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날 이전부터 이틀을 송이가 어디로 갔는지 안보여서 애간장을 태웠지요.
다행히도 앞단지 지하 저수조에 살고 있는 우니는 2호 밥자리에서 밥을 먹어서
안심이 되고요.
1호 밥자리엔 큰 넘들이 많이 오고..부돌이 흰점이 부영이. 동이..그리고 울 송이
부영이만 빼고 모두 숫냥이라지요.
뒷동 밥자린 주택냥이들이 넘어 오니 몇넘인지 몰라요.
어느날 앞단지 지하 저수조에 사는 카오스 반반이 우니를 울 꼬미 보낸뒤에 발견하고
그앞에 먹을것 놔주니 흰점이가 싹슬이 하고.
우리 아파트로 올라 왔다가 송이한테 꽁지 빠지게 도망가서 지하 저수조 구멍으로 들어가니
송이가 30분가량 보초를 서더군요.
걍 꼬미 대신 친구로 잘 지내다 울 송이 총각 딱지나 떼면 될것인데..........
큰넘들 한테는 다 밀리고 동이한테만 비슷하대요.
설 전날 전 부치고 나물만들고 일하던중 인터폰이 와요.
송이 왔다고요.
48시간만에 만나서 밥 먹이고 닭가슴살 먹이고..그걸 본 울 딸은 웃기만 하고요.
울 아들은 어이 없는지 그냥 할말을 잃고..ㅎㅎㅎ
정신나간 사람처럼 밥가방 챙겨 후다닥 나가는 엄마가 뭘로 보였을까요? ㅎㅎ
설날아침 일찍 내려가 봐도 송이는 안보이고..정오 무렵 베란다에서 밖을 보니 송이가 와서
경비실부근을 맴 돕니다...늘 뭘 주던 경비님 근무일 아닌줄도 모르고.
위에서 불러 놓고 또 급하게 가방 챙겨 들고 나갑니다.
울 아들. 딸.걍 무심히 바라봅니다.
집안에는 구슬이가 갑자기 식구가 늘어 나자 숨고 도망 다니느라고 정신 없고.
애들은 안아 보고싶어 하지만..아직도 야성이 남았나 봐요.
설날 오후 산소에 갔다가 애들 터미널에 내려 주고 집으로 오면서 보니 2호 밥자리에우니가 와서 밥을 먹고 있네요
그래 그곳에서 먹어라..눈키스 날리니 도망가네요.
주차장을 가로질러 언덕을 내려가 지하 저수조로..ㅎ
설날 전날 저녁에 밥자리 마다 캔 두개씩 터놓고..설이니까요..ㅎ
어제 부터 송이가 아파트에 자주 보여 줍니다.
엇저녁도 밥먹고사라지드만 오늘아침은 지하실도 박스집에도 없드만 어디서 날라 오네요.
근데 밥자리에 치즈 동이가 밥을 먹으니 가질 못합니다.
아직도 제 밥자리를 지키지 못하니 집은 지킬수 있을라나...
그래서 동이를 보내고 밥자리로 부르니 오긴 오면서도 저만치 동이가 무서운지...멀리 동이를 보내니
와서 밥 한그릇을 뚝닥 합니다.
"송이야!! 여긴 뉘집이고 밥집이니 제발 지켜라..제발좀...그리고 집도 지켜야지"
잔소리 하던 말던 밥만 먹고.
내가 출입 하는 출입구 지하 계단 밑에 송이 박스집을 옮겼어요.
지하실 입구 계단 밑에 놔둔 부직포 박스에서 잠을 자거든요.
대신 아파트 베란다밑에 놔둔 박스집은 1호만 놔두고 다 철수 했어요.
왜 갑자기 송이가 자기 밥자리를피하는지..그 이유가 박스집 철수 하면서 보니 누가 잤는지
깔아준 방석이 흙 투성이더군요.꼬미 죽고 나서 봐도 아무도 잔 흔적이 없었는데..
주변 숫냥이들이 잠을 자고 진을 치니 송이가 자꾸 밀리네요.
소독하고 포장해서 지하실에 넣어 두었지요.
울 송이가 아파트 터줒냥이가 되는 날까지 이제 집은 만들지 않으렵니다.
송이야!! 이제 봄도 올것이고 제발 밥자리. 잠자리도 잘 지켜다오!!
그날이 올때까지 밥 엄마가 지켜줄테니까!!
그리고..이곳도 협력병원이 생기면 만사 제쳐두고 부돌이.흰점이.동이. 블랙이를 잡아다 빈땅콩을 만들려구요
그러면 울 송이가 날개 달고 기좀 펴겠지요?
그리고 일년후에.................울 송이도 빈 땅콩으로 만들겠다는 야무진 꿈이 있답니다 ㅎㅎ
티엔알해도 원래 힘센 넘은 영역에서도 잘 안밀리던데..
음식하시다 말고 먹을거리 싸들고 내려가시는 모습 상상하니 ㅎㅎ송이는 참 행복한 냥이네요^^
소현님 새해 복 아주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