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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6 10:26

쌀 두줌에....

조회 수 1095 추천 수 0 댓글 12

늦잠 잤어요.

 

눈뜨자마자 속옷바람으로 2층에서 창문열고 내다보는걸로 시작하는 일상.

 

언놈이 혹시나 캔 먹겠다고 우리집 창문을 향해 해바라기 하고 있지나 않나 해서요.

 

아침 10시니 고냥이들은 안보이고..

다리 절뚝이는 꼬죄죄 비둘기 한마리만 빈 시멘트 바닥에서  우왕좌왕 하고 있네요.

 

후다닥  옷 줏어입고

쌀 한줌 그득 손에 쥐고 튀어 나갔습니다.

 

말많은 할머니들 많으신 우리동네...

계단을 다 내려가지 않고 고개만 빼곰히 내밀어 왼쪽. 오른쪽. 위. 다 확인하고

비둘기한테로 달려가서 뿌려줍니다.

 

아직 다 크지 않은 작은 비둘기.

 

시멘트를 찍어대는 비둘기의 머리가 가엾기 그지없습니다.

 

다시 집으로 들어가서 또 한줌...

아까보다 더 넘치게 들고 나갔습니다.

 

뿌려주니 비둘기의 몸짓이 신나보입니다.

 

돌아서며 마음으로 전달합니다.

 

비둘기야~ 내일도 모레도 와~  사람들이 뭐라해도 어떻게 해서든 쌀 두줌은 줄께~

 

위해조수니 뭐니 사람들이 떠들어대고 밥준다고 ...떵싸서 죽겠는데 밥준다고...

눈을 부라리는데 ...

내눈엔 그저 오늘이 배고픈 ... 하루가 먹는거땜에 다른거엔 신경이 안가는

그저 작은 동물로밖에 안보입니다.

 

제일 문제인 위해동물은 사람이란걸 ...

사람들은 과연 언제나 알려나요?

 

쌀두줌에 아침을 여는 저는 오늘이 기분좋은 하루가 될것같습니다.

  • 마마 2013.03.16 16:25
    담벼락에 냥이들 사료 몰래주러가면 식당 주방에 계시는 남자분이 닭둘기들 위해 쌀을 주시던데 같이 나눠 먹고 살아야지요
  • 미카엘라 2013.03.18 09:36
    마자요. 나눠먹으면 더 기쁜디. ㅎㅎㅎ
  • 소립자 2013.03.16 20:57
    미카님은 진정한 동물애호가이십니다..저는 갑자기 고양이사랑에 푹 빠진 사람일뿐
    특히 새들엔 무관심한 편인데요..
    고양이 밥자리에 낮에 새들이 모여있을 때가 있는데
    훠이훠이 하면서 쫒아낼때가 많답니다.
    고양이가 새 잡아놓으면 새 불쌍하다는 생각은 별로 안하고
    선물이네 하면서 반가와라하고...
  • 미카엘라 2013.03.18 09:35
    꼴랑 쌀두줌 집어던져주고 너무 착한척했나봐요. ㅎㅎㅎ
    동물애호가라곤 하긴 너무 허접한 아줌마에요.
    제가 태어나기전부터 동물이 많았던 집이라 그냥 자연스레 동물을 좋아하게 된거같아요.
    배고픈 동물은 다 불쌍하죠.
    저도 가끔 밥한끼 거르거나 밥먹을 시간 지나서 굶고 있으면 쇠도 뜯어먹고 싶은데요.
    뱃살 나오는게 가끔 미안해요.
  • 윤회 2013.03.16 23:01

    오늘이 배고픈...하루가 먹는거땜에 다른거에..신경이안가는....ㅠㅠ
    가슴에 아프게박혔어요 ㅠㅠ
    미카님 문단에 데뷔하세요~~~

  • 미카엘라 2013.03.18 09:37
    아이구~ 왜 그르세요? ㅎㅎㅎ
    오늘 집에만 계시지말고 햇살 쬐러 꼭 나가세요~
    인증샷 보내주세요~
  • 터프리 2013.03.17 16:03
    한동안은식당앞에오는비둘기들좁쌀하고쌀을줬는데
    이놈들이지들만와서먹으면되는데아침에오면밥주는사람아나봐요,,,전기줄에앉아서기다렸다자전거타고오는저를보면내려앉아가게주변을에워싸서동네사람들눈총엄첨받고그래도굿굿이주다길녕이먹이까지겹쳐애들먹이는미안하지만접었어요,,,위해동물이다뭐다해서천덕꾸러기가된도심에동물들,,,로드길당한녀석들에참혹한사체를볼때마다아님누군가토를해놓은걸부리로찌고있는모습을볼때면하루쟁일우울해요,,,
    사람과동물함께살아갈순없는지,,,인간만큼잔인하고이기적인동물은없을꺼예요,,,
  • 미카엘라 2013.03.18 09:40
    새도 엄청 똑똑한가봐요.
    동물들이 다들 나보다 똑똑하고 현명해보여요.
    나는 길냥이로 태어났음 ...아마도 굶어죽었을거에요.
    밥주는 캣맘집을 어쩌다 알았어도 길눈 어두워 그집 못찾고 헤매고
    애교도 없어 사람에게 앵겨붙지도 못했을것이며
    누가 발길질이라도 했음 그 동네는 무서워서 살지도 못하고 남의 영역에 갔다가
    쥐어뜯기고 파이고 그랬을거에요. ㅎㅎㅎ
    다행이에요. 길냥이들 밥줄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난게...
  • 북극곰 2013.03.17 20:14
    사람이 제일 잔인하고...그리고 무서운 동물이라는걸....모르는사람이 너무도 많은것 같아요...
    미카님 데뷔에 한표요!!
  • 미카엘라 2013.03.18 09:42

    두표가지고 데뷔를 할수있을까요? ㅋㅋㅋㅋ
    에이그~ 말도 안되요.
    그냥 고보협에서 수다글이나 올리다 밥이나 주러 다닐래요..

  • 꼬마찐빵 2013.03.18 15:14
    진정한 생명 보호가 뭔지 보여주신 것 같아요ㅋㅋ아침마다 길 건너편에서 비둘기들 밥 주는 분 볼 때마다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제 자신이 좀 부끄럽군요ㅜㅜ
    저도 미카엘라님 데뷔에 한 표!ㅋㅋ시어머니 오셨을 때 에피소드 재미있었어요ㅋㅋ주보 같은 데서 미카엘라님 글 보면 반가울 것 같아요ㅎㅎ
  • 시골이라서 비둘기는 없지만 겨울에 배고픈 참새는 많아요.
    집옆에 모른척하고 고양이먹던 사료부스러기 묵은쌀조금씩 두면
    재재거리는 소리가 귀가 따가와요.
    우리집 아이들 출입금지 시키고 담넘어 보노라면 참 불쌍하기도 하고 ...
    미카님도 인정이 너무 많아서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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