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간 우리 아파트에 간혹 들리는 유기견 혹은 우리
아파트에 살고있는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고 있어 적어도 우리 아파트에 살고있는 모든 길냥이들은 저를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녁 우리 아파트를 산책하다가
만난 길냥이에게 "8동으로 밥먹어러 와"하고 큰소리로 말을 건네며 휘파람을 불면 그놈은 못들은척 하면서도 멈춰서 저를 뻔히
쳐다봅니다.
제가 산책을 마친 후 우리동
아파트(108동) 마당에 오면 그 놈은 벌써 와서 주차된 차 밑 혹은 울창한 철쭉더미안에 와 있습니다. 귀여운
놈이군요...
이 아이들은 제가 사료를 줘도 제 가까이 오질 않습니다, 거리를 두고 떨어져있다가 사료그릇과 물 그릇에 사료와 물이 담겨지고 제가 자리를 뜨면 그때서야 밥을 먹으러 밥그릇으로 다가갑니다, 못된 놈이네요~~@@(사실 이게 그네들의 삶에 유익할 겁니다. 사람에게 친한척 다가가봐야. 고양이들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아서..."머 이린깃들이 다 있노~~" 하며 발길질하거나 돌로 던져 다치면 자기만 손해거던요)
우리 재키는 제가 고양이에게 밥주는 것을 싫어하지만 꾹
참고 있는듯 합니다.
저녁에 재키에게
"재키야~~형 하고 집 잘지켜~" 하고 현관 문을 나서면 못들은척, 안보는 척 하며 책상 밑으로 기어들어갑니다. 저와 산책을 하다가도 길냥이들을
만나게 되면 사생결단이라도 하려는듯 달려듭니다.
고양이들도 만만치 않을텐데 말입니다. 우리 아파트 길냥이들은 사실
길냥이들이 아닙니다.
우리 아파트를 거주지로 삼으며 우리 아파트에서 나는
먹이들을 먹고 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파트는 고양이들이 몸 붙여 살만한 장소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먹이가 척박하여 새끼들을 낳아도 아가들은
대부분 죽게 마련입니다만
그래도 그 중에서
살아남은 아가들은 엄마를 따라서 108동 1층 베란다 밑이나 철쭉 덤불로 먹이를 먹으러 옵니다,
지난해 부터는 아기 냥이 사료도 별도로 구입하여 전연령 냥이 사료와
1:3의 비율로 섞어 내 줍니다.
아기
냥이들도 잘 먹을수 있도록...(여태 왜 이런 생각은 못했을까요? 전연령 냥이 사료라 하여도 아기 냥이들이 먹기엔 맛이냐 자라나는데 필요한
영양들이 좀 부족하였을텐데요)
재키와 함께 앞산에 들렸다가 우리 108동으로 가는
길목에서 검둥이가 (머리를 철쭉덤불 쪽으로 향하여) 저를 등진채 먹이를 열심이 먹고 있는 것이 눈에 띄였습니다.
"나비야 밥 많이 먹어라...휙휙<휘파람 소리>"
하자
이 검둥이는 쳐다보지도 않으며 밥을
먹습니다. 그래도 제 목소리, 휘파람 소리를 아는지 먹이를 먹으며 꼬랑지를 들어 두어번 흔들어 줍니다.
"~~이런 싸가지 없는 놈~~"
이 놈은 제가 오래전부터 그리워해온 아기 고양이와 한배
동기입니다.
3년전 아기 고양이와 이 놈이
자기 엄마와 함께 밥먹으러 와서 저를 기다리고 있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제가 먹이를 들고 나오면 아기 고양이와 아기였던 이 검둥이는
너무좋아하며 이리 저리 마구 날뛰었습니다.
노란 아기 고양이는 제게 달려와 제 옆에서 재롱도 피고 하였지만 이
아기 검둥이는 제 근처에는 오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멀리한 덕으로 오래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이 경험으로 저도
가급적 길냥이들과 친해지기를 바라지않습니다. 사람을 가까이 하는 길냥이들에 간혹 돌아오는 것은 돌팔매, 몽둥이질, 발길질 등이기
때문이지요.
이 검둥이가 엄마가
되어 오늘은 아기 검둥이와 함께와서 밥을 먹습니다.
간혹 아기 검둥이는 혼자 와서 밥을 먹고 가긴하지만 오늘은 서로 마주보며
엎드려 밥을 먹었습니다.
아기 검둥이는 덤불
안쪽에서 어미 검둥이는 덤불바깥쪽에서 서로 사료그릇을 마주 두고 머리를 멎댄채 사료를 먹네요.
그 모습에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또한 검둥이도 밥을 먹으며 제
목소리를 듣고 아는척 꼬리라도 두어번 흔들어 준것이 고맙기만 합니다. 평상시 제게 한번도 다가오지않아 그래서 싸가지가 없어도
말입니다.
우리 아파트 냥이들은 모두 싸가지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저 같이 냥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도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저도 예전처럼 마음놓고 휴가도 가고 2박3일 혹은 3박4일의
고지대 산악등반도 해보고 그러지요.
제 소망이 이루어지길 빌어봅니다.
제 소망을 꼭 들어주시기를 높은 곳에 그러면서도 제 안에 머무르시는 분께
다그칩니다.~~@@
PS: 이 글은 오래 전에 홈페이지에 쓴 글을 최근의 사진 그리고 노래와 엮어
이 아름다운 마을과 제 불로그에 게시합니다.
마음 놓고 밥을 주고 뒤돌아서면 냥이들이 보이고...배불리 먹으면 나무그늘에서 편히 잠도 자고요.
울 아파트 냥이들은 아직은 해코지나 사람 때문에 제가 주는 밥을 못 먹진 않습니다.
제가 수시로 순찰을 돌고. 경비. 청소 아짐들이 대부분 우호적이고 제가 그분들을 항상 챙긴 덕분에요.
올 봄만 해도 아파트 앞에 바글 했는데 4 마리나 순차적으로 병으로 죽고 떠났는 지 안보이고
대장의 질투심이 하늘을 찔러서 사람을 피하는 것이 아닌 대장을 피해서 와서 밥 먹고 가는 현실이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