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야기는... 살짝 슬플 수도 있어요..
그러니 슬픈내용을 보기가 두렵거나 아파하실 것 같은 분들은 안 보셔도 괜찮아요.
그리고 또 수요일이 아닌 화요일에 올려요 ㅠㅠ 내일도 바쁜일이 있어서.....
아기고양이 한마리.
몇 년전인지는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5,6년 전 이지 않을까 싶어요.
자고 일어났는데 어디서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났어요.
나가보니. 아기고양이가 쓰러져 있었어요. 울 힘도 없는지 저만 쳐다보고 있었구요.
미안하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해서 화단으로 옮겨주었어요.
사흘은 더 숨이 붙어있었을거에요.
살아날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마 우리 협회를 알았다면 그래도 뭔가 했었을거에요.
지금 생각하니 너무 미안해요. 내가 아무것도 몰랐었던 것이.
아기고양이 또 한마리.
제가 밥순이 때문에 고생하고 있던 이번 겨울의 초입 어느날이었어요.
몇 일전 부터 앞 블럭에 안 보이던 고등어 태비 한 마리가 어슬렁 거리더라구요.
암고양이였고 엄마고양이였어요.
따라다니는 꼬물이들이 두 마리.....
동네 성당 근처를 영역으로 하는지 그 근처에서 자주 목격되었는데 어느날은 꽤 멀리에서도 보이더군요.
그리고 그날 밤.
그 냥이의 아가 중 한 마리였을거에요.
"꾸이꾸이~" 하고 울고 있었어요.
추웠을꺼에요. 배도 고팠을거구요.
아침 출근길에 보니 긴 잠을 자더군요.
이틀만 더 일찍 알았다면 꼬물이가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거에요.
밥순이 덕에 여기서 좋은분들 알게되고 무슨일을 어떻게 할지 알기 시작한게 그 몇 일 후에요.
그리고 아기고양이 또 세마리.
네. 그리고 아기고양이가 세마리 있었어요. ...
작년 어느 초여름날,
여느때 처럼 엄마님의 지시에 따라 대문 위에 있는
꽃나무들에게 물을 주려고 올라갔어요.
이 시리즈 1편에서 씸바가 대大자로 누워자던 곳 있죠? 바로 거기에요.
그런데 올라가는 좁은 계단을 작은 삼색고양이가 가로 막고 있더군요.
마리앙을 처음 본게 그 때 였어요.
그 때 마리앙은 지금보다 훨씬 마르고 작았어요. 청소년 쯤 된 고양이라고 생각했었죠.
평소에 하악질을 전혀 안하는 마리앙이지만 그 때는 이런 표정으로 소심하게 하악질도 하고 있었죠.
"넌 뭐야? 뭔데 나를 막니?" 라고 생각했지만
몇 차례 밝혔다 시피 저는 소심소심소심이라 5분 정도 서서 계단에 진입하지 못하고...
결국 집안으로 들어가고 말았죠. ㅠㅠ
몇 분후에 조용히 나가보니 마리앙이 없었어요. 그래서 후다닥 위로 올라가서 물을 주기 시작했죠~
그런데! 화분 밑에서 뭔가 스르륵 지나가는거에요.
저는 순간 "쥐다!" 하고 생각하고(소심해서 소리치지는 못함) 혼비백산 하며 그 곳을 빠져나왔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1,2주 된 아깽이 크기가 딱 쥐만 하더군요.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어요.
그 날 밤.. 슬슬 더워지는 날씨탓에 현관을 열고 환기를 시키고 있는데..
아까 "쥐"가 나타났던 곳의 한 모퉁이에서 이상한 불빛이!
"으악! 도깨비 불이다!" 하고 쓰러질 뻔 한 걸 정신줄을 붙잡고 가까이 가서 보니..
[이 사진은 몇 주후에 그 때 상황이랑 똑같아서 찍어뒀던건데 이게 없었으면 어쩔뻔 봤나요. 상황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데 ㅋ ]
걔들은 쥐가 아니라 고양이었던 거에요! 그것도 귀요미들!
보시기엔 두 마리로 보이겠지만 뒤에 불 빛이 하나 더 있죠?
소심이 한 마리가 찌부되 있는겁니다. 그래서 .... 총 세마리!
아이들 이름도 붙여줬어요.
치즈태비는 "옐로우"
진갈색고등어는 "블랙"
회색고등어는 "그레이" 라고.
저는 그 때 까지 고양이 사료는 동물병원에나 가야 살 수 있는건 줄 알았어요.
동네에 동물병원이 어디있는지도 몰랐구요.
마트가면 쉽게 살 수 있는게 사료라는거.. 몰랐어요.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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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가들의 엄마가 바로 마리앙이었어요.
너무 마르고 작은 엄마여서 걱정스러웠지만 누구보다 억척엄마였구요.
하루 종일 어디로 먹이를 구하러 돌아다니는지 아이들은 지들끼리 있기가 일수였지만....
대문위는 너무나 안전하고 종종 씸바와 제로가 그 아래서 보초를 섰기 때문에 철옹성 같았지요.
게다가 낮잠을 잘 때도 그 바로 앞 계단에서 선잠을 자던 마리앙이었어요.
저렇게 마른 것이 어떻게 젖을 먹일꼬 하는 걱정에 뭐라도 먹여야 겠단 생각에 북어를 고아서
가져다 놓기를 몇 일.
제가 나쁜놈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저희집 현관근처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오더라구요.
옐로우에요~ 의심이 많아서 사람과 제일 안 친했어요.
제가 사진 찍으려고 쳐다보니까 바로 피해버리죠? ㅋ 그래봤자 어디 숨은지 다 아는데..
저 날 무려 두시간 동안 옐로우는 저 화분 아래 저 구석에 숨어있었어요.
지나다니면서 꼬리가 다 보이는데도 나오지 않고 숨어있었어요. 그냥 잤나? ㅋㅋㅋㅋ
사실 직전에 그레이가 딱 걸려서 윗 칸에 숨어있었던건 비밀이에요.
아가들 중에 가장 작고 소심한 그레이는 눈에 잘 띄지도 않았고 존재감이 항상 제로였기 때문에
사진도 없네요.
하지만 나머지 한 녀석은 달랐죠!
바로 블랙이에요!
[아기대장 블랙이 이야기는 다음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