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길다면 긴 입원을 마치고 어제 콩이를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병원에서는 쓰다듬어 주려고 하면 하악질을 하고 구슬프게 울던 콩이였기 때문에
방사를 하자마자 잠적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택시를 잡는 그 순간에도 바깥으로 뛰쳐 나가려고 이동장에서 발버둥 쳤거든요.
역시나 이동장 문을 열자마자 후다닥 뛰쳐 나가더군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얼마 뛰지 않아 뒤를 살짝 돌아 보더니 바닥에 철푸덕 주저 앉는 거예요. (안 돼!! 더러워 앉지마 ㅠㅠ)
조심스럽게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제가 쓰다듬어 주면 좋다고 눈을 지그시 감기까지 했습니다.
이때다! 싶었습니다. 밥먹일 타이밍이요.
병원에서는 밥을 잘 안 먹었는지 갈 때마다 사료그릇에 사료가 많이 남아 있더라고요.
습식이나 생식이 좋다는 말에 주식캔을 사다 놨는데, 입맛이 돌게 하는데 적격이다 싶어서, 물에 말아서 가져다 줬습니다.
그런데 콩이 입맛이 아닌지 육수만 후루룩 짭짭 먹고 건더기는 입에 안 대더라고요.
그래서 콩이가 좋아하는 브랜드.... 병원에서 추천해준 처방식 사료를 가져다 줬습니다.
씹지도 않고 삼켜요;;;;;
안 먹을까봐 소량으로 한 줌 줬는데 청소기가 지나간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또 한 줌 줬는데 그것까지 말끔히 먹고, 물그릇에 가서 물도 찹찹 잘 먹었어요.
한 가지 걱정인 점은 오늘 아침부터 콩이를 보질 못했다는 거예요.
집에 돌아와서 기분 좋으면서도 불안한지 제가 안 보이면 엄청 울고, 얼굴 보여주면 안 울고의 반복이었거든요.
그래서 옆에 붙어서 쓰다듬어주고 기특하다고 말도 건네고 했는데,
그게 형제 냥이의 눈에는 별로 좋지 않았나 봅니다.
콩이가 녀석을 보고 반가워서 다가가려고 하면 하악질을 하고 앞발을 쳐들고 그러더라고요.
이 녀석이 원래 질투가 좀 심한 녀석인데, 콩이가 없는 동안 제 세상이었거든요.
콩이가 녀석 뒤를 따라 동네 어귀로 가는 것까지 보고 자다가,
새벽에 불안해서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녀석을 발견했는데, 그 이후로는 안 보이네요.
원래 아침밥 먹으러 와야하는데...... (얘 형제냥이만 왔어요.)
원기회복 시켜주려고 주식캔 잔뜩 사다놨는데 애가 안 오니 걱정이에요.
밤 늦게까지 돌아다녔으니 피곤해서 자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기다리고 있어요. 밤에는 오겠죠 ㅠㅠㅠㅠㅠㅠ
아직 엉덩이가 아픈지, 아니면 귀찮아서인지 앉아서 흡입하는 콩이예요.
원하는 만큼 안 쓰다듬어 주면 펀치를 날리는 귀여운 녀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