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8월부터 다리를 절며 작은몸에 거대한 배를 이끌고 저희집 근처를 맴돌던 임신묘입니다. 사람을 잘따르는걸 보아하니 사람손을 탄 고양이 였던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다리에 힘이 없어서 절뚝절뚝 거리면서 다니는게 교통사고를 난지 오래되어 뼈가 이상하게 붙어 보였습니다. 가여워 밥도 챙겨주고 했지만 부른배는 꺼질줄 모르고 계속해서 부풀어 오르더라구요, 그러다가 임신이 임박해왔는지 결국 저희집 마당에 들어와 있게되었습니다. 몸풀때까지 편히 있으라고 마당 한켠을 내어주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출산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보협에 문의를 하게되고 다행히 협회 지원이 가능한 고양이고 고양이도 난산의 위험이 있고 지금 개냥이의 상태에 대해 무지한 저에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전에 게시판에 도움요청도 했지만,, 협회 관계자분께서 "요즘세상에 빚이 없는사람이 어디있냐고," 하신 댓글이 있더라구요.. 예 없지요 요즘세상에 그런데요 이분께 이말은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회사생활을 한번도 해보지 못한 사람은 신용이 없기에 (계속 애들을 가르치며 학생신분으로 생활을 유지하고있었습니다.) 은행에서 대출도 되지 않고 심지어 주변사람들에게 이미 손을 벌린상태에서 고양이를 치료한다고 손을 벌릴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아무데도 돈이 나올구멍이 없었습니다.
이런 답변을 듣고 하루 뒤에 고양이가 진통을 시작했습니다. 진통전에는 '아,, 정말 고양이는 출산을 알아서 한다니까,, 아무일없겠지 내가 가만히 있어도,,' 란 생각이 있었는데, 고양이 출산경험이 없는 저에게도 이 진통은 좀 심각해 보였습니다. 비전문인인 저의 눈에도 고양이 골반이 열리지 않고 힘이 안들어가는 것이 보였었습니다. 결국 아침9시에 저에게 도움을 주신 운영자님과 사전에 협의한대로 동물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보고 분만촉진제를 맞고 2시간 더 기다려 보기로했습니다. 하지만 상태는 변화가 없었고 결국 수술대 위로 개냥이 ( 제가 지어준 이름..) 는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짧은 수술이 끝나고 의사선생님께서 " 이리로 와서 새끼좀 보세요, 자궁열때부터 냄새가 썪은 냄새가 났는데 다 죽은것 같은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여기 있는 드라이와 거즈로 문질러 보세요 "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달려가서 보니 처음에 걸려서 죽어있는 새끼 포함해서 총 7마리중 6마리가 나란히 누어있더라구요,, 딱봐도 생명의 기운이 없었지만 열심히 말리고 닦고있는중에 갑자기 양수를 토하며 살아있다고 입을 뻐끔거리는 한마리. 너무 놀라 양수를 빨아들이고 열심히 몸을 문질렀습니다.
" 선생님 여기 살아있어요 한마리가!!!" 너무 놀라시면서 살아있는게 기적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도 앞으로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양수 상태가 너무 안좋았다고 하시며.....
무사히 제왕절개와 중성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 한구석 창고방에서 가만히 누어있는 개냥이 얼마나 아픈지 누워있는 채로 오줌을 싸서 다리가 다 젖고 계속 새수건으로 갈아주고 묻은 오줌 치워주고 마취후유증으로 토를 하는 것을 치우고 제발 일어나서 살아있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간호했습니다. 계속되는 구토와 신음소리,, 곧 생명줄을 놓아버릴 것 같았던 개냥이가 다음날 아침에 기적적으로 골골송을 내면서 밥을 먹고 있더라구요.. 다행히 병원비도 오늘 드리기로 한 상태여서 조금조금씩 빌린돈으로 병원비도 일단 해결했습니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고보협의 도움과 설득이 없었으면 개냥이를 살리는 것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바쁜와중에 제 연락 받아주시고 문자 받아주신 담당자님 너무 감사드립니다. 사실 우리나라 동물복지가 제대로 안된것이 문제지 협회에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투정부려서 너무 죄송합니다. 저도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그렇게 되었던 거구요.. 고보협이 없었으면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한 생명을 고통속에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개냥이가 회복하면 길로 보내지 않고 마당에서 무지개다리 건널때 까지 살게 할 예정입니다.
예전에도 앞으로도 수고해주시는 고보협 모든 관계자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진을 올리고 싶은데 용량문제때문에 올라가질 않네요.. 사진 올리는법 아시는분께서 방법좀 알려주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