런다고 해서 일단 다친 상처 치료를 위해
급 구조를 결심하고 며칠간 포획시도한 끝에 겨우 녀석을 통덫으로 잡았습니다.
아직 어려서 무게가 별로 안나가 통덫의 걸쇠에 끈을 부착하고 끈을 길게 해서 멀리서 잡고 잠복 근무를 했어요. ㅠ.ㅠ
아 너무 추웠습니다... 며칠 심하게 추운 날 있었죠... 하필 그 시점에...
겨우 며칠 시도한 끝에 잡아서 병원으로 데려갔는데...
두둥~~~~ 놀라운 사실은... 어딘가 크게 물려서 뜯긴 줄 알고 걱정했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크게 뜯긴 상처는 없었고, 억지로 털 비집고 찾은 상처라곤 작은 코딱지같은 딱지앉은 것 뿐,
눈에 띄게 큰 상처가 없었어요. 구조해서 병원 데려간 게 무안할 정도로... -.-;;
아... 이 작은 녀석이 놀랍게도 그 한달 넘게 물리고 뜯겼는데도 나름 잘 피했었나 봅니다...
아... 눈 한쪽 각막에 약간 긁힌 상처가 있었어요. 성묘 발톱에 그랬나 보더라구요.
그래서 안약 넣고 항생제 주사 맞고 퇴원했습니다.
날씨도 추워지니, 또 언제 잡힐지 몰라서 일단 예방 접종도 했습니다. 원충검사하니 원충 없이 깨끗했고요, (범백도 없어요)
구충제도 복용했습니다.
이녀석 밥도 잘 먹어요. 식욕이 좋아요. ㅎㅎㅎ 그러나 순화는 안 되어 있어요... 당연하죵 길냥이니.. ㅠ.ㅠ;;
선생님 말씀이 나름 방어하고 살았으니, 원래 살던 곳에 풀어주고 계속 추이를 지켜보는게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때가 되면 TNR시키면 된다고...
고민과 고민 끝에 며칠 밤을 하얗게 새고 원래 숨어있던 곳에 풀어주기로 했어요.
성묘한테 잘 버티고 살아야 할텐데... 얼른 많이 커서 다른 곳으로 도망도 잘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한겨울에 발정이 올 나이라 제발 그 때 잘 잡혀줘야 할텐데, 이번에 통덫으로 잡혀서 몇달후에 잘 잡힐런지 많이 걱정되네요...
꼬마야... 제발 잘 방어하고 잘 숨고 내가 주는 밥 잘 먹고 잘 크고 있어라. 그리고 나중에 TNR할 때 제발 잘 잡혀주길 바란다... ㅠ.ㅠ
아직 방사 전입니다. 예방 접종하고 원래 1 ~ 2일간 아이들이 컨디션이 떨어지고 아플 수 있어서
그거 회복하고 방사할 계획이에요...
제가 데리고 있으면서 입양 보내보고 싶지만, 제가 현재 돌보는 길냥이가 지금 많이 아픈 상태라 그 녀석 가는 순간까지 제가 업어야 할지 몰라서, 이 멀쩡한(?) 녀석은 그냥 살던 곳에서 돌봐주려고 합니다.
혹시 이 녀석 사진 보고 아.. 난 웬지 쟤가 끌리는구나.. 싶으신 분 계시다면 아직 방사 전이니 꼭 연락주세요 ㅠ.ㅠ
당장 욘석 데려다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