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잤어요.
눈뜨자마자 속옷바람으로 2층에서 창문열고 내다보는걸로 시작하는 일상.
언놈이 혹시나 캔 먹겠다고 우리집 창문을 향해 해바라기 하고 있지나 않나 해서요.
아침 10시니 고냥이들은 안보이고..
다리 절뚝이는 꼬죄죄 비둘기 한마리만 빈 시멘트 바닥에서 우왕좌왕 하고 있네요.
후다닥 옷 줏어입고
쌀 한줌 그득 손에 쥐고 튀어 나갔습니다.
말많은 할머니들 많으신 우리동네...
계단을 다 내려가지 않고 고개만 빼곰히 내밀어 왼쪽. 오른쪽. 위. 다 확인하고
비둘기한테로 달려가서 뿌려줍니다.
아직 다 크지 않은 작은 비둘기.
시멘트를 찍어대는 비둘기의 머리가 가엾기 그지없습니다.
다시 집으로 들어가서 또 한줌...
아까보다 더 넘치게 들고 나갔습니다.
뿌려주니 비둘기의 몸짓이 신나보입니다.
돌아서며 마음으로 전달합니다.
비둘기야~ 내일도 모레도 와~ 사람들이 뭐라해도 어떻게 해서든 쌀 두줌은 줄께~
위해조수니 뭐니 사람들이 떠들어대고 밥준다고 ...떵싸서 죽겠는데 밥준다고...
눈을 부라리는데 ...
내눈엔 그저 오늘이 배고픈 ... 하루가 먹는거땜에 다른거엔 신경이 안가는
그저 작은 동물로밖에 안보입니다.
제일 문제인 위해동물은 사람이란걸 ...
사람들은 과연 언제나 알려나요?
쌀두줌에 아침을 여는 저는 오늘이 기분좋은 하루가 될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