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길냥이

"랑"..구조후 입양 이야기

by 소 현(순천) posted Apr 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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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냥이로 인한 일들이 나를 붙들고 힘들게 합니다.

1월초 여수 쿰람님 나비로 부터...   ..꼬미 보내고 그아픔도 다 삭지 않았는데.."랑"을 만났어요.

아파트 지하실의 우니 꺼낸후에 죽은 냥이 사체 치우고 그래도 또 지하실로 들어가는 우니.

창문 막으랴....수시로 돌아보랴..

뻑벅수 경비 아저씨랑 실갱이 하기등.

그러던중 3월 마지막주 월요일 아침에 습관처럼 커피한잔  들고 베란다에서

봄빛을 싹튀우는 화분들을 보고 밖도 살피고...틈나면 그놈의 냥이들 살피느라고요.

그런데 처음 보는냥이 한마리... 울 송이랑 언덕에서 뛰고 놀고 나무를 타고 놀아요.S1034132.JPG

요녀석 이랍니다.

이제 6~7 개월 가량의 청소년냥이...아마 첫발정인것 같았어요.

아주 천연덕 스런 개냥이.."랑"

수요일인가..저녁에 드뎌 만났어요.

이미 경비실도 들락 거리고 지나가는 아이들이랑 안겨 놀고...

발정난 암냥이였어요...송이랑 둘이 엉켜서 부영이 밥자리 캔을 먹으면서 수돗가 물 먹고 그날 내가 말했지요

"넌누구니?"

날 빤히 보던 저 눈빛...사람도 차도 하나도 무서워 하지않고 어디서 왔는지 처음본 냥이.

그렇게 하늘에서"툭!" 하고 어느날 아파트에 떨어진 유성처럼 내눈앞에..내 발앞에..온 냥이랍니다.

이날 이후 아파트에서 랑이는 천방지축으로  내 심장을 하루에도 몇번씩 뗐다 붙혔다  합니다.S1034152.JPG

 

저렇게 경비실 앞에서 저녁이면 임씨 아저씨 근무일이면 같이 놀고 경비실 안방 드나들듯 했습니다.

이녀석을 어케 해야 하나....고민이시작되었어요.

그런데 체중이 너무 나가지않아서..구조후에 중성화나 tnr이 불가능 했어요.

분명 발정으로 임신이 된 상황에서 진퇴양난 이였습니다.

우리집엔 아직도 구슬이가 야생에서의 티를 완전히 벗지 못하고 나 이외의 사람은 전부 거부 하고요.

결혼을 앞둔 아이들 집안에 더 들이기도 그렇고.

입양을 추진하면 분명 중성화수술과 임신초기 유산도 병행해야 하는데 2kg도 나가지 않는 랑은

해답을 찿을수 없어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였습니다.

S1034157.JPG

 

저렇게 송이랑 둘이 주차장 언덕에서 나무도타고...송이가 남편이거든요 ㅎㅎ

이땅의 길고양이들이 언제쯤이면 저런 자유를 마음 놓고 즐길수 있을까요.

부르면 달려오고..그것도 꼬리 바짝 세우고요.

뽀뽀 하자고 하면 입술 갖다대고...암튼 개냥이라고 해도 이런 개냥이는 본적이 없어서 아파트에서

랑이 그냥 살다가는 언젠가는 아이들한테 업혀가서 버려 지거나 사고를 당할 확률이 넘 높아서

뭔가 방법을 찿아야 했어요.

안전하게 출산을 하고 중성화를 하는 방법...의사셈은  가능하다 했지만 넘 가벼워서 결정할수가 없었구요.

돈잃고..냥이 목슴 잃는 불상사가 걱정되어 어디 시골로 사료 랑 밥그릇이랑 챙겨 보냈다가 출산후

데려 와야 하나...

애타는..한숨소리 다 들어 줘야 하는 승주의 치자아짐이랑 순천의 t-2000님. 광주의 은종님.

공장 마당에 라도 데려다 놓음 아파트 보단 안전 할것 같아서  지난주 목요일 저녁에 아파트로 오신 t-2000님

처음보는사람에게도 안기고 저만치 송이랑 놀다가 "랑"아 하고 부르면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는 기겁하신

t-2000님은 하루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했습니다.

만약 입양이 안되면 그냥 순리대로 아파트에서 돌봐야지..

앞으로 닥칠일은 그래 모두 랑이 몫이니..순리대로 거둬야지..그렇게 작정해도 맘은 편치 않았습니다.

다음날 난 서울갔다오고 저녁에 t-2000님이 품기로 결정을 했지요.

출산후에 중성화하고 아깽이들은 입양을 보내는 걸로요.S1034163.JPG

토요일 (4월6일)..비도 오고 바람도 세찬 날인데 그날도 아이들한테 업혀 갔다 밖으로 내보내졌더군요.

 

울 아파트 안에서 일어난 일이여서 망정이지..오후 2시에 경비실로 찿아와 의자에서 단잠을 자고 있더군요

오후 6시 집으로 그냥 안아서 이동장에 넣어서  올라와 목욕을 시켰어요.

방한칸 내어주고 보일러 틀고 저렇게 전기방석에  울애들 가지고 놀던 장난감 주니 몸도 덜 말리고 놀아요.

그런데 집안에 들어 오니 아주 편안해 하고 2주 동안 한번도 발톱 세운적이 없는 냥이 였어요.

발정으로 집나온건지........발정나서 버려진 건지 알순 없지만..S1034165.JPG

캣닢 인형을 안고 신나게 놉니다.

목욕도 울집 냥이들 보다 더 수월 하게 하고요.S1034168.JPG

몸도..털도 다 마른뒤에 물을 엄청 먹더니 캔은 별로 하고 로얄캐닌 키튼 사료를 잘 먹었어요.

보낼때 사료 다 챙겨서 보냈습니다..밥그릇까지요. ㅎS1034170.JPG

배도 부르고 목욕하고 귀청소 발톱정리 다하고 뜨끈한 방석 위에서 졸기 시작 합니다.

내가 본 2주동안의 고단함이 저렇게 편안한 잠으로 빠져 들었어요.

S1034172.JPG

잠을 자기에 보라색 극세사 이불로 덮어주고 잠시 집안에서 일좀 하다 들어가보니 저렇게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잠을 자고  있네요    ㅎㅎ...저 입S1034174.JPG

술 깜장 라인좀 보세요.

저 발바닥..깜장젤리 넘 이뻐요.

얼마나 편안한 잠을 자는지 사람인 제가  미안 했습니다.

안아주고 토닥이면서...널 품어주지 못해서 미안 하지만 널  업어가는 아빠는 나보다 더 널 사랑 할거라고.

나보다 더 너를..너희들을 사랑하는분이라고 말해주고 품안에 꼭 안아 주었습니다.

집안에 들어와서 4시간동안 랑이는 그동안 사람과 살았던 그따스한 정을 다시 기억이라도 하는 듯이

천연덕 스럽고 아주 뻔뻔한 개냥이로 아파트 앞에서 내 심장을 뒤흔들었던 냥이랍니다.

엘리베이터까지 따라오고 그저 안기고 부비적 거리고..정말 길에. 밖에 그대로 놔두기엔 랑에겐 위험했다고

판단해서 구조하고 ..딸로 업어가신 t- 2000님께  사은품 (아깽이)까지 딸려 보낸 셈이되었지만.

도울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돕고 나중에 아깽이 입양도 함게 해야 할것 같습니다.

 

그런데...........

입양되어 간 첫날....주인을 밀어내고 주인이 되어 버린..당당하게 아빠 옆자리 꿰차고 침대위에서

잠을 잤답니다.....ㅎㅎ 꼬모. 꼬돌이는 오빠냥인데 랑이가 더 자연스레 오래전부터 살았던 것처럼적응100%

그러니 두 오빠냥이가 얼마나 심란 했을지..안봐도 훤 하네요

이제 4일째 오빠야들과도 어느정도 거리 좁히고이쁜 딸노릇 아주 잘한다고 합니다.

 

어느날 아파트 주차장에 "툭" 하고 하늘에서 떨어진 "랑" 이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