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출근길 친정집.. 길냥이들이 노니는 박스에 수컷 냥이도, 엄마와 아가 냥이도 없이 아주 깔끔하게 비워졌더라구요. 아기 냥이는 이제 겨우 한달 갓 넘었는데 얘들을 데리고 어디로 갔는지.. 엄마는 굉장이 서운해하면서
"이래서 길냥이는 거두면 안돼 무정한 것들.." 이라며 마음에도 없는 말로 속상한 푸념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언제 또 올지 모르고, 오늘 밤엔 비도 온다고 하니 이참에 담요랑 빨아야겠다며 꺼내서 주변을 깨끗하게 정돈하십니다.
새끼냥 한 마리가 또 눈꼽이 껴서 안약을 넣어줬는데, 이제 괜찮을라나 걱정하시고.. 에효.. 집에 개들 때문에 아무래도 많이 불안했는지.. 그 쪼꼬만 녀석들 겨우 걷는 것들을 데리고 어디로 갔을까요?
아버지가 밤에 가끔 담배 피러 마당에 나갈때 보니 그저께 밤 어미가 대문 바깥에 있고 새끼들이 대문 아래로 막 기어가길래 " 다 밤에 어디를 가노!" 하니깐 다시 박스집으로 가더라던데... 엄마는 그 때 부터 훈련을 했나 싶다 하십니다...그리고 최근 어미가 자꾸 울었는데, 그게 발정이 나서 그런겐지.. 어미 옆에 진을 치고 있던 수컷들은 오늘 아침에 보니, 밥 먹고 잠을 자고 있었는데, 어미는 보이지 않네요. 어미 젖 떼면 중성화도 시키려고 했더니만 뭐가 그리 불안하고 급했을까.. 오늘도 비가 오는데, 친정 엄마 만큼이나 저도 걱정이 됩니다. 어디 있든 저희집 보다 더 안전한 곳에서 등따시고 배 부르게 살고 있기를 바랍니다. 그게 아니라면 어여 돌아오길..
그저께 아침에 마지막으로 볼 때 어미가 도망가지도 않고 눈 인사를 그렇게 많이 하던데.. 그게 떠나려고 그렇게 인사를 했던 거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