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아침 달이가 찍어놓은 발자국입니다
또박또박 자국을 찍어놓고
목청껏 있는 힘을 다해 밥집에 있는 저를 부릅니다
그렇게 몇번을 더 울고 대나무 아래로 가 땅을 파고 일을 봅니다
두 덩이를 내려놓습니다
이날 아침 달이는 캔도 사료도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
그리고 갔어요
달이는 바깥 출입도 거의 안하고 보온재 위에 비닐로 덮어놓은
집안에만 있어요
14일은 오전에 눈이 조금 왔고 오후에 많이 왔어요
타박타박 눈을 밟고 어디로 갔는지..
달이네 밥집에 새로운 대장으로 등극한 노란옷..
노란옷과 벼리는 만나기만 하면 둘이 마주보고 눈싸움합니다
벼리는 노란옷한테 밀려서 잘 오지도 않는데 노란옷이 달이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달이네집에는 스티로폼집이 큰 것 하나 작은 것 하나가 있어도
달이 혼자 지냅니다 아주 어쩌다가 벼리가 와서 달이랑 큰집에서 같이 자요
노란옷은 벼리한테만 사납게 굴고 달이는 본체만체합니다
달이가 병색이 짙어서 냥이들 습성상 노란옷이 봐주는 건 아닐까
그렇게 날이 추워도 노란옷은 달이네 집 안쪽은 넘보지도 않아요
노란옷이 그렇게 좋아하는 캔을 달이는 매일 주어도 욕심을 안 내요
그런 달이가 목청껏 울고 일도 보고 갔으니 그게 인사일 거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늦게 달이가 왔어요
저녁 약속에서 달이 이야기하며 모두 눈물지었는데
그 마음들을 달이가 알았나 봐요
들어오면서 보니 달이가 안에서 울어주네요...
아주 조그맣게 나 여기있다고
녀석은 속으로 울고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