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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5 20:22

저 충격먹었어요~

조회 수 998 추천 수 0 댓글 22

저 충격먹었어요.

 

공원에 가면 ' 주저앉아 쓰레질'  할머니가 계시는데요.

 

어깨까지 오는 백발머리 뒤로 묶으시고 분홍색 모자쓰시고

공원 벤치 앞길을 안방만큼이나 깨끗하게 청소하시는 분이에요.

 

회양목 가지를 잘라 빗자루처럼 말아쥐시고선

무슨 수행하시듯이 잎파리 하나 없게 말끔하게 그렇게요.

 

'츄리닝속 손 할배' 랑 연배가 비슷하실것 같아

오늘 연세를 여쭸더니....88세 시랍니다.

 

그러시더니...그때부터....

똑같은 말씀을.

 

사실은 그제도 들었고....어제도 들었고...

오래전에도 들었던.

 

할머님이 아주 미인이시거든요.

 

제가 말꺼낸게 죄에요. ㅎㅎㅎ

" 할머니 젊으셨을때 엄청 미인이셨겠어요?   지금도 이렇게 이쁘시니..."

 

사실은

할머니한테 이렇게...처삼촌 벌초하듯이 성의없게 얘기드리면서

회양목사이에 언놈이 있나 흘끗거리면서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말 꺼내기 무섭게..

 

 젊은 나이에 청상과부가 되셔서 동네 남자들이 자꾸 이놈저놈이 넘보는걸

초장에 눈도 껌뻑 안하고 매몰차게 굴었더니  

동네서 저여자 건드려도 넘어가지도 않는 여자로 소문이 나서

이적까지 몸을 깨끗이 건사하고 살았다는....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그말씀은 언제나 똑 같습니다. ㅎㅎㅎㅎ

이나이 먹도록 몸을 깨까시 건사했다는것을 강조...

 

막판에는....

 하나님이 보우하사~ 

하나님은 늘 깨어계시고 살아계셔서 나를 지켜주시니 나는 언제나 즐겁도다~~  는 말씀.  

 

그렇게 이쯤에서  오늘의 마지막 멘트가 끝나나 싶었는데...

 

갑자기 저보구 몇살이냐구 물어보시네요.

 

" 제가 몇살이나 먹어보여요? 할머니? " 그랬더니.....

 

흑~~ 흑흑흑~~~

하시는 말씀이....

 

" 한 70은 됐나?  그 정도는 됐지? " 그러십니다.  

 

아흑~~  이거 웬 순창고추장에 코박구 죽을 소리냐구요?

 

은이맘성님~~  이제부터 저보구 성님이라고 하십시요~ ㅎㅎㅎㅎ

 

이거...기막혀 웃다가 ....

어이없어 한숨나오다가...

사료보따리 빈거 들고 털레리 털레리 집으로 오는데

갑자기 그 할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엘지유플러스에 잘못 전화해서 ...

엘지유플러스입니다~ 상담원이 그러니까...

뭐요?  엘지에 불났다구요?   하시던 그 할머니. ㅎㅎㅎㅎ

 

나는 나이먹어도 그러지는 말아야지 하면서

누르면 정신이 맑아진다는  뒷머리 혈을 지금도 꼭꼭 눌러봅니다.

  • 레비나(서울/도봉) 2013.05.15 21:42
    앞으로 "어무이~"이라고 불러 드립지요!! 으헤헤헷!!!
  • 미카엘라 2013.05.15 22:01

    미카 어무이 칠순잔치 해야겠어요. 공원에 애들 다 부르고...

    츄리닝 할배랑 백두산 할배랑 쓰레질 할매까지 모신다음...상에는 사료와 캔으로 장식하고.

    오시는 손님께는 냥이떵삽을 하나씩 선물로 드리면 욕 진탕 먹겠지요? ㅎㅎㅎㅎ

  • 마마 2013.05.15 23:04
    ㅎㅎ할매 눈에 뵈는기 없는가벼
    진짜 실물이 궁금해 죽겠네요
    봐야 긴지 아닌지 뭐라 말을하지요
  • 미카엘라 2013.05.16 13:12
    마마님 혹시 내 실물보고...80이냐고 하문 가만 안둔대이~~ ㅎㅎㅎㅎ
  • 마마 2013.05.16 20:06
    저도 오늘 갑자기 얼굴을 보니 엄마야 죽은깨가 온 얼굴에
    몇년만에 좀 늙었습니다 피부도 엉망이고
  • 냥이냥이 2013.05.15 23:08
    ㅎㅎㅎㅎㅎㅎㅎㅎ
    주저앉아쓰레질이라니..ㅎㅎㅎㅎ
    늘상 진지모드로 돌아보는 고보협에서 가끔 이렇게 미카님의 재밌는 입담에 웃음이 빵빵 터집니다~ ㅎㅎ
    뒷머리혈을 누르고 계실 미카님 생각에 마지막에 한 방 또 터지네요~ㅋㅋㅋㅋ
  • 미카엘라 2013.05.16 13:13
    냥이냥이님은 빵빵 터지십니까?
    나는 입이 댓발이 늘어졌당게요~ ㅎㅎㅎㅎ
  • 북극곰 2013.05.16 10:50
    할머니의 농이 아니실까요;;
    미카님 절대 그렇지않아요..........;;
  • 미카엘라 2013.05.16 13:13
    그치~~~~?? ㅎㅎㅎ
    북극곰님아~~
    나 안그렇지? 응?
  • 호랑이와나비 2013.05.16 11:17
    미카님 ㅋㅋ 걱정 마셔요
    미카님을 제가 아니까 ~~분명 40대로 보입니다 ^^
    할매가 눈이 안좋은가 봐여 ㅋ
    말을 잘 주고 받으니 할매가 정신착각이 일어난듯 ㅎㅎㅎ
  • 미카엘라 2013.05.16 13:15
    나 지금 큰집가야하는데 이러구 댓글달고 있네요.ㅎㅎㅎ
    이제 공원갈때도 하늘하늘 드레스 입고 화장하고 가야할래나봐요?
    할배들 줄서면 어쩌나?
  • 혹시 미카님도 치자처럼 화장품하고 담쌓고 사는거아뇨?
    옷은 입던거 빨아서 또입고 또입고 ...
    유행하고는 담쌓고 살고 그러니 남들이 보고 나이보다 더보는지도 몰라유.
    담에 할머니보구 그러세여.
    이래뵈도 지가 이팔청준같은 마음으로 삽니다.
    마음은 언제나 열여덜 꽃띠라구요 ㅎㅎㅎ
  • 미카엘라 2013.05.16 13:17
    화장 잘 안하죠.
    옷도 그냥 편한것만 계속 입구요. ㅎㅎㅎ
    언제부턴가 반지랑 목걸이도 귀찮고 챙겨입는 것도 힘들어서
    그저 편한거 위주로 살다보니 이제 70이냐는 소리를 듣나봐요. ㅎㅎㅎ
    내년쯤에 팔순잔치 안하냐구 할까봐 겁나요. ㅠㅠㅠㅠ
  • 달타냥(부산) 2013.05.16 20:27
    고보협은 회원분들 나이대가 다양한것같아요
    닉네임에 나이는 나타나있지 않으니
    다 제 또래인것만 같은데 가끔 놀라네요 ㅎㅎ
  • 미카엘라 2013.05.17 08:23
    저도 궁금해요.
    아이디에 나이랑 사는곳까지 붙어있으면 재밌을것같기도 해요. ㅎㅎㅎ

    갈래머리 여고생때가 엊그젠데
    벌써 속알머리 빠지는 걱정에 머리들쳐보고 흰머리 많다고 한숨을. ㅠㅠㅠ
  • 소립자 2013.05.16 22:09
    주저앉아 쓰레질,츄리닝 속 손 할배..^^
    '늑대와 함께 춤을' 영화보면 인디언들의 이름이 이렇던데..
    미카님 이름도 하나 지으셔요~~
  • 미카엘라 2013.05.17 08:24
    괭이에 미친 훌러리? ㅎㅎㅎ
  • 미카엘라 2013.05.17 08:25

    오메메메메메~~
    그니까  특별히 잘봐줘서 내 나이로 봐준거네요?  ㅎㅎㅎ

    염장댁 신언니~ ㅋㅋㅋ

  • 너만을영원히 2013.05.17 06:49
    ㅋㅋㅋㅋㅋ
    미카님 이러케 웃겨도 되는거예요>???
    ㅋㅋ
    실은요 저두 그런소리 마니마니듣거든요
    사십초반만해도 절대 안늙을것같이 동안이었는데
    몇년전부터 파싹
    ㅠㅠㅠ
    이젠 저두 칠십넘은 할매처럼 보이고 손은 더 늙어보이거든요
    그래서 전 거울 안본지 꽤 됫어요
    갠히 동지 만난거같아 넘흐 기쁩니다요
    세상의 동안인여자들보믄 준것없이 쥐어패고싶거든요

    미카님
    오늘 도 이렇게 천진한 웃음을 짓게만드시니 정말 복받으실겁니다

    또 웃고가요
    미카님 싸랑해요
    추신,,,근데여 닭가심살은 왜 안와요?
  • 미카엘라 2013.05.17 08:30
    ㅋㅋㅋ
    만나서 동지선언이라도 할까요?

    그런데 언제적 닭가슴살 얘기를 하세요?
    아마 괴기가 안왔다면 ...업체에서 나눠줄 괴기가 다 떨어져서 포인트적립을 해줬을수도 있어요.
    확인해보세요~ㅎㅎㅎ
    우리집엔 오백년전에 와서 이미 애들이 다 잡숫고 떵으로 나온지
    육백년 됐어요.
    이잉~~ 못 받으셔서 어째요?
  • 동동구름 2013.05.22 20:00
    글을 늦게 봤는데 정말 현실 웃음 터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좋은 글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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