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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길냥이

(구)길냥이사진관

조회 수 3488 추천 수 2 댓글 14

올해 8월말 어디선가 나타난 한달정도 된 아깽이가 있었습니다.

구역에 들어온걸 경계하는 모자에게 꿋꿋이 부비부비를하며

결국 양딸로 들어갈정도로 순하고 애교많은 꼬맹이였습니다.

매일매일 떼어줘도 늘 눈꼽이 한움큼씩 금새 달리는 꼬맹이라

생전 처음으로 스티로폼 집도 만들어주었고 

어찌나 그안에서 잘 지내주는지 고마운 녀석이었습니다.

똥똥한 배가 걱정돼 구충제를 먹이는날도

잘못먹여 가루가 되버린것도 쪽쪽 빨아주었고

부르면 쏜살같이 뛰어와주는 개냥이었고

어딜가나 옆에 늠름하게 동해해주던 꼬맹이었습니다.

그래도 저 아닌 다른사람을 보면 날쌔개 숨어버리는

저만 알아보는 녀석이었습니다.

담타고 다니는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는 모습이 맘아파

낚시대 훈련으로 몸으로 떨어지는것부터 시작해

어느새 멋지게 착지, 지붕에도 올라갔던 녀석이었습니다.

조금씩 호기심에 옆골목에도 놀러가고 하는 꼬맹이가 걱정돼

저번주는 중성화를 해줄까하던 날이었습니다.

겨울에 하는건 잘 아물지 않는다는 글들이 많아

날씨가 너무 매서워 한달만 더 기다려보자 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아침출근길에 이녀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옆골목 마실이라도 간줄알고 열심히 찾았습니다.

설마... 하긴 했습니다. 갑자기 골목에 뿌려진 흙이며... 빨간피...

새로 벽면에 페인트를 칠한곳이라 페인트가 떨어져서 덮은거라며

애써 외면했던건지도 모릅니다.

저를 알아봐주시는 식당아주머니께서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일요일아침 나와보니 길가에 피를 토한채 죽어있었다고.

아무런 외상은 없었다고...

처음으로 저에게 살갑게 와준 길냥이었고 쳐진눈이 그 어떤아이와도 다른

순뎅이라는 이름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아이였습니다.

그동안 만난 많은 길냥이들, 어느순간 사라진 길냥이도 많았습니다.

로드킬 아이도 보았고 애써도 살릴수 없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그럴때마다 어쩔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알기에... 

이렇게 맘이 아플줄 몰랐습니다.

아이들을 만날때 잘 먹이는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라 생각했습니다.

후회없이 잘 먹여도 이 아이의 죽음은 오늘 저를 오열하게 만듭니다.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아이를 다시 볼 수 없음이..... 너무나 힘듭니다.

이렇게나 맘이 아플줄 몰랐습니다.

별이된 우리 순뎅이가 더 좋은곳에 태어나려고 빨리 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참...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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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순뎅아.

고맙다 순뎅아.

고맙다.

  • ?
    담당자 2013.12.23 17:39
    너무 예쁜 아이었네요...
  • ?
    jeong 2013.12.24 09:28
    아침출근길에 늘 이아이가 골목 중간쯤 마중나와있었는데...
    마음이 먹먹하고... 미어집니다......
  • ?
    소 현(순천) 2013.12.23 17:44
    순뎅이를 보니 지금 아파트 앞 화단과 주차장에 사는 울 나리같네요.
    어느날 비쩍 마른 몸으로 나타나 어미에게 버림받은 울 까미랑 친구가 되어 같이 살고 있는지3달이
    지났는데 까미는 암냥이, 나리는 숫냥이 까미가 6개월이 되어서 발정오면 어쩌나..
    그런데 까미가 종종 나리를 떼 버리고 혼자 마실을 가요.
    그렇게 정을 준 냥이가 안보이면..잘못 되거나 하면 참 허무하고 서글픕니다.
    그러나남아 있는 넘들을 위해 다시 밥 가방 들고 길위로 나가지요.
    순뎅이...참 행복한 기억을 안고 갔을거라 믿습니다.
  • ?
    jeong 2013.12.24 09:34
    고맙습니다... 구조할까말까 망설이던 아이들에게도
    순뎅이에 대한 미안함이... 더 보태어져 다시 향하게 되는거 같습니다.
  • ?
    마마 2013.12.23 19:25
    참 순하고이쁜아이 맘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안보이면 애간장 태우며 기다리고 우리 일상이죠
    스스로 위로한다고 다른 아이들을 위해 힘내야지 하지만 아픔은 쉽게 지워지지 않아요 문득 문득
    그래도 힘내야지요
  • ?
    jeong 2013.12.24 09:35
    머리에, 가슴에 돌멩이가 얹혀있는거 같아요.
    아직은 눈에 보이는 그 골목만 지나도 눈물이 그렁그렁하지만...
    하루하루지나면 괜찮아지고...... 괜찮아지겠지요......
  • ?
    토미맘 2013.12.24 07:10
    누군가가 약으로 죽인건 아닐까요?
    웬지 자꾸 그런생각이들어요.

    이렇게 예쁜아가들을 어찌 그렇게 함부로 다룰수가있는건지요...
    아가야 부디 좋은곳으로가서 편안하게 잘 살고 다음생엔
    사람으로 태어나거라.....
  • ?
    jeong 2013.12.24 09:39
    쥐약인건지, 고양이헤코지하려는약인건지, 병인건지, 교통사고인지,
    아무것도 알 수 없어 답답합니다... 순뎅이 포함해서 다섯아이가 밥먹던 곳인데...
    다른아이들도 걱정이 되서요...
  • ?
    토수니 2013.12.24 08:33
    제목부터 불안했는데 ㅠㅠ 글이 다 과거형이라 마음이 불안하더니..ㅠㅠ
    결국 ㅠㅠ 천사같이 내려와서 사랑가득주고 떠났으니 좋은 곳으로 갔을 꺼라 믿고 마음 추스리세요.ㅠㅠ
  • ?
    jeong 2013.12.24 09:41
    정말 천사같이 내려와서 사랑가득주고 갔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순뎅이와 이별을 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는데...
    늘 후회없이 아이들에게 하자라고 마음먹어도
    후회라는건 없을 수가 없구나라는걸 알았습니다...
  • ?
    트리콜로 2013.12.24 12:53
    외상같은게 없으면 복막염인가 그거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어떤 마음이실지 알 것 같아요. ㅠㅠ
  • ?
    jeong 2013.12.24 17:06

    방금 복막염 검색해보니 혹시나 하는 의심이 되기도 하는 부분도 있긴합니다... 늘 빵빵한 배라던가 입가에 가끔 흘리던 침이라던가 캔을 잘 못먹는다던가... 그땐 워낙 활발해서 병은 의심도 못했어요... 그런데 같이 지내던 아이들이 계속 집엘 안들어가고 같이 주거하던 공간에 가는걸 꺼려하는데... 왜 그럴까요......

  • ?
    성미니 2013.12.24 16:25
    맑은눈 순둥아, 다음엔 더 좋은세상에서 태어나기를... jeong님, 힘내세요.
  • ?
    jeong 2013.12.24 17:14
    이제는 남아있는 아이들이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순뎅이를 돌보아주던 달자는 순뎅이랑 늘 자던 스티로폼집에 안들어가고, 달자의 아들이자 순뎅이의 형이었던 까망이는 아예 이 곳에 있으려고 하지않고 다른골목에서 지냅니다. 한번도 없었던 일인데다...... 까망이가 눈에띄게 삐쩍말라 아이들이 더 걱정입니다... 두 아이들은 주인이 있는 아이들인데 아주머니도 신경이 쓰인다고는 하시는데 장사하시느라 바쁜지... 애들을 눈여겨 보시는거 같지 않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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