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1[Cat & People] 인권변호사 장서연

by 고보협 posted Jan 12,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Cat & People

“사회가 변해야 법도 바뀐다” 

인권변호사 장서연



한국고양이보호협회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고문변호사 및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검사출신의 장서연 변호사. 

그는 길고양이가 지금보다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의식변화’와 인간중심이 아닌 ‘생명중심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서연-1.jpg



1. 많은 애묘인들은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이 

길고양이(동물)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불법포획이나 학대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님 생각은 어떤지요.

2013년도 동물보호법이 한 차례 강화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죽이는 행위만을 동물학대로 봤는데 재작년 개정하면서  도구나 약물을 이용해서  

상해를 가하는 행위, 불필요하거나 피할 수 있는 고통을 주는 행위도 동물학대의 범주에 포함시켰습니다. 

동물학대의 정의를 좀 더 확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법정 형량도 기존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그쳤는데, 최대 징역 1년 이하에서 

벌금 1000만원 이하로 상향되었습니다. 

법은 이렇게 마련되어 있지만, 문제는 수사에서 여전히 관행적으로 동물학대를 경미한 범죄로 본다는 

것입니다. 고보협과 같은 단체에서 나서 탄원서를 내고 언론에서 이슈가 된 사안에서 대해서는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지만, 개인적인 사건에 대해서는1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마무리 짓거나 심지어 

기소유예하는 등 경미한 사건으로 처리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물론 현행법이 동물을 보호하는 최상의 장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정되어야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려면 사회적 의식변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2. ‘법이 바뀌려면 사회적 의식변화가 먼저 있어야 한다’라는 말씀인데요. 

좀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법은 사회적 의식 수준에 따라 바뀝니다. 시회가 변해야 법이 바뀝니다.  

법이 먼저 절대 먼저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법은 늘 늦고 보수적이라고들 말하나 봅니다. 

동물보호법이 보다 강력해지려면 사회 전반에 생명존중사상이 깔려 있어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을 귀하게 여기는 생명중심주의의 세계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유 없는 살생을 금했습니다. 오히려 근대 산업사회에 들어오면서 

동물을 하나의 상품처럼 취급하는 문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고보협도 개별 길고양이 학대에 대한 처벌이나 구조활동 외에 

행정기관(서울시)과의 정책협의라든지 캠페인 같은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사회인식 개선에 앞장서야할 것입니다. 

아울러서 이런 의식변화활동은 협회와 회원을 분리해서 바라볼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협회와 같이 회원 한 분, 한 분이 길고양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에 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강동구청과 함께 주민센터 급식소를 운영  있는 만화가 강풀 씨처럼 말이죠.  

고무적인 것은 몇 년 사이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제 주변에만 해도 전에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 5년 사이 정말 많아졌거든요. 이렇게 고양이를 반려하다 보면 

당연히 길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나 편견도 해소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3. 길고양이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나 개와 또 다른 존재로 남아 있습니다. 

반려동물이면서 도시의 유일한 야생동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길고양이와의 공존을 위한 어떤 특별법 같은 게 마련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변호사님의 생각은 어떤지요. 

어떻게 보면 농장동물복지소송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공장식 출산 관련 농장동물복지소송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게 헌법소원을 제기하는데 있어 

법적으로 권리의 주체가 인간만 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청구인이 인간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농장동물에 대한 직접적인 고통이나 학대를  인간(소유자)의 행복추구권이나 건강권 침해와 같은

권리로 경유해서 판단합니다. 동물이 아닌 인간 중심적인 관점인 거죠. 

길고양이도 마찬가지입니다. 학대를 당한 길고양이는 있지만 이로써 피해를 당한 인간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 반려동물의 경우 견주나 묘주가 나서 항의할 수 있지만 길고양이는 대변할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수사기관에서도 가해자나 학대자만 있을 뿐 피해를 당한 고양이에 대해서 항변할 직접적인 

피해자가 없어 더 적극적으로 수사를 벌이지 못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동물보호단체나 고발인단체에서 청구해야하는데 단체가 나서야 한다는 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또한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4. 변호사님께서 생각하는 이상적인 동물보호법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반려동물 학대뿐만 아니라 실험동물이나 농장동물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복지기준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투견이나 소싸움 같은 오락동물은 금지되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물학대법에서 축산동물은  모든 항목에서 제외되어 있는 등 그 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있어 

비어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인간이 아닌 동물 또는 생명에 대한 관점에서 마련된 

종합적인 법률이 생겼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5. 변호사님께서도 사무실 근처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캣맘들이 일순위로 드는 애로점이 이웃과의 마찰인데요.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위축되거나 기죽을 필요가 없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길고양이 밥주기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아니므로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사료통이나 물통을 준비하면서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정돈하는 등 기본적인 공중도덕은 지켜야겠죠. 이웃 간 마찰은 무엇보다 

인간적인 관계에서 해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Articles

8 9 10 11 12 13 14 15 1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