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다

낙성대동을 주름잡는다. 바.깥.냥!

by 하악맘 posted Oct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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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냥은 낙성대동 뒷골목을 주름잡는 대장냥이입니다.

바깥댁과 함께 금슬이 좋아 저희 집에서는 바깥 커플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집에 다행히 뒷마당 비슷한 곳이 있어서 길냥이 밥을 주고, 근처 지하철 역에서 올라오는 길의 중간 쯤부터 집까지 드문 드문 밥을 주고 있는데요, 이 두 냥이들이 제일 꾸준하고 우여곡절을 넘기면서도 지금까지 참 건강히 잘 지내주는 냥이들 중 둘입니다.

 

집이 경사진 산등성이에 있어서, 안방쪽에서 보면 반지하고, 뒷마당 쪽으로 보면 2~3층 높이고 그런데요,

초반에는 안방 창문에서 저희 치즈 냥이랑 저 우람한 수컷 냥이가 어찌나 많이 싸웠는지... 모기장 다 뜯겨 떨어지면서 싸우기도 해서 결국 안방 창문은 열어도 아래쪽을 가리고 열어야 한답니다.

 

바깥냥은 중간에 살도 많이 빠져서 걱정을 시켰는데, 다행히 지금은 회복해서 다시 좀 우람해졌어요.

벌써 한 3년째 연을 이어 가고 있는데, 아랫 빌라 아주머니 말씀으로는 5년여 째 잘 지내고 있다네요.

 

가끔 아랫마을에서 치고 올라오는 회색냥이랑 싸우거나, 대치하는 울음소리가 커지는 날에는 너무나 가슴졸이며 밤이건 새벽이건 쫓아나가 싸우지 말라고, 각자 갈 길 가라고 사람 다니는 인기척을 합니다만... 대장냥이의 삶에 이 이상 어찌 인위적인 평화로움을 덧씌우겠냐는 듯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약간의 상처를 얼굴에, 팔에 안고도 위풍당당하게 나타납니다.

 

반지하에서 언제 이사나가냐고 식구들이랑 이야기하다가도, 바깥냥이 댁이 생각하면... 예서 계속 살까? 하고 슬그마니 애틋한 웃음을 웃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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