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동네에 롯데마트가 있는데, 거기 주차장 부지 구석에 컨테이너 수선집이 하나 있거든요.. 거기에 페르시안 냥이가 언제부턴가 있더라구요. 첨엔 털이 너무 더러운 상태로 차 사이를 지나다니고 해서 닭가슴살이라도 하나 주려고 따라 가보니깐, 수선집 앞에 누워있더라구요. 아줌마한테 물어보니 데려가라고 그러고..ㅡ.ㅡ;;
그래도 거기서 아줌마가 캣맘처럼 밥을 주니 그 곳을 벗어나지 않고 아주머니가 옆 가게로 가거나 하면 따라가서 그 근처 차 밑에서 기다리고.. 개냥이더라구요. 사람들 지나다니면서 쓰담쓰담 해도 손길 다 받고 주는 것도 얻어먹고..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는데, 최근부터 털이.. 점점 골룸이 되어가는 거에요.. 아주머니도 수선집을 하니, 손님들도 털 날리는 짐승 안좋아한다면서 제발 좀 데려가라 하시고..
그래서 고보협에 치료지원 신청을 하게 되었어요.. 한 때는 사랑받고 컸을 녀석인데.. 치료지원 승인이 다행이 되어 이동장 들고 갔더니 이동장에 애를 넣는데, 자기도 가기 싫은지 지퍼 사이로 머리를 내미니깐 아줌마가 머리 밀어넣으면서 제발 좀 가라 이러시는데 충격이었어요..그래도 자기가 거둔 짐승인데 어찌 이리 매몰차게..ㅜㅜ 그 녀석 그래도 발톱 한 번 안세우고, 물지도 않더라구요. 너무 순해요.. 아줌마는 암컷에, 중성화가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누가 키우다 수선집에 갔다 앵겨놓고 간 것인지.. 애에 대해서 자세히 물어보면 물어볼 수록 딱히 투명하게 말을 자세히 안하고 얼버무리더라구요.
차 안에서 이동하는 중에 야옹야옹 좀 울더라구요 ..얘가 우는 소리 처음 들었어요.. 잡아넣는 중에 빠진 털이 차 안에까지 막 날리고.. 털 빠짐이 장난이 아니었어요..이동장안에 든 녀석의 눈을 처음으로 가까이 갔는데.. 완전.. 아름다웠어요!!
병원에 도착해서 간호사 언니가 몸무게를 재었습니다...그냥 이동장에서 꺼내서 재는데.. 너무 너무 순했어요..
몸무게 4.5kg.. 진료실로 들어갔습니다..
가까이 본 아이 털 상태는 더 엉망.. 얼핏 저는 이발을 듬성듬성 시킨건가.. 했는데, 그게 아니고 호르몬성(추측으로.) 탈모로 추측이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가까이 보니 살이 빨갛더라구요. 추정 나이는 2살 정도.. 충격적이게도 수컷이었어요..ㅡㅡ;;
이 녀석 진료대 위에 놔두자마자 덜덜덜 떠는데 어찌나 안쓰럽던지..시멘트 바닥에 한가롭게 드러누워있다가 이게 왠 날벼락인가 싶었을 거에요. 안가려고 해서 수선집 아줌마가 얘가 젤 좋아한다던 가쓰오부시 간식으로 꼬셔서 잡혔는데.. 그 간식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요.. ㅡㅡ;;
간단한 진료를 마치고 내일 미용 예약해두고 병원 케이지로 이동했습니다. 민감한 상태일거라고 가장 구석 방에 넣어주셨서요.
다음날 가보려 했지만, 저희 딸애기가 수족구라 제가 하루 병가내고 애 옆에 붙어있느라 가보질 못했네요. 마마님께서 다녀오셔서 해주신 말씀으론, 이 안쪽에도 염증이 심해서 스켈링도 부탁드렸다고 하시는데.. 어찌됐는지 통화를 못했어요. 제가 전화하면 원장님 통화중, 원장님 전화했을 때 제가 못받아 부재중.. 이게 계속 반복이 되어서요.. 오늘 퇴근하고 애 업고 한 번 찾아가보려구요. 옹이 맡겨놓고 염치가 너무 없는 것 같아서요.. 그 수선집 아줌마가 한 번 와서 얼굴 보고가면 좋을텐데.. 제가 가도 저랑 별로 안면이 많은 상태가 아니라 애가 그닥 좋아할 것 같진 않아요.
암튼, 요 녀석.. 오늘 가서 변신된 모습 좀 찍어오렵니다. 입양보낼 아이이니 눈 여겨 봐주세요! ^^
말랐는데 몸무게가 엄청 덤직한 남자 였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