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보협 뉴스레터 제1호 발행을 맞아 감자칩 인사드립니다

by 고보협 posted Oct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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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감자칩 인사드립니다


2014년 10월은 제가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상근직으로 업무를 시작한지 딱 1년이 되는 달입니다. 

또 올해 10월은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대표로서 여러분께 인사 올리게 된 달이기도 합니다.


고보협 활동 5년을 넘어선 지금, 뒤 돌아보면 너무나도 많은 일들과 추억들이 밀려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차오름을 느낍니다. 

처음 작은 모임으로 출발하였던 한국고양이보호협회가 지금은 회원님들 그리고 함께 고생해주시는 우리 운영위원님들 

그리고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길고양이 보호단체’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ㅁㅁㅁ.jpeg

 고2, 그러니까 13년 전 촬영한 사진입니다. 왼쪽이 또롱이, 오른쪽이 나비입니다. 

생각해보면 닉네임 감자칩으로서의 저는 이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외로워하는 제게 부모님은 동생 또롱이를 

만들어주셨습니다. 그날 밤 또롱이를 자전거 바구니에 태우고 동네를 쏘다니며 얼마나 자랑을 했던지요.  

그리고 7~8년 후, 운명처럼 나비를 만났습니다.

추운 겨울 등교길에서 만난 나비는 마치 한 마리 잿빛 이리같았지만 그 고양이만의 우아한 자태는 숨겨지지 않았습니다. 

무엇에 홀리듯 저는 덥썩 안고 집으로 몰래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도 양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수학여행도 포기했더랬지요. 

이렇게 이들은 제 가슴 속 깊게 들어왔고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5년전 자원봉사자로 고보협 활동을 시작하였던 햇병아리 감자칩은

그간 남몰래 고보협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얼마나 수정을 반복했는지 지금은 아주 낡은 꼬질한 노트가 되었지만 

제게는 원대한 희망이 담긴 보물과도 같은 노트입니다.


빼곡이 구상하고 기록한 30가지 목록은 언젠간 꼭 이뤄낼 것이라는 나와의 약속이자 다짐이었고, 

우리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그리고 길고양이들을 위한 꿈들이었습니다.  


1년차, 2년차, 3년차

느린 발걸음이었고 아장아장 천천히 떼어가는 발걸음이었지만, 우리 회원님들과 함께 한 걸음이었기에 두렵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곁에서 지켜봐 주셨기에 올해도 그토록 바랐던 많은 일들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하나,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첫 고발건 승소

최대 벌금형을 받아내고 동물소송 이례 처음로 투견 훈련용으로 고양이가 죽임을 당한 것 또한 

학대라는 판결문을 받았을 때 모든 운영진들은 끝내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길고양이가 개들의 장난감처럼 죽임을 당하더라도 늘 동물 간의 싸움으로 치부되어 견주를 훈방하였던 기존 판결를 

뒤엎고 명백히 길고양이 학대로 인정된 국내 최초의 사례였습니다. 

어찌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서로가 눈물 속에서 이 작은 시작이 길고양이를 지킬 수 있는 울타리가 될 수 있음에 기뻐하였습니다.



둘, 전국으로 뻗어나간 협력병원

열정과 정직 그리고 투명성만을 가지고 겁 없이 전국투어를 하였습니다. 

조금이라도 우리 지방 회원님들이 편리하게 동물병원 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협력병원개설을 추진하였습니다. 

회사 휴가 때마다  운영위원들과 함께 번갈아가며 당일로 지방 동물병원을 순례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고자

택시 안에서 먹었던 김밥은 고보협 협력병원으로 승낙을 받았을 때 만큼 맛났습니다.



셋,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심장 본부 마련

상근직과 사무실이 없어 업무진행과 추진이 늘 더뎠습니다. 

어느 단체보다 길고양이에 대한 전문성과 애정 그리고 추진력을 갖고 있었지만 

회의장소도 협회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인력도 없었습니다. 

생업이 있는 운영진들이 회사에서 눈치 봐가면서 협회업무를 진행하였습니다. 

이에 과감히 고보협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허름한 장소에서 중고품으로 연 사무실이지만 엄마가 자식을 위해 

마련해 준 살림처럼 너무도 소중한 곳입니다. 

전국 각지 회원님들께서 보내주신 응원의 용품들을 보면 힘겨워 지치다가도 다시 힘이 납니다.  



넷, 우리 회원님들을 위한 한풀이 축제

늘 협회에 도움 주시고 가슴 속 깊이 응원해주시는 회원님들을 위한 즐거운 장을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길고양이는 좋은 것 먹이면서 정작 본인은 잘 챙기지 못하는 그 마음도 잘 알기에 맛난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고된 캣맘생활을 접고 맘껏 드시고 웃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과감히 후원호프를 추진하였습니다.

많은 회원님들의 도움과 후원으로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섯, 고보협 뉴스레터 첫 발행

그리고 제가 가장 원하고 소망하던 뉴스레터를 발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늘 이웃 단체의 뉴스레터가 참으로 부러웠습니다. 고보협도 그에 못지 않는 많은 활동을 하는데 정리하여 

기록으로 남겨둘 수 없음에 속상하였습니다. 바쁜 캣맘 활동으로 자주 누리집에 접속하지 못하시는 회원님들을 위해, 

고보협 후원 회원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꼭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길고양이들의 보은인가 봅니다. 재능기부 형태로 우리 고보협만의 뉴스레터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뉴스레터 팀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밖에도 바라던 버킷 리스트들이 하나 하나 지워지고 있습니다.

모두 우리 회원님들이 계시기에 가능했던 일들입니다.



그리고  버킷리스트 맨 위에 적힌 저의 가장 큰 염원,

“길고양이와 캣맘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 그래서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존재가 필요 없게 되는 그날”. 

아직 지워지지 않은 이 소원이 지워질 수 있도록 활동하는 이가 되겠습니다.

지금처럼 우리 회원님들 그리고 대한민국 캣맘분들이 언제나 곁에서 응원하고 격려해주실 것을 알기에 

더 당당히 길고양이를 위해 나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제 부족함과 흠을 채워주고 가려주는 우리 운영위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5년전 고보협으로부터 받은 도움을 잊지 않기 위해 자원봉사자로 지원했던 그 때의 마음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 길고양이들을 위해 뛰겠습니다. 


-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감자칩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