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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회원

2012.10.29 08:21

어느 아이의 죽음.....

조회 수 1062 추천 수 0 댓글 13

열흘 전쯤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은 공원에 있는 아이들 밥주러 가는길이였어요

대로변 옆에 서울시에서주는건지 장애인에게 장사할수있게 작은 콘테이너박스주는곳이 있잖아요

왜 매점도하고 하는...

 

그곳을 지나는데 쓰레기더미를 뒤지는 러블믹스가 있는겁니다

빼짝 마른 모습이 오랬동안 무얼 먹지못한 모습이더라고요

어머 아가야...하니 콘테이너 박스밑으로 후다닥 도망갑니다

그래서 마침 예비용으로 갖고 있던 비닐그릇에 사료와 물을 콘테이너 밑으로 넣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순한듯하더라고요

켄도 닭가슴살도 같이 전단지위에 놓아주니 허겁지겁 미친듯이 먹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그 좁은 바닥에서 납작 엎드려야만 하는 곳에서 그 담날도 또 그담날도 엎드려있는겁니다

그곳이 낮에는 그 앞에서 할머니가 야채를 파는곳이거든요

제가

그곳을 잘 지나는곳이 아닌데 낮에 일부러 가서 슬쩍 밑을 들여다보면 아이는 그 밑에 숨어있고 할머니는 모르고 그 앞에서 장사하시고요

아마도 그렇게 움직이짖도 못하고 숨어있는것 같더라고요

밤이면 제가 다시 가서 사료와 물을 주고 넉넉히 3일정도분을 놓아두었어요

여튼 엄청 먹고 물도 엄청 마시고요

그리고 할머니 장사하시는 옆에다가 떵도 엄청 누었길래 할머니가 수상히 여길까봐 치워놓고요(7덩어리 ㅠㅠ)

그러면서 아가야 얼른 밥먹고 기운내서 다른곳으로 가야지 이곳은 너무 좁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대로변이라 위험하잖아~

얼른 기운 내고 용기내~~

이야기했어요

아마도 이 아인 배도 고프지만 무서웠던것 같고 암만해도 집나온 냥인듯도해서 이아일 구조해야하나 어쩌나 하면서 머리가 지끈 지끈 걱정하던중 아이가 5일만에 밤에 가보니 없더라고요

 

아~용기내고 다른곳으로 옮겼구나 밥은 분명히 먹으러 올거고~

한시름 놓았죠

매일 아기가 보이진 않아도 밥과 물은 없어지길래 다행이다 싶었어요

며칠 안보이더니 그제 콘테이너 밑에서 앉아있더라고요

그래 건강하구나~ 인사하고 안심하고요

 

그런데 어제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좀 늦어져서 밥 10시경에 갔어요

밥그릇이 그 좁은 바닥구석으로 밀려있어서 기다란 나무가지로 끌어내고 물그릇은 아무리 꺼내려해도 안되서 콘테이너 옆으로가서 꺼내려 돌아서는순간 악!! 아이가 머리에서 피가 터지고 얼굴에 피가 튄채로 아이가 죽어있는겁니다....

 

아...너무 놀라고 너무 슬프고 갑자기 당황한 저는...발길을 급히 돌려서 박스를 가지러 집으로 오다가 마침 마트가 문을 닺지 않아 박스를 가져와 아이를 신문에 싸서 담는데...

아직 굳지가 않은겁니다...

하지만 목이 꺾인듯하고 머리가 터진듯...

교통사골까...아님 사람이 던질걸까...

후둘후둘 떨면서 밤길을 아이담긴 박스를 안고 밥가방 물가방메고 집마당으로 데려왔죠

남편에게 자기야..나와봐 아이가 죽었어 하니

얼른 나와서 아무말없이 땅을 큰 삽으로 파줍니다

저는 옆에서 멘....붕....

더욱 맘이 아픈건 아이의 발바닥이 말랑말랑한 그리고 하얀 젤리인겁니다...

박스에 담을때보니요...

아마도 집나온지가 얼마 안된 그래서 길생활이 서툴고 무서워서 그 좁은 콘테이너밑에서 나오지도 못한겁니다...ㅠㅠ

아...자책감이....

 

아이를 묻은 땅을 꼭꼭 밟아주며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가야...너의 별로 잘가고 있지...

미안해...너를 더 지켜주지 못해서....

아이는 지금 저의집 앞마당에 있어요....

잘가...짧은 만남이지만 그래도 난 너를 많이 걱정하고 사랑했단다...

 

 

  • 마마(대구) 2012.10.29 08:44
    어쩌다 그랬을까? 어찌 되었던 사람으로 인해 그리 되었을텐데 미안하네요 같은 인간인데 어째 그리 다를까묘?
  • 옹빠사랑 2012.10.29 09:30
    목이 꺽인것이 누가....아님 교통사곤지....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제가 그곳에 밥을 안주었담 아님 구조했음....
    밥주면서도 매일 그 아이가 걱정됐었는데....
    이렇게 이런 죽음으로 저하고의 묘연이라니...맘이 저립니다....
  • 호랑이와나비 2012.10.29 10:32
    오늘은 아침은 가엾은 아이들의 죽음에 맘이 무너 지네요
    저도 지켜보다가 기회를 놓쳐서 다시는 못보게 된 아이로 인해
    좀더 적극적으로 구조못한 일이 내내 맘속에서 떠나질 않아요 ㅠ
    님의 마당에 편히 거두어 주어서 ~~그곳에서 두려움없이 편히 쉬거라
  • 아...이 아이 버린 사람 정말 천벌받을겁니다 ㅠㅠ
  • 옹빠사랑 2012.10.29 10:52
    정녕...버려진 아이가 아닐거라 믿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죽어서라도 제 앞마당에 있어서 그렇게나마 거두어줄수 있어서 위안이 됩니다
    서툰 길생활이 얼마나 두렵고 고생스러웠을까 생각하면 이렇게라도 제 앞에 있는것이........

    오늘은 작은 꽃 하나라도 아이 앞에 놓아주려고요......

    우리집 앞마당에 두번째 아이네요....
    먼저번 아기 하나도 별이 되었었거든요
  • 소피 2012.10.29 12:50
    밥주러 갈때마다 죽은 아가가 있을까봐서 항상 두렵습니다.ㅠㅠ, 길바닥에 검은 비닐봉지를 보고도 가슴이 철렁~ 해집니다. 어둡고 눈도 나쁜지라 구분이 잘 안가서 항상 놀라곤 해요//
    불쌍한 아가야 인간세상 돌아보지말고 떠나거라... 다시태어나더라도 이 나라에, 고양이의 몸으로
    태어나지 말거라,,
  • 시우 2012.10.29 13:56
    맘이..심란하시겠어여..
    많이 알던 아이건 모르는 아이건 슬픈 죽음에 맘이 더 아프네요..ㅠ ㅠ
  • 옹빠사랑 2012.10.30 09:22
    그런데 어제도 현장에 가서 봤는데 교통사고면 주변에도 피가 튀었을텐데
    아이가 누워있던 자리에서 머리가 터지고 목이 꺽이고 피가 머리 누인 자리에만 있는것이
    아무래도 사람이 그곳에다 머리를 찍은것 같아

    혹 어느 인간의 소행이면 꼭 천벌받게 해달라고 빌었어
    이런 기도도 들어주시는건지 모르겠지만.....
  • 시우 2012.10.31 13:51
    뿌린대로 거두게만해주세요 라고 기도하면 천벌 받을거에요..그인간..
  • 미카엘라 2012.10.29 14:19
    글을 읽는 저도 이렇게 속상한데 옹빠님은 얼마나 힘드실까요?
    아휴~ 정말 이런일 생길때마다 땅이 내려앉는것 같아요.
  • 소 현(순천) 2012.10.29 17:32
    짧은 만남과 긴 이별..
    며칠동안 들인 정에 가슴아픈 우리들...
    더 아파하고 슬퍼해도 다시 일어나 사료봉지들고 걸어야 하는 우리들.
    조금만 슬퍼해요.
  • 옹빠사랑 2012.10.30 09:17
    너무 무서워서 만지지도 못하고 머리가 꺽인채로 묻힌것이 맘에 걸려요.....
    깜깜한 밤이라서 더 무섭고 슬프고...정신도 없고요

    오늘도 잡초지만 마당에서 뽑아서 옆에다가 놓고
    꼭꼭 밟아주었어요
    잘 갔지...하면서....
  • 버린주인도 나쁜인간.
    교통사고로 죽었던 고의로 죽였던 그인간도 나쁜인간.
    왜 그 아이들도 하나의 생명이고 영혼이 있다는걸 모르는걸까요.
    사실 사람이 더 더럽고 추잡한데도 사람은 조금만 일이 나면 난리가 나면서도....
    우리나라는 언제나 동물법이 강력해져서 모든 생명있는것들이 인간과 더줄어 마음놓고 살아갈수있을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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