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파트 단지 안 어느동 모퉁이에 살고 있었습니다.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조끔씩 냐냐~ 애교를 부리며
과자며... 오뎅.. 우유등... 먹을것을 구걸하며 나름 길냥이로서
살아가는 방법 익혀가고 있을때쯤이였습니다.
나에게 무슨일이 생겼는지 나는 기억못합니다.
어느날부터 인가
나의 몸에서 털이 빠져나가고..
몹시 가렵고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꼬리가 너무 무거워 겨우 반쯤 세웠지만...
이상한 냄새가 나고 가렵고 노란액체가 자꾸만 자꾸만 꼬리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아무리 냐냐~~냐옹~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해도
더이상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자꾸만 나를 피하고
가끔 나와 비슷한 나이에 꼬맹이 인간이 다가와 인사를 하려고 하면
꼬맹이의 엄마가 화를내며..
"더러워.. 병걸린고양이 만지면 안돼!!"
응??
얼마전까지만해도
꼬맹이들이 곧 잘 다가와
맛난 쥐포과자와 우유를 주고 갔는데...?
다들 갑자기 나에게 왜이러는거에요..ㅜㅜ
점점.. 몸이 무겁고 소리내 누군가를 부르는 것도 힘이 들어가요..
배가 고파서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도..
다들 피해가기만 합니다....
비가 오는 날이였어요...
나는 주차장모퉁에서 우두커니 앉아있어요...
늦은시간.....
어떤 여자가 나에게 다가왔어요..
헉~!!!
갑자기 얼굴을 들이대 깜짝놀랬어요
이렇게 가까이 다가와 얼굴을 처다보는
사람은 처음이라...!!!
냐~냐~~~
(머야 왜!! 그렇게 보는거야!! )
냐오~~옹..
(배가 좀 고픈데~)
내 말을 알아들었을까요?
그 여자는 어디론가 우산을 들고 뛰어가더니
나에게 작은 가슴살캔을 내밀었어요..
얼마만에 먹어보는 고기살...
비를 맞으며
와구와구 허겁지겁먹고 있는 나는..
순간!!
그 사람이 가버릴가봐 얼른 고개를 들어 쳐다봤어요
그사람은 내가 먹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봐주고 있었어요...
그리고는 내가 다 먹는 모습을 보고는~
"냐옹아.. 잘있어~"
하고는 멀어졌습니다.
'아~~ 그래도 오늘은 배가 부른날이네요..'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 사람은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나에게 말을 걸어주고 캔을 주고 갔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나의 점점 몸이 이상해져갔습니다.
더이상 나의 꼬리는 세워지지도 않고
이제는 보이는 곳의 털도 다 빠져버렸고...ㅜㅜ
정말 볼품없는 모습이 되어갔었어요...
나는 쉬고 싶었어요....
나는 깜깜하고 조용한 구석을 찾아..찾아
조용히...밤을 보내려 눈을 감았습니다.
그날밤.....
왠일인지 한밤중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시간쯤에~
멀리서 냐옹아~ 나비야~ 하고 부르는 소리가..
나는 반가워서 무거운 몸을 일으켜...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혹시나 그 사람이 가버릴까봐..
있는 힘껏 소리를 내며 달렸습니다.
냥~냥~~~냐~~~옹~~~~
헉헉!!
저 멀리 그사람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나 여기 있어요~~'
나를 봤나봅니다.
큰소리로
"냐옹아~ 있었구나~"
누군가 다른 사람도 같이 있었지만
나는 무섭지 않았어요...
'참.. 이상한 일이죠...'
"냐옹아 이리와~ 같이 갈래?"
'응?'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반가워 그 사람 뒤를 종종 거리며 따라걷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아파트 입구 자동문 앞에서
그 사람은 나를 번쩍 들어 수건으로 막 감았습니다.
너무 당황해서
냐옹 소리도 못했어요...
그리고는
집으로 날 데리고 들어가
물로 나의 꼬리를 씻으려고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나는 발버둥도 칠 힘도 없었습니다.
"엄마... 이 고양이 꼬리 더러운게 묻은게 아닌가봐...
턱이랑 가슴이랑 배에 털도 없어..."
사람들이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사람들은 나를 작은 가방에 넣었어요...ㅜㅜ
'아... 목욕은 힘들었지만
태어나서 이렇게 조용하고 뽀송한 곳은 처음입니다.
햇볕이 들어오는 아침 뭔가 시끌시끌합니다.
어랏...
내가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급히 나를 차에 싣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동물병원이라는 곳에 가.. 무서운 남자에게 왕주사를 맞고..
점점 눈앞이 캄캄해 집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눈을 떠보니 나의 무거운 꼬리는 너무나 가벼웠고..편안했습니다.
비록 꼬리쪽이 욱씬욱씬 쑤시고
나의 목에는 이상한 접시가 둘러싸고 있었지만
나의 긴....꼬리는 사라졌지만...
길냥이였던
나에게도 가족이 생긴것이였습니다..^^
너무나 편한 잠자리...와 따뜻한 집..
이런게 고생끝 행복 시작인가 봐요...
가족중 나와 제일 비슷하게 생긴 나이가 좀 든.. 형아?엄마?!
어쨌든 나랑 비슷한 히로형...
'나는 집에서 살아본적이 없어... 형아만 따라할께..'
벌써 6년전 일이네요..
나는 아픈곳도 없고
저런 일이 있었는지 아득할 정도로
완벽한 집냥이 벼리가 되었습니다.
저의 이야기 어땠나요..?
나는 아주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히로형아는 벌서 16살이 되어~
이제 나와 놀수는 없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나보다 한살 어린 여동생도 생겼습니다.
언젠가 여동생 스토리도.....^^
길었던~~~저의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오기를...
집고양이 벼리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