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길냥이

길냥이들은배고파요.

by 김갸비 posted Oct 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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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길냥이가 무지 많다.

그 중 한마리는 벌써 우리집에 들어와 터를 잡은 김통통이며,

그 외에도 안면을 트고 반갑게 인사를 하거나 음식을 나눠먹는 아이들이 있다.

 

처음엔 그냥 그 정도였다.

너무 배고프고 꺼칠해보이거나 아기를 데리고 있는 어미이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을 끄는 아이들을 지나치지 못하고

집으로 뛰어가 사료나 캔을 가지고 와 나눠주곤 하는 그 정도.

 

하지만 언제인가부터

비슷한 시간대에  꼭 그자리에서 우리를(오지랖자매)기다리는 냥이들을 만나게 되었고

하나둘씩 이름을 지어주고 마음을 나누다

급기야는 이동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기 보다는

정기적으로 길냥이 밥을 챙겨주시는 아주머니(3년동안 안가는데 없이 구석구석 다니시며 아이들 맘마를 챙겨주셨단다)를

우연히 알게되어 잠시동안 몇 구역을 부탁받고 하루에 한번씩 밥을 챙겨주러 다니게  된거다.

 

회둥이.jpg

 

멋진 그레이컬러처럼  침착한 성격의 회둥이.

저녁 6시쯤이 되면 사진의 빨간벽돌 벽 앞에 앉아서 아기고양이 꼭꼭이와 함께 우리를 기다린다.

회둥이는 아기 꼭꼭이에게  늘 먼저 밥을 양보하는 착한 녀석이다.

 

꼭꼭이.jpg

회둥이와  늘 함께 있는 아기 꼭꼭이다.

우리 김꾹꾹이랑 많이 닮아서 지어진 이름이다.

어떤 사연으로 둘이 함께 다니게 된건진 모르겠지만

모성애강한 고양이의 특성상 혼자있는 아기냥이를 지나치지 못하고 돌보게 된 건 아니었을까 생각해봤다.

꼭꼭이는 매번 작은 목소리로 야옹야옹 하는데

동생이 처음 만나 밥을 줬을 때 너무 배고팠는지 빛의 속도로 먹어치우며 요란하게 야옹야옹했다고 한다.

지금도 꼭꼭이는 모습보다는 소리로 먼저 찾아지는 아이다.

아직 아기라서 그런가..

 

카레.jpg

카레는 아주 아기였을 때부터 알고지내던 아이다.

엄마와 형제들 함께였었는데 어느날 모두 사라지고 혼자만 남게되었다.

너무 아기라서 걱정했는데 더운 여름 잘 견뎌내고 건강하고 똘똘하게 자라주었다.

카오스냥이들이 원래 똑똑하다더니 카레는 그 본보기같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말통할거같아 ㅋㅋ

카레도 차 밑에서 언니들이 자전거타고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저렇게 웅크리고 앉아서.

 

금동이.jpg

 

문제의 금동이.

냥이 밥주는 일을 부탁받고부터 알게 된 아이이다.

그래봤자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는데 너무너무너무 심하게 친해졌다.

보고싶다고 동생은 하루에도 몇번씩 금동이를 찾아가서 놀아준다.

길냥이들이 너무 사람이랑 친해져도 위험하니 좀 거리를 두어야 하지만

금동이의 애교에는 천하장사가 와도 무너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처음 밥을 주러 간 날 먹이를 주는 손을 핥아주었으니까. 허..

금동이1.jpg 금동이1-1.jpg

난생 처음보는 꼬리 낚싯대를 넋을 잃고 바라보다 몇번 툭툭 건드려보더니 재밌어서 뒹굴뒹굴 난리가 났다..

 

금동이2-1.jpg 금동이2-2.jpg 금동이2-3.jpg 금동이2-4.jpg

밤이고 낮이고 금동아~~ 부르면 뛰어나와서 머리를 비벼대고 주변을 왔다갔다 하다가 앞에서 배 보이고 뒹굴뒹굴.
핸드폰 폼폼을 가지고 신나게 놀고있는 이 아이가 정녕 길냥이인가.

호랑이.jpg

멀리서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는 호랑이.

금동이3-1.jpg 금동이3-2.jpg

엄마 예뻐해주세요 하고 다가온다.

금동이4-1.jpg 금동이4-2.jpg

눈곱을 떼어줬더니 아예 벌렁 드러누워버렸다

금동이6.jpg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게 걱정되어서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표시로 스카프를 둘러주었다. 

금동이7.jpg

이렇게 번쩍 들어올려도 손톱한번 세우는 일이 없다. 아이 꼬질꼬질해..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 길냥이들에게 밥을 나눠주고 이름을 지어주고 그렇게 지낼 것이다.
어쩌면 식구가 몇 더 늘어날 수도 있고 점점 더 많아지는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기 위해
친구를 만날 시간이나 나를 위해 갖는 여유로운 시간같은 것은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주는 밥 한끼가 아니면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작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 일을 멈출 수가 없다.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해서
아니, 그런것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냥 모른척만 해줘도 너무 좋을텐데 말이다.
 
고양이가 쓰레기를 뒤지는 건 배가 고파서이니 밥을 주면 해결될 일이다.
늘어나는 개체수는 중성화 수술 신청을 하면  해주니까 단번에 해결은 안되어도  함께  신경쓰면 점점 줄어들 수도 있고,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개도 고양이도 생명으로 인정해주기만 해도
매일매일  동물학대나 살해 같은 무서운 소식은 접하지 않고 살수 있을텐데.....말이다...

 

오랜만에 사진관 놀러왔어요~

블로그에서 그대로 가져온 글이라..다..로 끝나는 글체입니다요~ㅋ

금동이는 곧 저희 집으로 들어오게 될 녀석입니다.

이쁘게 씻기고 병원도 가고 토실토실하게 살도 찌워줄 거에요.

너무 순하고 이뻐서 임보하면서 좋은 엄마찾아줄거에요~

우리 금동이한테 관심 있으신 분 말씀만 해주세요~~^^

아직 아가라 그런지 저희집에 있는 성묘들보다 더 애교가 많네요.

심지어 이름을 부르면 온다는..깜짝 놀랐더라죠.몇번씩 불러봐도 부르면 오는게 신기할 따름.ㅋ

날씨가 쌀쌀해졌어요~

모두들 건강 조심하시고 ..날씨가 추워지면 밖에 있는 아가들 먼저 걱정이 되네요.

다가오는 올 겨울 모두들 무사히 잘 보내주길 하는 마음입니다.

또 올게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