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지하2층 주차장에 고양이 사남매가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자매 세마리 구조후,
소심한 성격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구조된 빵식군 이야기를 하려구요.
어미가 건물 지하주차장에 새끼를 낳아서 얘네 사남매가
건물 다른층 캣맘이 며칠에 한번씩 주고 가는 사료 한주먹씩과
지하에 있는 단란주점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다가
건물 관리소장님께 허락을 받아 몇달동안 제가 사료와 모래를 제공했었구요.
(관리소장님이 뭐라하셔서 캣맘이 몰래 몰래 사료를 주셨다더군요.)
구조되던 전 주에 이 아이가 추우니까 방금 주차된 자동차 보닛위에 올라갔는데 그만.. 외제차에 스크래치를 낸거예요.
보다 못한 건물 관리소의 아저씨들이 얘를 잡으려고 그물 치고, 빗자루로 쫓고 난리를 했었습니다.
창고에 갇힌 상태로 이틀인가 지난 후, 철제 통덫으로 포획에 성공했죠.
처음 포획했을때의 사진인데요. 여긴 어디인가? 나는 또 누구인가? 하는 표정이 역력하네요.
포획 직후, 회사에는 바로 반차를 내고 얘를 싣고 분당에서 서울 광진구로 이동.
제가 다니는 노룬산 동물병원에서 TNR 수술 받기 직전의 사진입니다.
이 아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햇빛을 봤을거예요.
수술후, 저희집으로 와서 마취를 깨는 중입니다.
이 때만해도 방사를 하려고 했었죠. 쿨럭..
마취에서 깨고 적당히 안정을 취한 후, 통덫 문을 열어줬더니 집 구석구석을 기어다니듯 숨어다녔네요.
제가 가까이 다가가니 코끝이 빨개질 정도로 심장이 쿵쾅쿵쾅 뛰더라구요.
이렇게 꼬질꼬질하고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큰 아이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변했습니다.
짜잔!!
캣타워 스카이라운지에서 키 작은 저를 무시하는 듯한 시크한 저 표정이라니.
지금은 쓰담쓰담 해달라고 제 침대까지 올라오기도 한다지요.
성묘로 구조해서 손타게 하기까지 겨울 커다란 종이박스가 큰 몫을 했습니다.
지지난 겨울 커다란 종이 박스를 방안에 두고 가끔 손을 넣어 제 손등에 상처 나는거 감수하고서
쓰담쓰담 해줬더니, 한달쯤 지나니까 나중에는 박스안으로 자기발로 들어가더라구요.
그리고는 쓰담쓰담 해달라고 하고.. 그 다음은 종이박스 밖에서도 쓰담쓰담 하게 되고,
남자들에게 빗자루로 쫓겼던 기억이 있어서 마음을 안 열줄 알았는데 열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정말, 오랜만에 글을 적네요. 다음에는 다른 길냥이들 Before & After 사진을 들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