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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길냥이사진관

길냥이였어요
2012.12.29 03:13

이제 다신 만날 수 없는 우리집 막내

조회 수 3584 추천 수 6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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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저희 집 앞에서 처음 만났어요. 약 5-6개월령 정도 되어 보였구요.

처음 보는 저에게 마구 달려와서는 밥을 내놓으라 당당하게 요구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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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 받고 와서도 이렇게 벌러덩 드러누우며 애교 작렬.

이런 녀석 그대로 두는 건 도저히 안될 것 같아

가족 찾아주기 위해 10월 16일 집에 들이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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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양이 아줌마, 개 오빠들과

나름 행복했던 15일이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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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새 가족의 품으로 안겼습니다.

가자마자 폭풍 적응력 뽐내며 집사님 무릎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네요.

그런데 가족 중 한 분의 알러지로 닷새 만에 결정된 파양.

(고양이를 반려해본 적이 없는 집이라 알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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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저희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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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 혈액 검사와 초음파 후 복막염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간이 너무 좋지 않아 이 정도면 힘들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설사, 구토 없음, 입 짧으나 식욕 아주 왕성한 상태였어요.

약 2주 가까이 밥도 잘 먹고 쓰디쓴 약도 받아 먹어가며 희망적인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살을 찌우려고 이거저거 먹이니 전보다 훨씬 좋은 맛동산도 생산해주고 그러셨거든요.

 

그런데 진단 받은지 13일 째 되는 날 밤 갑자기 휘청거리며 잘 걷지 못하고 쓰러졌습니다.

그렇게 쓰러진 녀석은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일어나지 못했어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사흘째 되던 26일, 오전 10시에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

 

 

병원을 다녀오고 나서야 전 우리집 막내로 품어야겠다 뒤늦게 결심을 했습니다.

조금 더 빨리 받아들여 온 마음 다해 사랑해주지 못한 게 너무도 미안합니다.

약 8개월. 힘겹고 짧았던 묘생 훌훌 털어버리고 고양이별로 홀로 떠난 여행길,

우리 막내 동생 모모투가 외롭지 않게 한 분이라도 더 기억해주세요.

 

 

 

  • ?
    소 현(순천) 2012.12.29 09:00
    꼬리가 토끼 꼬리처럼 부풀어 이쁘네요.나름 최선을 다한 노력이였으니 넘 서운해 하지 마세요.
    냥이 복막염은 달리 방법이 없다고들 하던데.
    그래도 그 당당함에...일직 가족으로 받아주지 못한 아쉬움은 오래 남으리라 믿지만.미안하고 아프고 시린 마음..그래도 차디찬 길위에서 삶을 마감 하지 않아서 다행이고요.
    사랑하는 엄마가 있었으니 먼 여행도 행복 길을 따라 갔으리라 믿습니다.
  • ?
    틸다 2012.12.29 15:34
    여기저기 알아봐도 그렇다더라고요. 언젠간 보내야할 아이라 생각하고 돌보다보니 많이 정이들면 저도 더 힘들어질 거 같아서... 겉으로나 챙겨주는 거야 저희집 사는 애들이랑 똑같았을지라도 제 마음이 그랬으니 그게 그렇게 미안하네요. 마지막을 지켜보고 있으니 차디찬 길 어느 구석에서 생을 마감할 많은 길고양이들이 더 안타까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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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칩[운영위원] 2012.12.29 10:49
    아가야... ㅠㅠ 너무 이쁜 아이네요.. 우리 창희랑 너무 똑같이 생겼어요... ㅠㅠ 우리 창희도 토끼 꼬리에 동그란 배에.. 우리 아이도 12/17일날.. 별이 되었어요 ... 모모투야.. 별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해라..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 창희 만나면 같이 잘 지내.. 너랑 똑같이 생겼어 사진 보고 우리 창희 사진인줄 알고 한참을 울면서 봤어요.. 너무 이쁘다.. 작은 천사들..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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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다 2012.12.29 15:42
    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어디선가 카오스들이 유전적으로 수명이 짧다? 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는 것 같은데... 모모투가 나타나기 전에 모모투랑 꼭 닮은 모모라는 애도 있었는데 이 녀석은 집에 들이지는 못했었고, 마지막 날 구석으로 숨어들면서 밥을 거부하더니 그 다음날 사라졌어요. 만난지 일주일 만의 일이었네요. 그리고나서 이틀 뒤에 모모투가 나타났고요. 참 신기했죠. 둘이 자매가 아닐까, 유전적으로 같은 문제를 갖고있었던 게 아닐까 추측만... 그저 추측만 할 뿐입니다. 가면 모모 꼭 만나서 같이 지내라고 했는데 창희까지 셋이 어울려 놀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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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냥이 2012.12.29 10:55
    어우 오늘 아침 소식들은 참.. 가슴아프게하네요. 쪼로미 지밥그릇에 고개박고 밥조 묵고. 막내로서 이쁨 더받아도 되는데. . 일찍 가버렸노.. 저도 울새끼들한테 더잘해줘야겠어요.. 짧지만 굵은 행복 안고서 행복하게 갔을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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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다 2012.12.29 15:43
    그러게 말입니다. 조금만 더 지내지... 그래도 별다른 증상 없이 그동안 잘 버텨주어 고맙기도 하구요.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평소에 잘 챙겨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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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별얼루기 2012.12.29 12:01
    틸다님 ! 힘내세요!
    댓글한번 안남겼지만 님 블로그 보면서 눈물 흘렸는데 여기에서 모모투를 다시 보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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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다 2012.12.29 15:44
    네, 모모투 사진 보며 울고 웃고 하다가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셨으면 해서 여기에도 쓰게 되었네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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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ldfish 2012.12.29 13:16

    평범한 얼굴이 아니네요. 물게 개성있고 귀엽게 생긴 고양이네요. 한번 보면 그 얼굴을 단반에 구별할수 잇을 만큼 고야이 모델을 해도 될것 같아보입니다. 살아있을때 무척 영리한 고양이 엿을것 같습니다. 자꾸 사진을 클릭해서 보게 되네요 원인이 무엇이었을지 배가 많이 불러있네요. 그 사이 예방주사를 맞았었더리면 .... 8개월 너무 마음아프네요 삼색냥이라 여아일듯한데  너무 일찍 중성화하신것은 안니지요
    어린 고양이를 사람이 너무 자주 안으면 고양이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고양이를 지나치게 많이 안고 쓰다듬는것 좀 자제해야한다고 봅니다. 사람에게는 고양이에게 좋지 않은 세균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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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다 2012.12.29 15:51
    배는 간이 너무 좋지 않아 복수가 찬 것이고, 그 원인이 복막염인지는 확진이 불가능하고, 다만 어린 고양이가 이 정도로까지 간이 안 좋아졌을 때는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높다구요. 복막염은 치료법이 없어서 간 약이랑 밀크씨슬만 열심히 먹였네요. 접종은 3차까지 모두 시킨 건 아니지만 한 번은 맞았었고요, 중성화는 비슷한 월령의 저희집 마당냥이 남매와 함께 시켰는데 그 녀석들은 지금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그리고 제가 어디에 앉아있든 시도때도 없이 스스로 제 다리 위로 올라와서 골골댔어요. 쓰다듬어주다 손을 떼버리면 제 얼굴을 바라보며 품에 파고들면서 애옹거리면서 더 만져달라고 요구했고요. 따로 혼자 자고있거나 하는 애를 데려와서 끌어안고 만지고 귀찮게 한 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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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냥이 2012.12.29 20:56
    울강아지 하나 4년전 완전 바야바 행색으로 풀뜯어먹고 있던 아일 데리고왔는데 올 8월 간종양 판정으로 간은 한순간 안좋아질수있다고.. 살은 많이 빠졌는데 놀고 먹고하는건 같습니다. 간은..... 그렇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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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다 2013.01.16 23:38
    아 강아지도 간은 그런가보군요. 얼마 전에 블로그 이웃 분들 중 한 녀석도 지방간이 와서
    식사 거부하기 시작하더니 병원 치료 받아도 황달은 더 심해지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별이 되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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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쮸니메이 2012.12.29 14:27
    ㅠㅠㅠ너무 가슴이 아프네요..위 사진엔 정말 건강해보이는데...정말 안타깝구 슬프네요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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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다 2012.12.29 15:52
    쓰러지기 4일 전까지만 해도 같은 모습이었어요 언제나.
    그래서 이렇게 갑작스럽게 달라진 모습이 더 낯설고 견디기가 힘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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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아다 2012.12.29 23:07
    제목보고 슬플것 같아 얼른 스크롤 내리다 사진들 보니 너무 행복해 보여 읽어봤는데
    역시 마지막엔 눈물 뚝.. 이네요...ㅠㅠ
    사진들이 꼭 모모투의 짧은 생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같아 더 슬퍼요...
    저렇게 밝은 모모투의 모습.. 기억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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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다 2013.01.16 23:32
    정말 행복했던 모습들만 기억하고 싶어서 아프기 시작하고나서는
    사진 많이 찍지도 않았지만 몇 장 찍은 것도 보고싶지 않더라고요.
    얼마 전에도 묻어준 곳에 다녀왔는데 옆에 다른 냥이들도 가끔 왔다갔다 하고
    그래도 외롭지 않을 거 같았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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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립자 2012.12.30 12:33
    복막염이 정말 무서운 병이네요..
    책 찾아보고 공부했어요..백신도 없고 치사율이 높은 병이라고..
    너무나 귀엽고 예쁜 아이랑 이별을 하게 되어
    정말 뭐라고 위로를 드려야 할지..
    저도 틸다님이랑 같이 했던 모모투를 오래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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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다 2013.01.16 23:34
    복막염이 맞다면 무조건 사망하고 만약에 죽지 않는다면 그건 복막염이 아니라고까지 한다더군요.
    냥이들 병... 정말 무서운 거 같아요. 전염성 질병도 그렇고.
    고맙습니다. 우리 모모투 이젠 아프지 않은 곳에서 행복하게 뛰어 놀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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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니드리 2013.01.07 17:50
    이번에 아가들 남기고 간 우리 이투(이쁜이투)랑 너무 닮아서 눈물이 나네요..
    특히 얼굴쪽 검은무늬가 흔하지 않은데 너무 생각날 정도로 비슷하네요...
    이젠 더이상 눈물은 안나올 줄 알았는데....보고있으니깐 또 생각나서...
    모모투도 우리 이투보고 닮았다고 당황하지 말고(^^;) 하늘나라 가서 사이좋게 잘 지내....안녕....
  • ?
    틸다 2013.01.16 23:36
    아휴.. 우리 모모투 정말 만날 아가들 많아서 외롭지 않겠어요.
    흔치않은 미묘였죠. 묘한 코트에 완벽한 흰양말까지.
    모모투~ 언니 모모랑 저기 위에 창희랑 그리고 이투까지.
    만나서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지?
  • ?
    가지맘 2013.02.22 22:10
    아,,틸다님의 모모투가 어떤 아긴가 전 이제 알게되엇네여,,아이들이 아플때 더구나 방법이 없단 말 들을때 그 참담함 짐작합니다.. 오랜 시간 함께하진 못햇지만 서로 나눈 기억과 사랑의 크기는 시간에 비례하지 않으니 미안함에 자책하지 마시고 사랑스러웟던 행복한 기억만 간직하세여,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저도 모모투가 편안하길 행복하길 그리고 틸다님과 또 다른 생에서 다시 인연을 맺어 만나길 바랄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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