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길고양이들과 인연을 맺은 건 십년전 이 집으로 이사와서 입니다.
새로 이사온 집에 터줏대감으로 길고양이들이 자리를 잡고, 마치 내가 너희를 내 영역에 넣어주겠노라 라는 분위기로 마당을 어슬렁 거리더군요. 그저 남은 밥이나, 생선, 그리고 맑은 물을 떠 넣으면 와서 먹고 마시고 가더군요. 사실 그 정도면 된다고 생각했고, 이 아이들이 어떻게 살건 별 관심도 없었어요.
그런데 몹시 추운 어느 겨울,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어미 고양이가 아장아장 막 걷기 시작한 새끼 네 마리를 끌고 와서 저희 현관 앞에서 울더군요. 밥 달라고,, 아니면 죽을 거라고.. 얼마나 막바지에 몰렸으면 이럴까 싶어서 급하게 인터넷을 검색하고, 그 때부터 고양이 사료라는 걸 사서 주기 시작한게 지금까지 왔네요. ^^ 그렇게 태어나고 성장한 녀석들이 몇 마리는 저희집 마당에서 살고, 몇 마리는 떠나고, 또 몇은 새끼를 낳아 저희 마당에서 기르고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 아이들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이고, 이 아이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지고, 그러다 이곳 고보협에 와서 가입하고, 여기까지 왔네요. 그리고 요즘에서야 이 아이들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올 여름이 오기전 TNR도 해야되겠지요. 사료를 준지 벌써 몇년인데, 아직도 이 아이들과 저는 친하게 지내지 못하네요. 그래서 대다수의 사진이 먼거리 사진입니다.
그래도 제가 퇴근하면 제일 반가워 하며 반겨주는 게 이 아이들이라는게 제일 웃긴다는 거..
사진속에서 아이들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노란 녀석은 여우 랑 써서 아랑, 검은 녀석은 루팡입니다. 얘는 옆집 지붕에서 태어났는데 , 그걸 못견딘 주인 할아버지가 지붕을 막아버려서 일주일이나 갇혔다가 간신히 구출한 녀석입니다. 그 때 처음으로 길냥이들을 위해 동네분들과 싸우고, 주위에 미친X 소리들어가면서 구출한 녀석이지요. 그래서 더 애정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