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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저녁무렵에 

갑자기 시엄니께서 오셨어요.

 

청소기 한창 돌리는데 현관문 여는 소리가 나는듯 싶더니 ...ㅎㅎㅎ 

지나가던 길에 들리셨다고 시엄니께서 들어오시네요.

 

순간 이눔의 괭이시끼들을 어째야 하나?  개만 두마리 기르는줄 아시는데. ㅠㅠㅠ

 

먼저 투병중에 누워계신 멍뭉이 제니를 보셨습니다.

두눈은 백내장으로 하얗게 변한체 이불 깔고 덮고 자리 보전 하고 계시던 제니.

할머니 들어오시는 소리에 ...집 지켜야겠다고... 짖습니다.

카랑 카랑 동네 떠나가라 짖어서 망쪼였던 그 목소리가... 할~~ 할할~~....에서 ...알~~ 알알~~ 로 슬프게 바뀐체.

 

"아이고~  쟤 아직도 살아있냐?   넌 의리가 있구나~"

 

그러구선 안방으로 들어가십니다.  

접대묘 삐용이가 어데서 날라 쫓아 들어갑니다.

할머니 양말에 코를 박고 다리에 부비부비~  ... 할머니 살짝 이뻐라 하십니다.  나 좋다는데 내칠 사람은 없죠. ㅎㅎㅎ

 

드디어 할머니 본론이 나오십니다.

성당은 이단이니 개신교로  나와서 당신설교를 들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얘기하십니다.

 

네~ 네~ 하면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립니다.

 

그러던차... 언놈인가 방문을 박박 긁습니다.

일났군~ 언놈일까? 하면서 문열어보니 봉달군이 머리를 디밀고 들와서 또 할머니 냄새를 맡기 시작합니다.

 

" 얘는 또 뭐냐?  두마리냐? 아이고~ "  그러십니다.

 

제가 배시시 웃습니다.  속으론 다른놈들은 제발 할머니 가실때까지 안나오고 잠이나 푹자야하는데 하면서.

 

한참을 또 다시 설교하십니다.

성령을 안받아서 병에 걸리는거고 ...다 죄인이고....

막 그러시더니...  니 자식을 어떻게 기를셈이냐고 하십니다.   다 자라서 자랄수도 없는데요 뭘~ ㅎㅎ

 

그러구 있는데 또 누군가 문을 벅벅 긁습니다.

안열어주면 문 빵구 내는 놈들이라 또 열어봅니다.

 

이번엔 공주입니다.

시엄니 눈이 자꾸 커지십니다. ㅎㅎㅎ

며느리만 내 아들 등골 빼먹는게 아니라...며느리뇬이 좋아하는 개고냥이까지 내 아들 등골을 빼먹는구나~ ..

눈빛이 흔들리시면서 물어보십니다.

 

" 또 있냐? "

" 에?????   에에~~~~~~~~~~ '

 

전도가 급한 분이라 또 다시 성경을 얘기하십니다.

저는 죄없는 방바닥에 그림만 그려댑니다.  ㅎㅎㅎ 

 

그러던차...  또 문벅벅입니다.

 

이번엔 시엄니께서 문열어보십니다.

 

소심한 산이눔이 놀란 토끼눈을 하고 .... 문짝뒤에 얼굴 반을 가리고 들여다봅니다.

 

시엄니 ...." 어이쿠~~" 하십니다.   ㅎㅎㅎ

저는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한분 더 계시는데 마저 들키기전에 얘기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면서.

 

원래 눈이 찌끄매신 울 시엄니.... 윤다훈 눈처럼 커지고 튀어나오기 시작합니다.

 

설교는 이제 절정에 다다릅니다.

밤새워 기도를 드려도 가족들이 교회를 안나오고 며느리는 성당엘 나가니  너무 슬프시답니다.

 

그러던중 마지막 벅벅~

아주 시커먼눔...눈에서만 불이 나는눔... 블래기가 세다리로 겅중거리며... 방구석으로 들어옵니다.

 

오~~ 할렐루야~ㅎㅎㅎ

 

좁은 방구석에.....  시엄니와 저....괭이시키들이 다섯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날따라 삐용이는 먼지가 한자나 쌓인 장롱위에 뛰어올라가서 ...회색먼지를 날리고 있습니다. 

 

" 할머니~ 저 날아뛰기 잘하죠잉~  ㅎㅎ " 하는듯이.

 

시엄니는 기막혀서 웃고....저는 이 상황이 왜그리 웃기는지 ... 배를 쥐어짜며 웃었습니다.

 

" 또 벅벅 거릴놈 남았냐? "

 

" 아니요~  이제 끝이에요~"

 

그렇게 두시간 설교속에 다섯아이들 다 들키고 ...

아마도 울 시엄니 집에 가시면서 며느리뇬 욕깨나 하고 가셨을겁니다.

 

나오라는 교회는 안나오고 집에서 괭이새끼들만 껴안고 저러고 있었구나~ 하면서요. ㅎㅎㅎ

 

아!! 

그리구 현관앞에 물그릇 밥그릇도 보셨습니다.

 

보셨던지 어쨌던지...

돌아가시는 시엄니 좁은 어깨를 보면서 빌어봅니다.

 

" 하느님~ 우리 시엄니도 제발 캣맘 되게 해주소서~ "

 

 

  • 소 현(순천) 2013.02.23 19:47
    ㅎㅎㅎ 웃으세요...웃어야죠.
    서로 다를 종교라 그런 마찰도 있을법 하지만..다 같은 마음이니 고양이도 생명이니 귀히
    여겨주시면 좋으련만....나도 나이 들었지만 울 며느리 그러면 아마 사료 보따리 챙겨들고 같이 밥주러 갈수 있을것 같은데요.
    미카님!! 그래도 웃어야 맘이 편해요.
  • 미카엘라 2013.02.25 13:31
    예전엔 씩씩거렸는데 지금은 웃고 있어요.
    어쩌겠어요?
    들킨날 밤새 귀가 간지럽더라구요.
    ㅎㅎㅎ
  • 마마 2013.02.23 21:54
    한방에 다 인사 시켰네요
    분위기 파악 못한건지 녀석들
    무조건 이뻐요 우리들 눈에는
  • 미카엘라 2013.02.25 13:33
    굳이 안사시키고 싶지 않았는데..여적 5년을 들키지 않고 잘 견뎠는데.
    ㅎㅎㅎ
    괭이들때메 내쫓길 나이도 아니고.. 뭐라고 하셔도 무섭지 않을 대한의 아줌만걸요.
  • 미미맘(여수) 2013.02.23 23:05

    ~ㅎㅎㅎㅎㅎ
    애들이 그래도 할머니 너무 놀래면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차례 차례 벅벅 긁으면 나타났군요.ㅎㅎ
    참 난감하셨겠어요,, 우습기도하고,ㅎㅎㅎ

  • 미카엘라 2013.02.25 13:34
    할머니 설교가 궁금했나봐요.
    뭐라구 하시는건가? 하고 발랑발랑 나와가지구. ㅎㅎㅎ
  • 아롱엄니 2013.02.24 15:51
    ㅋㅋㅋ 읽으면서 완전 웃어제꼈다능~ㅋㅋ 시트콤의 한장면스럽네요~
    곧 고부간에 나란히 사료봉지 들고 담소하실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 미카엘라 2013.02.25 13:37

    과연 그럴날이 올까요?
    시집식구들이 모두 동물을 안좋아하는 분위기라.ㅠㅠㅠ
    저하곤 그런점에서 정서가 많이 달라요
    저를 이상하게 봅니다. 손윗동서분은 우리집에 동물 많다고 집에도 안들어오시고. 치사~ ㅎㅎㅎ

  • 오후 두 시 2013.02.24 18:20
    너무 재미있어요.
    안 그래도 저희 집에 어젯밤 어머니 친구분이 주무시고 가셨는데,
    처음에는 강아지 둘만 있는 줄 알았다가, 고양이 한 마리가 슬금슬금 나오니까
    고양이도 키우냐 놀라시더니, 애들이 제 방 침대에 쭈르륵 올라가 있는 거 보고
    대체 몇 마리냐 더 깜놀 하셨어요.
    어머니 친구분이 보신 고양이는 그저 네 마리뿐이었는데;;;
    아침에 고양이가 두 마리 더 있는 걸 보시고 아이쿠, 울 엄마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보시대요 ㅋㅋㅋ

    미카엘라님의 기도발이 좀 시어머니께 통하게 되기를- ^^
  • 미카엘라 2013.02.25 13:40
    우리 시엄니께선 애들이 자꾸 쑤시고 나오니까...
    혹시 열마리냐고 물어보시대요. ㅎㅎㅎ
    에이그~ 맘같아서는 열마리도 많지 않은데.
  • 바아다 2013.02.24 22:11
    미카님의 일상은 항상 시트콤 같아요..ㅋㅋ
    한두마리정도 숨어있을법도 한데 눈치없는 녀석들~ㅋ
  • 미카엘라 2013.02.25 13:41
    정신없어서 죽겠는데..ㅎㅎㅎ
    애들조차 눈치도 없고.
  • 호랑이와나비 2013.02.25 11:20
    한 녀석씩 문을 긁으면서 등장 ^^상상을 하니 웃음이 빵 터 집니다 ㅋㅋ
    삐용이는 넉살에 애교가 짱이네요
    첨 본 사람한테가서도 부비부비 ~~귀여워요
    만약 한꺼번에 다 나타났으면 시엄니께서 어떤 표정을 지으셨을지 ~~~
  • 미카엘라 2013.02.25 13:43
    거실에 우르르 다 나와있었음
    저보고 마귀에 씌였다고 했겠죠. ㅎㅎㅎㅎ
    기어코 가시면서 한말씀 하시던걸요.
    니가 얘들땜에 일이 많겠구나~..... 그말씀에 깊은 뜻은...
    얘들 챙길시간에 니 서방이랑 니 시엄마한테 신경이나 좀 써라~ ㅎㅎㅎ
  • 어린왕자 2013.02.25 19:02
    시어머님께 캣그랜마 되시면 주님께서 더 좋아하실거라고 말씀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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