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 아파트에는 길냥이들이 꽤 많이 살아요.
주민 분들도 모두 우호적이어서, 밥 먹는 아이들을 내쫓거나 핀잔을 주는 일도 없죠.
그렇게 매일 저녁 밥 셔틀을 하다가 보이지 않던 녀석이 보이더라구요.
저녁이라 건강한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그 주 주말에 나가서 보니 꼬리 쪽이 이상하더라구요.
들여다보니 꼬리 중간 5~10cm정도 털이 다 빠지고 속살이 드러나있더라구요. 퉁퉁 부어있기도 하고, 속살이 보이는 끝 부분에는 꼬리가 잘려있는 것 같기도 하더라구요. 그 동안 많은 아이들이 감기 정도는 걸린 것을 봤었는데, 많이 다친 아이는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까 싶어 고보협에 문의 드리고, 치료 신청을 했습니다.
밥 주러 나갈 때마다 온 몸을 다리에 부비고, 손바닥에 얼굴을 갖다대는 너무나 착한 아이라 이동장으로 충분히 포획이 가능했습니다. 포획이랄 것도 없이, 이동장 안에 캔을 놓아주니 바로 들어가더라구요. 그래서 그 길로 연락 받은 하니동물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포획 4/5 토) 이동 중에도 야옹 소리 한번을 안 해서 제가 오히려 걱정이 되더라구요. "랑이야 자니?" 라고 묻기도 하고..
도착하니 늦은 저녁이었는데도 굉장히 친절히 맞아주셔서 비로소 안심이 되었습니다.
엑스레이 촬영도 하고, 전염병 검사 등등을 하였습니다.
피를 뽑기 위해서 바늘을 꽂아도 소리 한 번 내질 않고, 정말 너무너무 착한 아이예요.
수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분들도 어떻게 이렇게 착하냐고 폭풍 칭찬을 해 주셨어요.
촬영 결과 꼬리 중간 부분이 무언가로 묶여있더라구요. 대체 누가 그런 못된 짓을 한건지..
뼈가 다 드러나있어서 절단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꼬리가 안 좋아서 오는 아이들이 많다고 얘기해주시더라구요. 입원을 위해 전염병 검사도 하였는데 전염병도 없었고, 약간의 피부병이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었어요.
귀 진드기도 있을까 싶었는데, 진드기는 무슨,, 귀지 한톨이 없..
아무튼 2주 정도 수술+치료를 판정 받아, 수술을 하였습니다. (수술 날짜 4/7)
수술 전에도 병원쪽에서는 이제 곧 수술 들어갈 것이고 30분 정도 예상한다 라는 친절한 연락을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 날 저녁, 저는 사정이 있어서 못 가고 동생이 랑이를 보러 갔습니다.
넥카라를 하고 있던 랑이는 동생을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줬다고 하더라구요.
동생 손에 얼굴을 문지르는 것 부터 무려 손바닥에 꾹꾹이를 하기까지 했다고 하니.. +_+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아이입니까..
아이라인이 너무 매력적인 랑이입니다.
꼬리가 잘 아물어줬으면 좋겠어요!
피부병 쪽은 검사 결과 곰팡이 피부병이라고 진단을 받았구요. 3주 정도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완치 여부를 물으니 완치가 되어도 재발 할 수가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약을 복용함으로 그 부분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에 다시 재발 하는 확률은 20% 정도라고 하셨어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치료 후에 방사를 생각으로 하였으나, 엄청난 개냥이라서, 입양 쪽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내일정도 다시 병원을 찾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