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에는 선덕여왕,
빙판 위에는 queen 연아,
면목동에는 오레오 여왕....
저를 캣맘의 세계에 발들이게 한 "오레오"를 소개합니다.
2011년 2월 마당에 배고픈 아이들 먹으라고 사료를 조금씩 놓았더랬습니다.
그 중 한 녀석이 사료를 놓고 올라가는 제 뒤를 밟더군요.
너무 놀라워서 찰칵!!
그 뒤로도 제가 믿을만한 사람인지, 저를 살피는 눈치였습니다.
"난 네가 더 수상하구나...."
밥주면 얼른 먹고 뒤돌아 떠나는 아이들과는 좀 달라 보이긴 했죠.
좀 친해져서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어보니
참 예쁜 아이더라구요.
밤에 봐도 이쁘구요.
심지어 째려보는 모습도 예뻤어요.
근데 예쁜 여아인줄만 알았던 이 아이 오레오는..
알고 보니
핵주먹 여왕이었습니다.
영역을 지키기 위해 남자 아이들과도 거침없는 싸움을 하여 서열정리를 끝내고,
(주로 화분이나 풀 숲에 숨어있다가 기습을 하죠)
여자고양이, 어린이 고양이를 패서
팔다리를 파다닥 거리며 실신시키는 모습을 본게 수차례입니다.
저 역시 언젠가
삶은 고기를 너무 크게 줘서 잘 못뜯어 먹기에 다시 손봐주려고 고기를 집었을때 주먹으로 한 대 맞은 적이 있는데.
정말 정말 아팠습니다.. ㅜㅜ
셔터가 모두 내려진 새벽 거리도 오레오의 관리 대상이죠.
불철주야 영역 지키기는 계속됩니다.
왼쪽 귀의 저 상처는
싸움으로 인해 생긴 상처인가봐요.
지식이 없던 캣맘 초기에 중성화 표식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말이죠.
잘생긴 남자 고양이를 좋아하는 오레오.
여왕답게 남성 편력이 꽤 심합니다.
귀가 삼각형 모양으로 잘린 것은 상처일뿐
중성화 표식이 아님을
떡두꺼비 같은 네 마리 아기로 보여준 여왕님...
육아에 지쳐 저희집 복도에서 숙면 중인 모습을 보고
결심.
고보협을 통해 2012년 중성화를 해주었지요.
저 아이들 중 셋도 고보협을 통해 수술하였구요.
(tnr게시판에 글 있어요 ^^)
현재까지
여왕 오레오는 남녀노소 고양이를 가리지 않고,
선빵 날리기, 따귀 때리기, 뒷발차기, 주짓수기술 및 각종 격투기를 구사하며
제가 주는 밥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밥자리.
또 인근에 있는 나즈막한 단독주택의 지붕을 은신처로 삼아
잘먹고, 잘싸고, 잘살고 있습니다.
매일 밤, 그리고 새벽녘
" 냐아아아! 냐악! "하는 소리가 들리면
"아. 우리 오레오가 또 한 건 하시는 구나.." 하며 잠을 깨곤합니다.
사랑한다! 오레오!! 우리 오래오래 같이가자 !!!
난 너의 영원한 밥셔틀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