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R 후기 양식을 치료 지원과 함께 올립니다.
길고양이 불임수술 후기(양식)
1. 신청인 거주지역 : 대구시 수성구
2. 수술한 고양이 성별: 암컷
3. 수술한 고양이 나이: (추정 개월수): 4살
4. 체중: 3kg
5. 수술일시: 11월 15일
6. 수술병원 : 대구 협력 병원*비공개
7. 수술후 처지 : 항생제 주사
8. 귀표식 유무: 정면으로 봤을때 오른쪽 일자로 귀컷팅
9. 수술후 방사하기까지 소요시간(24시간, 48시간, 일주일 등; 12시간 후 방사
10. 치료 지원 및 TNR 후기: 천둥이는 저희 집에서 태어나 나고 자란 이제 네살이 된 여자아이 입니다.
하지만 본인보다 어린 여동생 홍단이에게 구역을 뺏기고 떠돌아다니다, 임신해서 아기를 아기들을 낳을 때만 저희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 때만은 홍단이가 아무 말 없이 용인을 하더라구요.
매년 도돌이 행사처럼 올 가을에도 임신한 채 모습을 드러낸 천둥이는 무사히 4마리 아가들을 출산해 저희 마당에서 아이들을 건사하며 지내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아가들을 놔두고 사라져 3일간 보이지 않더군요.
무슨 일인가 걱정하던 차에 다행이 3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천둥이의 모습은 참 처참했습니다.
온몸이 시커멓고, 특히 다리는 젖은 것처럼 눅눅하고 더러운 것들이 잔뜩 뭍어 있고 군데군데 털이 빠진것이 보이더군요. 더군다나 태어나 한 번도 제 반경 1M 안으로 들어온 적이 없는 녀석이, 햇살 쬐러 마당에 와서 절 피하지도 않더군요.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알지만, 워낙 야생성이 강해 포획하는 게 쉽지도 않을 뿐더러, 아직 2달도 채 안된 아가들을 놔두고 요기집애를 잡아서 병원에 데려간 들 어찌할 것인가 싶어 도저히 엄두도 안 나더군요.
솔직히 직장생활 마치고 돌아와 포획틀 설치하고, 다시 애 잡아서 병원에 데려갈 생각에 앞이 캄캄해져 며칠을 망설이기만 했습니다. 혹 병원비가 비싸면 그 감당은 어찌할까 하는 마음도 들더군요.
며칠을 그렇게 보기만 하다 주위분들의 충고와 격려로 포획을 결심했고, 제가 결심을 하자마자 많은 분들이 연락해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통덫 대여부터 포획틀 설치, 포획 및 이동까지 전부 고보협 회원분들의 도움과 고보협 운영진의 재빠른 대처가 아니었으면 저 혼자로는 절대 불가능했을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병원에 이동 결과 천둥이는 거대 찍찍이에 걸려 거기서 탈출하느라 배 부분에 생털이 전부 뜯낀 상태에 작은 상처가 드문 드문 나 있고, 네 다리에는 남은 찍찍이로 인해 털이 엉켜, 온갖 더러운 것들이 달라붙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다행이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어서 온 몸에 붙은 찍찍이를 콩기름으로 문질러 녹이고, 그 이후 목욕을 시키는 것으로 다른 치료는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배부분에 생털 하나 없이 뽑혀 의식없이 누워있는-애가 너무 난동을 부려서 결국 마취제로 기절시켰습니다- 천둥이의 모습을 본 순간, 그 며칠 동안 혼자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채 먼지 투성이로 누워만 있어야 했던 이 아이가 과연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싶어, 이제껏 캣맘이라도 떠들고 다닌 저 자신이 참 부끄럽고, 천둥이와 아가들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 뿐이였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를 구조할 때, 만약 고보협과 회원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 혼자서 무슨 수로 이 아이를 구조할 수 있었을까 싶어, 제 옆에 고보협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더군요.
특히 이 더럽고 냄새나는 아이를 정성으로 진료하고 돌봐준 협력 병원 관계자분들께도 너무너무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보고 있어도 참 냄새도 냄새지만, 온 몸에 가득한 콩기름과 남은 찍찍이, 먼지들로 인해 아이 목욕시키는데 세분이나 달라붙어서 목욕을 했답니다. 근 한시간 걸려서요.
일반 병원에서 과연 이런 아이를 받아 주기나 할까요?
마지막까지 아이가 건강해서 다행이라고 웃으면서 저를 보시던 모습에 너무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치료 뒤 천둥이는 TNR 무사히 마치고, 방사했습니다.
워낙 못된 기집애라 병원 관계자분들을 몇번이나 깨물고, 밥도 안 먹고, 화장실도 못가고 , 물 한 방울 안 먹어서 결국 보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마당 한 켠에서 새끼들 네마리 데리고 나와 햇살쬐며 그루밍도 하고 그럽니다.
TNR이 최선은 아니지만, 이제 남은 시간은 천둥이가 더이상 길거리를 떠돌지 않으며 아가들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행복한 모습의 천둥이 가족사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