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에 슬픔인지 뭐인지
훅 올라오는 것들을 막 글로 뱉어버리고싶은데
정작 자판위에 내손이 주저주저 하네요.
제니가 떠오르면 그냥 자동으로 얼음땡이 되요.. ㅠㅠㅠ
좀전에도 제니가 입던 옷들...이불...집....다 세탁해서 널어넣고
돼랑이랑 눈시울좀 붉혔답니다.
그래도 제니는 행복했던 아이라고 자꾸 합리화 시켜볼려고 해도 맘이 맘이...
제가 이렇게 우울해하고 있으니까
가족들 밥먹으면서 돼랑이놈이 싱겁을 떨더군요.
엄마 웃으라구요.
돼랑이녀석이 ....92키로짜리가...목소리는 완전 저음인데...
스마트폰에 그거 있잖아요?
고냥이가 말따라 하는것.... 그걸 하는거에요.
처음엔 ...
야~ 야~ 야야야~~
초딩처럼 이말 저말 떠들더니...
아 ~~ 이눔이 누구 심장 떨어지라고 그러나?
아빠도 옆에 있었는데...
갑자기 제이름을 불러대는겁니다.
" 이XX 씨~~ 이XX 씨~~~ 택배 왔어요~"
그럼 고냥이가 또 따라합니다 .
헬륨가스 마신 목소리가 귀엽기도 하고 표정도 쥑이죠.
그때까진 잘나간다 싶었습니다.
지엄마가 괭이환장증에 걸린것 잘아니까...아마 괭이 표정이나 귀여운 말투에 활짝 웃으라고 시작했겠죠.
그다음이 문제였어요.
" 택배 왔어요~~~ 택배왔어요~~~ 고냥이 사료 떼거지로 왔어요~~""
아이쿠머니나~
이 정신나간 돼랑이눔~~
하구많은 택배중에 웬 괭이사료 타령? ㅎㅎㅎ
안그래도 사료 무더기로 오는거 ....삐돌씨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그간 쌩쑈를 하면서 살았건만.
도둑놈 제발 저린다고 순간 허걱~ 했어요.
작년 언제던가 ... 사료 무더기로 시켰다가 삐돌씨한테 들킨적 있었거든요.
나갔다 들어오니 거실에 사료 박스만 산처럼 쌓여있었어요.
분명 택배총각한테 윗층 난간 안보이는데다 놓고 가라고 전화해서 신신당부했는데
현관문 열고 들어가니 .....크억!!!
아무도 없어야 할 집에 그게 떡하니 들어와 있는거에요.
방문 열어보니 ...예고도 없이 삐돌씨가 일찌감치 퇴근해와있었어요.
사료 허겁지겁 치우고 ... 삐돌씨한테는 ...또 거짓말.
저기 윗집에 스물댓마리 키우는 집에서 주문한건데 쌓아놓을곳이 없어서 우리집에 갖다 놨다고. ㅎㅎ
나중에 택배총각한테 얘기 들어보니...사료 옮기고 있는데 문앞에서 우리집 삐돌씨를 만났대요. 젠장!!
여튼....삐돌씨....모르는척 하는건지... 아무소리도 안하더군요.
저는 애들 먹을꺼 쟁이는게 제일 기뻐요.
애들 노는거 보는게 제일 신나요.
애들 자는거 보면 오줌 싸겠어요.
그러면서 세상 욕심이 없어졌어요.
어느순간
목걸이. 반지. 귀걸이가 다 무거워지는 바람에 몸에서 떼어져 서랍으로 들어가고
좋아하던 백화점가도 머리만 아프구요.
아이들 밥줄수 있는 심성을 가진게 감사하구요.
그리구.....아이들 밥살수 있는 주머니 사정에도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ㅎㅎㅎ
제가 ....제니를 보내고 나니.. 잠깐 착해지고 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