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참 애틋했던 세 아가냥이들입니다.
건물과 건물, 이 좁은 공간에 살던 녀석들인데
어느날 가보니 사람들이 이 틈 사이에 벽돌을 세워 아기고양이들이 나올 수 없게 막아버렸습니다.
양쪽으로 막혀서 갇힌 고양이들은 그저 안에서 삐약삐약 살려달라 울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제 힘으론 벽돌을 아무리 흔들어봐도 빼낼 수가 없어서
남동생을 불러와 벽돌을 하나씩 제거했습니다.
자정이 넘어 인적이 드문 시각이라 빼낸 벽돌을 옆에 둔 채로 두어시간 뒤 다시 가보았죠.
손전등을 비춰보니 새끼고양이들이 모두 빠져 나간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벽돌을 원 상태로 복구시켜놓고 왔었어요.
사진의 세 아가냥이들 중 제일 왼쪽의 삼색이는 로드킬로 별이 되었고
나머지 두 남매는 비록 다른 영역으로 갈라졌지만 씩씩한 길고양이로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올해 초 까지만 해도 이렇게 늘 함께 지냈는데,
몇 개월 전부터 도로 하나를 두고 찢어졌어요^ ^;;
고된 길생활에도 이렇게 토실토실 잘 자란 아기고양이들을 보면
어미고양이가 얼마나 살뜰하게 보살혔을지 녀석들의 모성애가 짐작이 갑니다.
늘 새끼 고양이들에게 기다려주고 양보하고,
어미는 아기 똥고양이들이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나봐요.
니니, 나나, 노노 세 녀석 모두 이렇게 잘 자라주었네요.
최근에 제일 아래있는 터럭이 긴 니니만 중성화를 했습니다.
다른 녀석들은 도통 안 잡혀서요ㅜㅜ
어미고양이 뽀송이와 아가냥이. 오래 전이지만 지금도 참 아끼는 사진이에요.
1살도 되지 않아 여전히 어린이 같았던 뽀송이가 한참을 보이지 않다가
드문드문 나타나더니 새끼냥이를 데려오기 시작했어요.
뽀송이도 늘 새끼들 먼저 맛있는 거 먹이고 뒤로 물러나 있어서 참 짠했던 기억이 나네요.
얼마 후 뽀송이는 중성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리고는 두어달 지나 새끼들만 남긴 채로 홀연 사라져버렸어요.
보고싶다 뽀송아, 잘 지내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