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정말 좋네요.
가로수에는 연초록 새싹이..거리에는 벗꽃의 물결이..이렇게 좋은날에 우리 단이는 길고 긴 고통으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걸까요..
2015년 4월 11일 오전에 하니 병원에서 단이의 체온이 갑자기 떨어져 위급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급하게 달려간 병원에서 단이는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고통에 몸부림과 경련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오늘을 넘기기가 힘들고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니 편안히 보내주는 것이 좋을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단이는 호흡기 질환과 복막염으로 전혀 먹지 않았고 강제급여를 시도했지만 입에 거품까지 물며 거부해서 위에까지 튜브를 집어넣어 아주 적은 양의 음식을 급여해주는 상황이었고 몸이 많이 말라 마지막에는 겨우 1.5kg정도의 무게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단이는 8개월 16일의 짧은 묘생을 살다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가게 되었습니다.
다섯형제들 중 가장 까칠한 단이는 하악질도 제일 많이 하고 먹는것도 밝혔었는데..
이제 생각나는 것은 자기꼬리잡기에 집중해 빙글빙글 돌며 놀던 모습과 간식을 먼저 먹겠다고 하악질하며 달려들던 모습
그리고 6개월이 지나도록 엄마젖을 먹겠다고 엄마품으로 파고들어 껌딱지처럼 엄마에게 붙어 있던 모습들...정도네요..
항상 까칠해서 한번 만져보지도 못했는데...이제서야 마지막으로 단이를 쓰다듬어 보았습니다.
단이는 원래 건강한 아이였는데..
동네 영감이 가만히 조용히 있는 아이들을 몇번이고 괴롭혀 새끼들을 지키려던 어미냥이가 담넘어 옆건물의 에어컨 실외기들이 잔뜩 설치된 곳 밑 땅속에 숨어있었던것이 화근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그곳으로 숨고나서 오지않던 단이는 일주일정도 지난 후에나 좋은 털빛은 까칠해지고 힘이 없는채로 돌아와 그때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만일 고보협의 도움을 받지 않았더라면 단이는 또 그 땅속으로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힘들게 죽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하니병원 관계자분들과 고보협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의 아파하는 단이의 모습보다는 단이의 이쁜 모습을 기억하고 싶네요.