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세요:길고양이 구조행동요령
미안하다, 검둥아
글 사진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아톰네
지난 10월 13일, 어느 준회원님께서 구조요청문의와 통덫신청을 해왔다.
목과 입으로 줄이 걸려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올 블랙의 길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해서였다.
사진 상만으로도 목숨이 매우 위태로워 보여, 고양이가 나오는 시간대(P.M 9)에 맞춰 급히 구조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날 밤 자정이 넘도록 검둥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워낙 상황이 다급한지라 회원님께 특수통덫 사용법을 안내한 다음 자리를 떠났는데
이마저도 4일이라는 시간을 더 필요로 했다.
포획된 검둥이의 상태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PVC재질의 단단한 고리가 목과 입에 단단히 끼여 입이 점점 찢겨갔다.
입 끝은 완전히 찢어져버렸고 목구멍도 형체를 알 수 없을 만큼 괴사해있었다.
침을 삼키기는 커녕 입을 다물 수도 없는 지경이었다. 협력 병원으로 이송하는 내내 차안은 썩은 냄새로 진동했다.
워낙 상태가 좋지 않아 마취도 어려웠다.
다행히 이틀째 되는 날 음식을 좀 받아 먹어 이런식으로라도 영양공급을 한 다음 수술하기로 했다.
그러나 검둥이는 삼일째가 되는 날 끝내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입도 제대로 다물지 못한 채.
검둥이는 제보하기 1주일 전부터 이런 모습이었단다.
구조된 날짜까지 따져보면 최소 2주 동안 고통 속에서 지낸 셈이다.
발견 당시에 구조되었어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생명이었기에 심경은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했다.
보통 통덫구조 시에 통조림을 이용해 구조하는데, 검둥이는 이미 후각마저 잃어 구조가 더 어려운 경우였다.
따라서 검둥이처럼 각종 올가미나 깡통, 고리, 목줄 등이 직접적으로 몸을 압박하고 있는 길고양이들을 발견하면
‘그 즉시 구조해주실 것’을 당부하고 싶다.
상태가 악화될 수록 구조는 더 어려워지고, 성묘가 되면 이 고양이들은 결국 몸이 터져 죽게 되게 된다.
뭔가에 몸이 결박된 고양이를 발견했을 때 이렇게 해주세요! ---------------------------------------------------------------------------------------------------------------------------------------------- 1. 무엇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기 보다, 고보협 홈페이지를 통해 ‘통덫 신청’을 먼저 해주세요. 2. 고보협 등 도움을 제공할 누군가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통덫은 꼭 필요’합니다.
3. 통덫은 길고양이가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는 포획용 도구임을 기억해 주세요. 4. 길고양이는 교감의 동물입니다. 그간 밥을 주며 돌본 캣맘분께서 통덫을 설치하면 경계심을 풀기 때문에 더 빠르게 구조할 수 있습니다. 캣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꼭 필요합니다. 5. 잠자리채나 이불을 이용한 구조는 다친 길고양이의 경계심만 더 키우고 무리한 포획으로 길고양이를 오히려 더 다치게 합니다. 6.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구조하면 환묘가 자취를 감춘다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119신고, 동*농장 제보 등은 신중하게 결정해주세요.) 7. 길고양이가 배고플수록 성공률은 높아집니다. 빠른 구조를 위해 밥 급여를 자제해주시고 인근 호의적인 이웃분이나 캣맘에게도 알려 협조를 구합니다. notice 한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캣맘분께서 통덫을 신청하고도 포획에 실패할 경우, 인근지역 협회 회원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협회와 직접적인 게시글작성을 통해서도 도움받으실 수 있습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다른 단체나 기관, 정부의 지원 없이 100%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단체입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구조팀을 별도로 운영하기 어려운 형편임을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조금만 용기내서 행동으로 옮겨주신다면 저희 고보협에서 힘껏 도와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